향신료 한스푼의 비밀

살짝 넣었을 뿐인데… 맛 두배 영양 두배

살림도 요리도 ‘빠지지 않는다’고 자부해 온 30대 주부 김씨. 이웃집에 갔다가 부엌 선반을 보고 깜짝 놀랐다. 강황·넛맥·고수·팔각·정향…. 희한한 외국 향신료 병들이 한가득. “어릴 때 공부 잘하는 친구 책꽂이 보고 기죽던 딱 그 기분이라니까요. 무슨 대단한 요리를 하길래….”

그러나 홍대 앞에서 쿠킹 스튜디오 ‘테스트키친(www. testkitchen.co.kr)’을 운영하는 요리연구가 차유진씨는 “향신료·허브는 초보 주부들에게 더 유용하다”고 말한다. “집에서 흔히 하는 음식에 한 스푼 넣는 것만으로 맛이 업그레이드된다”는 것. 영국에서 유학하면서 향신료와 사랑에 빠진 차씨가 공개하는 향신료로 ‘프로 맛 내기’!



바질 빵에 발라 먹으면 금상첨화…마지막에 넣으세요

수프나 스파게티에 얹어 장식효과와 함께 미묘한 단맛을 내는 허브. 빵 구울 때도 요긴하다. 잘게 채 쳐서 버터와 마늘 간 것에 섞어 바게트 빵에 바르고 약한 불에 구우면 향이 고소한 마늘빵 완성! 바질 가루를 올리브유, 레드와인식초, 다진 마늘, 토마토, 양파와 버무려 간하면 ‘스파게띠아’에서 파는 ‘바실리코’ 소스가 된다. 식빵 위에 토마토 소스와 피자 치즈를 얹은 뒤 마른 바질을 뿌려 구우면 ‘미니 피자’ 느낌의 토스트. 장식용으로 얹을 때는 잎이 연하기 때문에 요리 마지막 순간에 넣거나 익히지 않고 곁들일 것.



강황 향긋한 카레맛 …많이 넣으면 떫은맛 나요

카레의 노란색을 내는 향신료. 오뚜기 카레 같은 인스턴트 카레가루로 카레라이스를 만들 때 강황 가루를 따로 한 술 넣으면, 인도 식당에서 파는 카레처럼 맛과 색이 강해진다. 값비싼 ‘백세카레’ 등을 사먹는 것보다, 강황 한 병 사서 한 술씩 넣어 먹는 게 더 알차다. 강황과 올리브 오일을 섞은 소스에 닭가슴살을 하룻밤 재웠다가 구우면 인도 식당 탄두리 치킨처럼 노릇노릇하고 구수해진다(사진). 너무 많으면 시고 떫은 맛이 나고, 손이나 행주, 도마에 노란 물이 드니 주의할 것.



로즈마리 기르기 쉬운 허브…임산부는 피하세요

향도 강하고 집에서 기르기도 쉬운 허브. 통후추 간 것과 올리브 오일에 섞어 쇠고기에 발라 구우면 레스토랑 요리 같은 알싸한 맛이 난다. 잘게 다져 흑설탕 약간과 칠리파우더, 버터와 섞어 녹인 것에 땅콩·호두·아몬드를 볶으면 거의 모든 술과 잘 어울리는 짭짤한 안주가 된다(사진). 불면증에 효과가 있어 차로 마셔도 좋지만, 자궁 수축기능이 있으니 임산부는 피해야 한다. 잎이 질기므로 조리 후에는 제거할 것.



넛맥 장금이도 마비된 맛…과자 만들 때 넣어보세요

장금이의 혀를 마비시킨 약재 ‘육두구’로 알려진 넛맥은 사향(麝香)과 비슷한 향으로 한때 향수 재료로 쓰였다. 빵이나 과자 만들 때 넣으면 우유나 달걀의 시큼한 냄새를 없애주고 부드러운 맛을 낸다. 크림 스프를 끓일 때나 애플파이용 잼 만들 때, 버터에 시금치 볶을 때 뿌리면 맛이 한결 살아난다. 가루로 된 것은 향이 날아가기 때문에 밀봉 보관해야 한다. 로즈마리와 같은 이유로 임산부는 피하는 게 좋다.



고수 오이피클에 섞어 보세요…연어 구울때도 살짝

영어명은 ‘코리앤더’. 멕시코의 살사, 인도의 커리, 중동풍의 필라프, 태국과 동유럽 등 전 세계의 자극적인 요리에 고루 쓰인다. 강한 향이 돼지고기나 생선찜, 오일소스 파스타와 썩 잘 어울린다. 씨앗은 밍밍한 육수에 넣거나, 오이피클(사진)을 담글 때 통후추와 월계수 잎, 정향과 섞어 넣으면 맛이 깊어진다. 갈아놓은 가루를 연어 구울 때 살짝 묻히면 연어 기름과 어울려 근사한 맛을 낸다.




팔각 족발 누린내 제거…계피와 섞어서 차 한잔 해요

중국에서 널리 쓰이는 향신료. 족발 삶을 때 한 개 정도 넣으면 누린내가 제거되고 향긋한 냄새가 난다. 감초 같은 단맛이 살짝 돌아 젤라틴이나 커스터드로 디저트 만들 때 바닐라 대신 사용해도 좋다. 좀 더 ‘폼’을 잡으려면, 박하 잎을 빻은 것, 시나몬(계피) 스틱을 꽂아 뜨거운 물을 부어 우려내면 은은한 향의 모로코식 민트티(사진)가 된다.


▲ 나른한 봄. 맵사한 향신료와 허브로 매일 먹는 음식에 변화를 줘 보자. 왼쪽부터 고수, 로즈마리, 정향, 팔각. 사진='herb & spice(DK출판사)'
정향 톡 쏘는 맛 생각날 때…방향제로도 써보세요

소스나 술, 국물 있는 요리할 때 넣으면 톡 쏘는 맛이 더해진다. 피클을 만들 단촛물에 몇 개 넣거나, 요리당과 함께 오렌지 주스에 돼지고기를 재워 구워도 맛이 좋다. 오렌지에 꽂아 리본을 묶어 걸어 두면 천연방향제가 된다.


글=이자연기자 achim@chosun.com
사진=허영한기자 youngh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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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ylontea 2006-03-29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 그리고 퍼가요..
저 이런 것 정말 좋아해요.. ^___^
(음~~~ 그런데 요리는 언제 하냐... ㅠㅠ;;)

stella.K 2006-03-29 1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비로그인 2006-03-29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이미가 늘상 요리에 잘 넣던 로즈마리와 코리앤더가 많이 궁금해요

stella.K 2006-03-29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이미...? 코리앤더...? 저도 궁금한데요?^^

2006-03-29 14: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Mephistopheles 2006-03-29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샤프란 이라는 향신료는 금값하고 똑같다고 하더군요...^^

비로그인 2006-03-29 1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영국에서 인기를 구가하는 요리사이지요. 이름은 제이미 올리버인데, 온스타일에서도 방영을 했고 몇 년 전엔 교육방송에서, 또 얼마전엔 다른 위성채널에서 방영해주더군요. 요리가 얼마나 재미있는지, 처음 알았더랬어요. 님의 페이퍼에서 저 향신료들을 보는 순간 제이미 올리버의 그 특유의 억양이 생각나서요.^^

stella.K 2006-03-29 1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프스토님/갈켜주신 페이퍼 못 찾아 가겠어요. ㅜ.ㅜ
주드님/아하~그 제이미요! 어쩐지...그게 교육방송에서도 했군요. 근데 전 왜 한번도 못봤을까요? 아까워라~ㅠ.ㅠ

2006-03-29 18: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06-03-29 1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친절한 메피스토님!^^

stella.K 2006-03-29 2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