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잘 된 문장은 이렇게 쓴다
강신재 외 지음 / 문학사상사 / 1997년 4월
절판


제목: 평생을 해도 받을 수 없는 졸업장-최일남

이태준도 그 싯점에서 '과거의 답습이 아닌 새로운 문장 작법의 세 가지 원칙'을 들었다. 1. 말을 짓기도 할것. 2. 개인 본위의 문장 작법, 3. 새 문장을 위한 작법들이 그것이다. ... ...문장 수업에서는 무의식적으로 '글짓기'를 먼저 떠올리기 십상이다. 우리가 표현하려고 하는 것은 마음이요, 생각이요, 감정이므로 글짓기가 아닌 '말짓기' 자체가 필요한데도, 멋들어진 글에 대한 집착 때문에 그리 되기 쉽다. '글 곧 말이라는 구식 문장관에서 벗어나, '말 곧 마음'이라는 인식으로 최단 거리 표현을 시도하는 노력이 몸에 베어야 하리라. -427쪽

제목: 좋은 문장은 그 사람에게서 배어나는 향기다.-한승원

단문은 어떤 효과가 있는가. 속도감이 있다. 그림에서의 점묘처럼 사람을 긴장하게 만드는 효과도 있다. 대신 밀도에 신경을 쓰지 않으면 안된다.-445쪽

형상화와 비유법은 묘한 함수관계를 가지고 있다.
... ...
무어니무어니 해도 소설에서는 직유법이 가장 소탈하고 호소력을 가진다. 그것은 소설이 고급한 문학 형태가 아니고, 저급한 시민들의 문학 형태기 때문이다.
시가 고급한 것이라면 소설은 보다 저급한 것이다. 시가 귀족적인 것이라면 소설은 서민적인 것이다.
소설은 시민사회가 형성되면서 흥기한 문학 형태다. 시민 사회가 눈뜨면서 형성되었듯이 소설 문장 또한 저항에 눈뜨지 않으면 안된다.
비유법은 적어도 마술적인 힘을 가진다. 소설을 쓰는 사람으로서 비유법의 마력을 인지하지 못하고서는, 결코 좋은 소설을 쓸 수 없을 터이다. -446쪽

그때부터 나는 열심히 판소리를 들었다. 특히 나를 홀린 것은 임방울의 소리였다. 그의 소리에는 촉기가 있었다. 흙탕물 속을 뚫고 얼음같이 차가운 생수가 솟구쳐 오르는 것 같은 그의 청구성은, 막힌 내 속을 시원스럽게 뚫어주곤 했다.
그 무렵 쓴 것이 한(恨) 연작 소설들이었다. 이때 나는 소설을 넋두리 늘어놓듯이 썼다. 그것은 무척 재미있는 작업이었다. 그것은 매우 율동적이었다.
... ...
좋은 문장은 제작되는 것이 아니고, 그 사람(인격체)에게서 배어나는 향기와 같은 것이다. 그 문자의 향기가 소설을 향기롭게 하고, 그 향기는 사람 자체인 것이다. 그 작가의 총체적인 어떤 것이다. -447~448쪽

제목: 뜯어고치는 일에 인색하지 말 것-호영송

이렇게 '읽기'에 탐했던 것은, 좋은 글을 많이 읽는 것이야말로 좋은 글을 쓸 수 있는 전제 조건 이라고 믿었던 까닭이다.
그렇건만 습작의 어느 단계에서는 좋은 글을 많이 읽는다는 것이 오히려 좋은 글을 쓰는 것에 방해가 되는 수도 있다.
역설적으로 말하면, 습작의 어느 단계에서는 유치한 글을 읽는 것이 오히려 효과적일 수도 있다는 뜻이다.
... ...
어떤 길을 가건 그 길은, 걸어오는 사람을 쉽게 맞아들이지만은 않는다. 때로는 거칠게 거부하고 내동댕이치기까지 한다. 이때 적잖은 사람들은 좌절감을 맛보며, 다른 길을 찾게 된다.
그 길이 자기를 거부했음에도 불구하고 오매불망 짝사랑의 길을 가다보면, 혹시 님은 살며시 품을 열어 줄지도 모른다. -45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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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6-03-13 2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어보았어요. 새겨두어야겠어요.^^

balmas 2006-03-14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그럴 듯한데요 ... ^^

stella.K 2006-03-14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읽을만 해요. 앞부분은 수첩에 메모해 뒀다가 지겨워서 이 부분은 밑줄 긋기로 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