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의 지혜 - 선택의 갈림길에서 길을 묻다
자오광종 지음, 김산화.김태성 옮김 / 흐름출판 / 2005년 12월
평점 :
절판


삶을 살다보면 많은 선택과 난관에 부딪힐 때가 있다. 지나놓고 보면 이렇게 할껄 하며 후회할 때도 많이 있다. 사람들은 흔히 인생을 열심히 살아라. 정직하게 살라고 충고하고 있기는 하지만 열심히 살아도 정직히 산다고 해서 인생을 반드시 성공적으로 잘 사는 것은 아니다. 열심히 살아도 가난한 사람이 있고, 늘 뒤쳐지며 성과가 없이 사는 사람도 많다. 좋은 것은 남이 다 차지하고 나는 빈 쭉정이만 움켜쥐고 있다고 생각될 때가 종종 들 때가 있다.

어차피 인생은 열심히 산다고 성실하고 정직하게 산다고 해서 지혜롭게 사는 것은 아니다. 그럴 때면 이럴 때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하는 것일까 누구에게 묻기도 하지만 마땅히 어드바이스 해 줄 사람이 없으면 여기 저기 책을 뒤적거려 보게도 된다.  특히 책 속에 길이 있다고 믿는 우리 같은 책상받이들은 책을 뒤지는 수 밖에. 하지만 세상에 까물어치게 책이 많아 좋을 때도 있지만(그냥 책이 거기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어떤 경우 처방전처럼 이럴 땐 이 책의 이 쳅터를. 하며 짠 하고 펼쳐 질만한 책이 있으면 좋겠지만 정말 나에게 필요하고 좋은 책은 그리 많지가 않다. 특히 지혜를 필요할 때 그 상황에 맞는 책이 있으면 얼마나 좋으랴?

사실 내가 이 책을 집어 들었을 때도 나의 상황은,  새해도 됐겠다 좀 희망차고 패기만만하게 시작하면 좋을텐데 앞날에 대한 막막함. 누군가 나를 주시하고 있는데 말 한마디 행동하나 그르쳐서 점수 깍일 일 만들지 말아야 하는 상황. 그리고 뭔가를 내가 주도적으로 선택하고 결정해야 하는 싯점에 놓였을 때 이 책이 혹시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 고른 책이었다.

결론을 얘기하지면 나는 여전히 그 상태에 있고 이 책은 그런 나의 상황에 결정적인 도움을 줄만한 책은 아니라는 것이다. 늘 그렇듯 삶에 대한 통찰. 선택의 순간, 삶을 헤쳐 나가는 힘과 방법이 어떤 책 한권 읽었다고 해결되는 것이랴? 삶에 대한 노하우가 하루아침에 터득되는 것이 아닌 것처럼 책에서 길을 찾으려거든 많이 읽고 생각한 후에 찾을 것이다.

그래서 누군가 나처럼 이 책의 제목에 이끌려 읽기를 시작했다면, 이 책이 지금 당장 당신의 상황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든 안되는 그런 것과 상관없이 책 속에서 지혜를 얻고 싶다면 읽을만한 가치가 있다고 나는 말하고 싶다.

삶은 관계 맺음에서 오는 것이기 때문에 처세는 필수다. 또한 그것은 중용을 뜻할 때가 많이 있다. 뭐든지 지나치거나 기우는 것이 없고, 이 상황에선 이렇게 행동하는 것이 저 상황에선 저렇게 행동하므로 그 의미가 달라지는 것이다. 예를들면, 성공과 실패. 강함과 약함, 나아가기와 물러서기, 허와 실, 공과사, 성실과 위선 등등은 모두 반대되는 개념이다. 그리고 우리의 상식이나 가치관으론 긍정적인 것. 좋은 것은 취하되 부정적인 것과 나쁜 것은 버려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처세에서는 버릴 것이 하나도 없고 상식적으로 좋다는 것이 처세에 있어서는 반드시 좋게마는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을 저자는 조목조목 동서양의 고전을 아우르면서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물론 저자가 중국인인 것만큼 동양고전들의 예를 발췌해서 설명하고 있는데 읽는 묘미가 꽤 쏠쏠하다. 증명하기 위한 저자 자신의 설명적 논조도 나름의 깊이가 있다.  

미안한 얘기지만 나는 가끔 처세나 성공에 관한 책들을 싫어한다는 사람들을 종종 만나곤 하는데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참 신기하다. 그만큼 처세에 강하다는 것인가? 요는 그런 책들이 실질적으로 그리 큰 도움이 안된다고 생각해서 지레 읽기를 거부하는 것에 있는 것 같다. 그런 책들은 주로 미국이나 일본에서 출판된 경우들이 많고 실용주의를 표방하고 있기 때문에 깊이가 없다고 느끼는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현상만을 가지고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이 그다지 유쾌하지마는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도 편견일 것이다.

요즘엔 처세에 관한 책도 고급한 책들도 많이 있어 오히려 안 읽어주면 손해 볼 것 같은 책도 있다. 그래도 속으면 어찌하랴 염려가 된다면 이 책 한권 정도는 읽어줘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다. 그 어렵다는 동양의 고전을 다이제스트로 읽는 기분도 나고  미국의 상업적인 냄새가 팍팍 풍기는 번역서 보다 묵향이 짙게 베어있을 것 같은 중국식 처세가 훨씬 매혹적일 것이다. 

4백 페이지가 좀 넘긴 하지만 읽는데는 그다지 부담스럽지도 읽고나면 이 참에 동양고전을(현대에 맞게 재해석해 놓은 책이라도) 읽고 싶은 충동도 함께 경험하게 될 것이다. 적어도 나는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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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클 2006-02-16 0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생은 열심히 산다고 성실하고 정직하게 산다고 해서 지혜롭게 사는 것은 아니다
" 오~ 와닿는 문장! ^^

stella.K 2006-02-16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이쁜하루 2006-02-16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묵향 벤 실용서 기대 되는데요 ^^

stella.K 2006-02-16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갑습니다. 이쁜하루님. 이 책 한번 읽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