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韓流… 에펠탑에 둥지 틀다


프랑스 파리가 한국 소설 세계화의 전초 기지로 뜨고 있다. 명문 출판사 갈리마르를 필두로 쉐이유, 쥘마, 필립 피키에 같은 내로라하는 출판사들이 황석영(63) 오정희(59) 김훈(58) 김영하(38) 같은 한국 작가들을 ‘간판 스타’로 내세우고 있다. 프랑스에서의 한국 소설 판매량도 지난10년 사이 3배 이상 늘면서 가파른 상승세를 타는 중이다. 이들은 한국 작가들과 대리 계약을 맺어 세계 시장에 한국 소설을 수출하는 에이전트로 뛰기도 한다. 지난 80~90년대 이문열씨가 외롭게 주목받았던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한국 작가들이 새로운 소설의 목소리로 떠올라 세계 무대를 향한 ‘문학 허브’를 건설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 소설붐의 폭죽은 김훈씨가 터뜨렸다. 동인문학상 수상작 ‘칼의 노래’가 2월 중 한국 현대소설로는 처음으로 갈리마르에서 나온다. 갈리마르의 권위와 역사를 대표하는 ‘전세계문학 총서’(Du monde entier)의 하나로 등재되는 것이다. 이는 한국 소설의 세계화가 본궤도에 올랐음을 상징하는 ‘문학적 사건’이다. 이 총서에는 괴테, 콘라드, 카프카, 헤밍웨이, 포크너, 보르헤스 같은 고전의 반열에 오른 작가뿐만 아니라 밀란 쿤데라, 오르한 파묵, 아모스 오즈, 아베 고보 등 현재 세계 문단에서 주목받는 작가들이 포진해 있다.

장 마테른 해외문학 담당 편집장은 ‘칼의 노래’에 대해 “이 소설은 진짜 독창적”이라며 “나는 김훈의 글쓰기와 비교될 수 있는 다른 작품을 본 적이 없다”고 극찬했다. “전쟁과 전투를 다룬 소설이면서 동시에 인간 실존, 사랑과 죽음, 위엄과 자존심, 겸손에 대해 성찰한 작품”이라는 것. 그는 “이문열을 비롯해 몇몇 한국 작가들의 소설을 읽어보니, 전반적으로 시적(詩的)이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호감을 표시했다.

올 들어 미라보 다리 근처 아파트에 둥지를 튼 황석영씨는 이미 프랑스 문단에서 ‘이 위대한 소설’(Ce grand roman)을 쓴 작가로 꼽히고 있다. 지난 가을 출간된 장편 ‘오래된 정원’ 불어판은 르몽드 신문이 선정한 ‘2005년 국내외 소설 7권’ 중 하나로 선정됐었고, 2004년 출간된 ‘손님’은 페미나상 외국소설 부문 후보에 올랐다. ‘삼포가는 길’, ‘객지’, ‘한씨 연대기’ 같은 작품은 반응이 좋아 문고본까지 나와 있다.

▲ 왼쪽부터, 황석영·오정희·김훈·김영하
황석영 소설을 독점 출간하는 쥘마는 유럽 전역에 수출을 대행하고 있다. 세르주 사프랑 편집장은 “황석영 소설은 불어판 이후 이탈리아, 독일, 스위스, 벨기에 등에서도 출간됐다”며 “그의 소설은 아시아적 이국 취향을 넘어서 서구 독자들과 정서적 공감을 형성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여성 작가로는 오정희씨가 돋보인다. 갈리마르와 쌍벽을 이루는 쉐이유 출판사는 오씨의 장편 소설 ‘새’를 펴냈고, 전세계 저작권 대행 계약까지 맺었다.

한국의 젊은 작가 중에는 김영하씨가 프랑스를 발판 삼아 세계 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소설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가 최근 미국의 하코트 출판사와 계약을 맺은 것은 불어판(1998·필립 피키에) 덕분이다. 필립 피키에는 김씨의 동인문학상 수상작 ‘검은 꽃’ 불어판도 내년 초 출간한다.

김씨는 “유럽 쪽 출판사들이 지난해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을 계기로 한국 소설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며 “일본과 중국 작가들에 비해 한국 작가들의 판권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상당히 다채로운 스펙트럼과 문학적 기예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프랑 쥘마 편집장은 “2002년 월드컵 이후 프랑스 출판계에서는 ‘다른 아시아 국가들 중 하나’였던 한국이 별도의 국가로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오는 3월 파리 국제도서전에는 황석영 오정희 최윤 김영하씨가 초청돼 현지 비평가들과 공개 대담을 가질 예정이다. 내년 주빈국으로는 한국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해현기자 hhpar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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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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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스 2006-02-01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영하님.. 아주 쭉쭉 잘나가시는군요. ㅋㅋ

stella.K 2006-02-01 1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나 말입니다.^^

라주미힌 2006-02-01 1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호...

stella.K 2006-02-01 1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러워 죽겠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