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타운: ★★★(2014)

 

이 영화를 볼까 말까 많이 망설였다. 나이가 드는 지 영화가 점점 멀어지는 느낌이다. 최근 김고은은 내 관심 영화배우라 진작에 찜한 영화긴 하지만 막상 나의 사정거리(이를테면 IP TV에서 일정기간 무료로 볼 수 있는 기회 말이다) 안에 들어왔는데도 막상 또 피의 제전을 보겠구나 생각하니 선뜻 내키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일단 조금만 보고 안 땡기면 바로 꺼버려야지 했다.

 

근데 이 영화 의외로 끝까지 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 물론 전반적으로 스토리는 그다지 탄탄하지는 않다. 하지만 출연 배우들의 연기가 돋보인다. 바로 그것이 영화를 끝까지 보게 만드는 것이다. 굳이 장르를 얘기하자면 여성 느와르라고 해야 하나? 김혜수와 김고운의 대립각이 관전 포인트이긴 하다.

 

 

이 영화는 김고은의 연기도 좋긴 하지만, 아무래도 20년도 더 넘은 내공있는 연기를 보여주는 김혜수에게 손을 들어 줘야 할 것 같다. 여배우라면 늘 영화에서 본인의 나이 보다 10년 정도 젊고 매력적으로 나오길 바라지 않을까? 하지만 여기서 그녀는 늙수그레 하면서도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의 연기를 잘 소화해 냈다. 특히 시크하면서도 피곤이 베어있는  듯한 간결한 대사가 좋다. 뭔가 세상을 달관한 것도 같고 포기한 것도 같고 어쨌든 감정의 동요가 없다. 유독 담배 피는 장면이 많이 나오는데 그것도 그녀의 캐릭터에 한몫했을 것이다.

 

김고은은 영화에서 자신은 존재감을 알릴 때부터 줄곧 쉽지 않은 배역을 맡아 온 것 같다. 이젠 좀 나이답게 밝고 명랑한 역을 맡아도 좋지 않을까? 하긴 그런 역할은 이 다음에 나이 먹은 후에 해도 늦지는 않을 것이다. 매번 배역을 맡을 때마다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는 이 배우에게 이번에도 박수를 쳐 주고 싶었다. 

 

스토리는 가면 갈수록 힘이 좀 빠지긴 하지만 느와르란 장르가 또 그렇듯 어떻게 하면 피가 멋있게 튀게 할 것이냔데 그렇게만 따지자면 아주 빠지는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굳이 생각해 보자면 피로 맺어지지 않고 그저 어찌어찌 하다 관계로 맺어진 일종의 모형 가족 같은 건데 왜 이들 가운덴 사랑이라는 것이 존재하면 안 되는 것인지. 엄마가 베풀어 주는 울타리와 권위 외엔 다른 어떠한 사랑도 섞여서는 안 된다는 설정이 나름 나쁘진 않지만 공감하기는 어렵다. 일영(김고운)이 사랑인지 연애인지도 모를 감정이 개입되지 않았다면 엄마(김혜수)의 제국은 그럭저럭 유지되며 굴러 갔을 것이다. 어느 장르 건 사랑이 문제이긴 하다. 이 문제가 느와르란 장르에서 보여졌더라도 느와르는 언제나 피의 공식이다. 그리고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그것은 악마적이고, 나는 그 장르를 좋아하지 않는다.

 

새삼 빛나는 조연이 있었는데 그건 치도 역을 많은 고경표다. 그의 악마적 연기가 나름 볼만 했는데 이 배우는 왜 그동안 빛을 발하지 못했는지 모르겠다. 아니면 나만 몰랐던 건가? 

 

아무튼 아주 좋다고 권할만한 영화는 딱히 아니지만 김혜수나 김고은의 연기 변신을 보고자 원한다면 굳이 말리지는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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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26 21: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8-27 11: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크(pek0501) 2015-08-26 2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때 김혜수 좋아했어요. 요즘은 티브이로 볼 수 없군요.

˝바로 그것이 영화를 끝까지 보게 만드는 것이다.˝
바로 이게 중요하지요. 끝까지 보게 만드는 어떤 것의 힘.
글쓰기에서도 끝까지 보게 만드는 어떤 것이 필요하겠지요.

stella.K 2015-08-27 11:24   좋아요 0 | URL
느와르란 장르가 참 그런 거 같아요.
내용은 별거 없는데 끝까지 보게 만드는 힘이 있어요. 흐흐

yamoo 2015-08-30 1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는 안 보렵니다~ 제 취향의 영화는 아닌 듯하니...이런 정보를 알려주신 스텔라님에게 감솨~~^^

stella.K 2015-08-30 19:10   좋아요 0 | URL
헉, 그렇다면 야무님도 피의 제전을 좋아하시지 않는가 봅니다.
그런 점에선 저와 취향이 비슷한 것 같습니다.ㅋ
그래요. 굳이 안 보셔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