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연휴 동안은 각 방송사는 누가 누가 좋은 영화를 보여주나 경쟁에 돌입한다. 하지만 난 몇 편을 제외하고 이미 본 영화들이라 시큰하다. 한 영화 전문 채널에선 <조선 미녀 삼총사>를  해서 볼까 했는데 결국 10분만에 안 보는 걸로 결정했다. 나오는 여배우들이 미녀일지는 몰라도 난 그렇게 MSG 팍팍 쳐대는 영화는 이제 별로다. 

 

그렇게 <조선 미녀 삼총사>를 했던 같은 시각 또 다른 방송사에선 <끝까지 간다>란 영화를 했다. 이것 또한 딱히 끌렸던 영화는 아니다. 이건 제목만 봐도 엎어치고 매치는 남자 영화라는 게 자명한데 굳이 봐 줘야할 필요가 있을까 끝까지 선택을 유보한 영화였다. 그래도 <조선 미녀...> 보단 낫겠다 싶어 봤다. 그렇게 해서도 선택되는 영화가 있다니 역시 상대적이란 건 대단한 것 같다. 특히 선택의 범위가 다양한 가운데서 무엇은 무엇 보다 나아서 선택된다라니.

 

어쨌든 이 영화 웬지 모르게 스토리는 어디서 본듯하다. 그래서 새롭지는 않다. 중간중간 말도 안 되는 설정도 그렇고. 교도소 가고 싶지 않아 사체를 트렁크에 숨기고 나중엔 돌아간 자기 엄마 관에 같이 담아 땅에 묻는다는 설정과 그 과정이 솔직히 영화니까 봐주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 더구나 대못 친 자기 엄마 관을 다시 뽑아내는 설정이라니. 가히 눈물 없인 봐 줄 수가 없다. 

 

제목 또한 애매하다. 누가 누구를 위해 끝까지 간다는 걸까? 이 영화는 이선균과 조진웅을 위한 영화고 더 자세히 보자면 조진웅이 이선균을 받혀주는 영화다. 쫓고 쫓기는 영화 그렇다면 이선균이 조진웅을 쫓는 건가, 아니면 조진웅이 이선균을 쫓는 건가? 물론 반전이 있긴 하다. 하지만 반전은 영화 3분의 2를 거진 다 보낸 상태에서 일어나는데 이걸 두고 끝까지 간다는 말이 나올 수 있는 건지 모르겠다.

 

아무튼 그건 고사하고 내가 말하려 하는 건 스토리는 그럭저럭한데 이 영화는 배우의 연기가 좋은 영화라는 것이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이선균의 연기 보단 조진웅의 연기가 압권이다. 원래 스토리의 이론에서 보면 주인공 보다 적대자가 (때로는)더 매력적이어야 한다는 말이 있는데 이 영화는 그것에 충실하다. 조진웅이 몇년 전 모 주말 연속극에 조연으로 나올 때부터 눈빛이 남다르다 했더니 이 영화에서 이렇게 재대로 보여줄 줄이야. 그의 광기 어린 연기가 영화 샤이닝에 나왔던 잭 니콜슨을 연상하게도 한다.

 

조진웅이 장가를 가더니 살이 찐 건지 아니면 영화를 위해 살을 찌웠는지는 모르겠지만 대단한 마력을 발산한다.         

 

860만이 들었단다. 언젠가 한 번은 봤으면 하는 영화였는데 이번 연휴 때 한을 풀었다. 그런데 앞부분은 보지 못했다. 원래 판타지 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지라 앞부분을 좀 보지 못했다고 해서 아쉬울 건 없다. 

 

어느 날 할머니가 20대 꽃처녀가 되었다. 누구는 인생을 다시 산다해도 20대는 안 산다고 쫑알거리지만 점점 나이들어 봐라. 다시 살고 싶은 때가 20대라는 걸 절감하게 될 것이다. 이것을 다시 살게 되었으니 어찌 아니 기쁘지 아니할까. 그래도 몸만 20대지 생각은 70대 할머니 그대로다. 그것도 막나가는. 

 

그런데 의문인 건  남자들이 과연 이런 캐릭터의 여자를 실제로 좋아할까 하는 것이다. 하긴 남자들 무조건 잘 한다고 엉덩이 두들겨 주는 사람 좋아한다고 하던데 영화에선 심은경이 딱 그 캐릭터다. 남자들은 요즘 여자들 같지 않다고 좋아한다는데 다른 배우가 이 역할을 맡았으면 어땠을까 상상이 안 갈 정도로 심은경은 배역을 잘 소화해 냈다.

 

솔직히 그녀는 분명 어린 아역 배우에서 숙녀로 성장한 건 분명한데 김유정이나 진지희 같은 아역 배우들하곤 차별성이 있다. 물론 김유정이니 진지희가 심은경 보다 어리고 아직 아역 배우란 꼬리표를 떼지 못했지만 얘네들이 앞으로 2, 3년만 지나면 어떤 배우가 될지 좀 빤하게 보이는 게 있어 별로 기대가 가지 않는다. 특히 진지희는 더 하다. 빵구똥구를 마구 외쳐대던 그 천방지축 귀여운 캐릭터는 어디로 가고 언제부턴가 자기 속을 내보이지 않는 그렇고 그런 깍쟁이 스타일로 가고 있다. 배역이나 실제로나. 이해 못하는 건 아닌데 배우는 카메라 앞에서 어떻게든 예쁘게 보이려고 안달을 내서는 안된다. 배역다워 인정 받는것이다.  그래서 과연 은 배우가 될지는 다소 의문스러워졌다. 그런데 비하면 심은경은 아역 때부터 자기 페이스를 잘 유지하며 가는 배우 같아 난 이 배우가 좀 기대가 된다.    

 

어쨌거나 스토리는 웬지 익숙해 보인다. 어디서 봤더라? 특히 종반부에 손주가 교통사고가 났는데 피가 모자라 전전긍긍할 때 수혈은 같은 혈액형인 할머니 즉 심은경이 해줘야 한다.  피를 쏟아내면 다시 할망구로 돌아가야 하고 생애 처음으로 가슴 두근 거리는 사랑을 만났는데 그 사랑도 쟁취하지 못하게 된다. 하지만 기꺼이 손주를 위해 늙어짐을 감수한다. 빤하지만 이해가 가는 대목이긴 하다. 솔직히 20대를 다시 경험해 보고 싶은 것뿐이지  실제로 20대를 다시 살고 싶은 것은 아니다. 20대를 다시 살면 똑같이 실수하고 어리버리하게 살 것을 아니까. 인생 자체가 원래 죽을 때까지 어리버리 한 거다. 그런 걸 누가 또 반복하고 싶겠는가 말이다. 그래서 다시 할머니로 돌아갔을 때 (청춘)놀이 잘했다고 하지 않는가. 인생을 놀이로 보는 여유도 나쁘진 않아 보인다. 그래서 이 영화는 공감을 얻을만하다. 

 

이진욱의 역할은 확실히 여자의 로망일뿐 실제로 이런 사람이 존재할 확률은 그렇게 많지 않아 보인다. 왜냐하면 남자들이 요즘 여자 같지 않아 심은경을 좋아하는 것처럼 여자 역시 요즘 남자들 안 좋아한다. 그래서 자꾸 영화나 드라마 같은데선 이진욱이 맡은 배역을 재생산 하는 거다. 그래서 왠지 시나리오를 쓴 작가가 여자는 아닐까 싶기도 하다. 아니면 여자 영화니까 여자를 잘 아는 남자 작가가 썼거나. 그런 의미에서 남자가 남자를 그리는 것돠 여자가 남자를 그리는 것엔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이 영화도 반전이 있는데 맨마지막 노인 박인환이 젊은 청년으로 변하는데 그게 또 하필 김수현이다. 진짜 어이없어 빵 터졌다. 자신이 젊어졌어도 아씨라 부르며 평생 사모한 할망구를 변함없이 좋아할 거라나? 진짜 웃기고 자빠졌다. 그걸 믿을 여자가 어딨겠는가? 할망구는 여자 아닌가? 뭐 웃자고 하나 만든 장면이긴한데, 어찌보면 다된 죽에 코 빠트린 것 같기도 하고, 순정을 은근 강요하는 것도 같고. 아무튼 과유불급이다. 어차피 영화가 다 그렇지 하며 입맛 다시면 그만이긴 하지만. 

 

아무튼 두 영화 모두 별점은 3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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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돼지 2015-02-22 2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수상한 그녀 한번 보고 싶었는데 이번에 잘 봤습니다~~ 나름 재미있게 봤어요 저는 별 4개... ㅎㅎ

stella.K 2015-02-23 10:25   좋아요 0 | URL
오, 점수가 후하신데요? ㅎㅎ
저는 영화에 그닥 점수가 후한 편이 아니라 3개도 비교적
높은 수준에 속하죠. 괜찮았어요.^^

페크(pek0501) 2015-02-23 1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글 많이 올리셨네요. 글 스피드가 날아다니시네요.ㅋㅋ

영화는 스토리뿐만 아니라 음악, 배경, 연기 등 여러 변수가 작용하는 거라서
좋은 영화를 만드는 것도 그만큼 힘들 것 같아요.

제가 가장 관심 갖는 건, 이런 상황에 놓이면 인간은 이렇게 된다 라는 것.
그런데 그게 의외의 결과이면서 동시에 공감이 갈 때 높은 점수를 주게 되어요.
인간에 대한 통찰력을 감상할 수 있는 대목이거든요.
예를 들면 <밀양> 같은 영화요.

영화이야기, 잘 읽고 갑니다. ^^

stella.K 2015-02-23 17:54   좋아요 0 | URL
아, 언니! 시댁을 잘 갔다 오셨습니까?
제가 날아다니나요? 그래도 투데이 참 안 올라가요.
옛날엔 쓰지 않는 날이 많아도 하루 100은 거뜬히 넘겼는데
요즘은 100 넘기기가 하늘의 별따기여요.ㅠ

맞아요. 그런 영화가 남죠.
옛날에 비해 영화 많이 안 보는 것 같아도 여전히 보게 되네요.
솔직히 tv에서 영화나 드라마 아니면 볼만한 게 없더라구요.
예능도 시큰하고.
어쨌든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