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정가제를 2주 정도 앞두고 각 서점마다 더욱 경쟁적으로 책을 싸게 팔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며칠 전 어느 방송의 경제부 기자가 이 부분을 얘기한 것을 보았다.

그 역시 단통법의 예를 들어 이것 역시 회의적으로 보고 있었다. 

 

그건 그 기자만 보는 시각이 아니다. 시행되기도 전에 실효성 논란이 커보인다. 

무엇보다 우리네 인식이, 우리나라 서점계는 이미 인터넷 서점이 꽉 잡고 있어서 솔직히 동네 서점이 과연 우리 동네에 있기나 한 건가? 있다고 해도 왠지 낮선 느낌마저 든다. 설마 저 서점의 주인은 저걸로 돈 벌어 먹고 살겠다는 건 아니겠지? 오히려 희안한 눈으로 보지 않을까?

 

또한 도서정가제를 동네 서점 주인장들이 반기고 있는지 그것도 궁금하긴 하다. 정부에선 도서정가제 만들어 놨으니 우린 할 거 다했다 손 놓고 있을 건지 그것도 궁금하다. 도서정가제를 만들기 전에 동네서점 주인장들의 말을 충분히 듣기나 한 걸까? 출판사의 목소리는?

 

오히려 책을 더 안 읽는 것을 포함해 독서의 하양 평준화라는 역효과를 내면 어쩔 것인가? 

난 모르긴 해도 인터넷 서점들이 앞 다퉈 책을 싸게 파는 것에 어떤 꼼수가 있지 않을까 의심해 본다. 그동안 잠자고 있던 책을 이 기회에 20일까지 재고 정리한다는 건 아닐까? 당연히 20일 이후 약간은 시끄러워지겠지. 그러나 그 시기가 지나고나면 뭔가의 새로운 방법들이 나오기 시작할 것 같기도 하다. 당연히 20일 이후 고객 유치를 어떻게 할 건가 뭔가 머리를 짜내고 있을 것 같다.  솔직히 인터넷 서점으로서도 책을 싸게 팔아 국민의 독서 진흥에 이바지 하겠다는데 왜 막느냐 그럴 것도 같다.

 

그렇지 않아도 할인폭을 15% 이내로 축소한다고 해도 할인은 할인이고 이것이 주는 유혹을 아주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다. 무료배송도 그대로 유지한단다. 그러니 도서정가제가 동네 서점을 위한다는 건 그다지 크게 작용을 할 것 같지는 않다. 뭐 기다리지 않고 바로 볼 수 있다는 것 외에 무엇이 동네 서점과 독자에게 이익을 준단 말인가?

 

정부가 정말로 동네 서점을 보호할 의지가 있다면 좀 더 보호책을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닌가? 이를테면 재래시장의 활성화에 대한 노력은 대형 할인매장의 상권에서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대형 할인매장이나 온라인 서점이나  재래시장이나 동네 서점이나 뭐 비슷한 논리 비슷한 처지 아닌가? 

 

나는 동네 서점이 좀 넋놓고 있지 않았으면 좋겠다. 온라인 서점이 주는 메리트가 있다면, 동네 서점이 아니면 줄 수 없는 뭔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옛날에 온라인 서점이 생기기 (아주 오래)전, 내가 느낀 동네 서점의 매력은 그곳 주인과 눈을 마주치며 이런 저런 살아 가는 얘기를 자주 잠깐 동안만이라도 함께 나눌 수 있는 것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온라인 서점은 컴퓨터 자판과 버튼 하나로 모든 결제가 이루어지고, 할인 받을 수 있다는 것 외에 무슨 매력이 있을까? 서점 주인과의 인간적인 대화는 이웃 블로거로 대체 되었다는 거?  

 

도서정가제가 동네 서점을 보호하기 위한 그 첫발이 될지 불발이 될런지는 또 정부의 움직임을 지켜봐야겠지. 하지만 도서정가제 가지고 생색내려 하지 말고 그들의 생계를 보장해 주는 뭔가의 적극적인 지원책을 마련해 줘야하지 않을까? 

 

도서정가제가 단통법과 다른 건, 단말기는 없으면 안 되는 필수품이된지 오래지만, 책은 문화생활에 해당하는 지출항목이다. 책값이 오르고(실제적으로 아직은 오른 것은 아니다. 그동안 우리가 할인에 젖어 있어서 할인폭이 제한되면 상대적으로 오른 것처럼 느껴질 것이고, 그것이 아니더라도 책값은 언젠간 오른다), 개인의 경제 수입이 위축되면 당연 지출 항목에서 제외되는 것이 도서비라는 것을 감안할 때 이건 뭔가 합리적인 대안이 나와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건 좀 다른 얘기가 될지 모르겠는데, 나 개인적으로는 독자와 저자의 거리가 좀 더 가까워졌으 한다. 온라인 서점의 강점 중 또 하나는 독자와 작가가 적극적으로 만날 수 있도록 해 준다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꼭 정해진 장소에서 정해진 시간에 될 수 있으면 많은 사람을 수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진행을 한다는 것이다. 물론 그것이 문제가 된다는 건 아니다. 가장 합리적 아닌가? 하지만 합리적인 것이 꼭 옳은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그런 저자와 독자와의 만남은 주로 강북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도 그럴 것이 그쪽에 출판사들이 대거 밀집해 있고, 장소 대여도 강남이나 여타 다른 곳 보단 쌀 것이다. 그로인해 여타 지역은 소외되어 왔다. 

 

나는 저자들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동네 서점에도 좀 나타나 줬으면 좋겠다. 그 게릴라 데이트니 게릴라 콘서트는 꼭 유명 연예인만 하라는 법이 어딨는가? 어떤 작가가 어느 동네 서점에 나타난다 하면 사람들이 우르르 몰릴 것 같다. 내가 작가라면 그렇게 할 것이고, 그럴 리느 없겠지만, 독자를 마다하는 작가는 적어도 좋은 작가는 아니라고 본다.

 

뭐 그런 것이 꼭 아니더라도 이젠 동네 서점이 사랑방 구실을 해야한다고 본다. 요즘엔 독서토론 모임이 심심찮게 활성화 되고 있는 것 같은데, 그걸 동네 서점이 적극 유치하면 좋지 않을까? 

 

그리고 동네 서점도 많지는 않더라도 할인내지는 마일리지 제도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부족분을 국가가 보조해 준다든지 온라인 서점과 제휴를 하던지 뭐 이러면 되지 않을까? 

 

아무튼 지금은 온라인은 온라인대로, 오프라인은 오프라인대로 너무 닫힌 구조라고 생각한다. 그런 상황에서 도서정가제 하나에만 의존하기엔 이건 너무 시대착오적이라고 생각한다. 온라인이나 동네 서점이나 책값을 정부나 독자들에게만 떠넘길 생각부터 하지 말고 먼저는 좀 열린 생각부터 해 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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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4-11-07 17: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부에서 `동네서점 문화 활성화 지원사업`을 하기는 하는데
올해까지 200만 원 지원을 열 몇 군데에만 골라서 했어요.
그런데 200만 원 가운데 100만 원은 시설투자로
100만 원은 작가 초대나 이런저런 행사를 하라고 했는데,
100만 원으로 어떤 시설투자를 하고
100만 원으로 또 작가를 한 사람 초대하고 현수막 만들고 뭐 하고 하면
배보다 배꼽이 훨씬 크면서 거시기하더라구요.

stella.K 2014-11-07 18:15   좋아요 0 | URL
와, 그런 일이 있었군요. 그걸 누구 코에 붙이라는 건지...
요즘 200만원으로 겨우 먹고 사는데 너무 했군요.
차라리 동네서점 문닫으란 말과 똑같네요.
뭔가 자구책이 필요해 보일 것 같은데 좋은 방법이 없겠는지
걱정이네요.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