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쟁 영화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 이 영화는 왠지 끌려서 보았다.

그도 그럴 것이, 일제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요즘 일제 시대에 관심이 많은지라.

 

<태극기 휘날리며>의 강제규 감독은 전쟁씬을 정말 잘 찍는 사람이란 생각이 든다. 전작도 그랬지만 이 영화에선 한층 더 완성된 영상을 보여준다. 

솔직히 이제 좀 전쟁씬은 그만 보여줘도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 거의 전쟁씬의 끝판을 보여주는 것 같은데 그래서 강제규 감독은 정말 영화를 찍을 줄 아는 사람이란 생각에 이의를 달지 못할 것 같다.

 

그런데 이 영화를 보면서 솔직히 약간의 민족주의(?)를 가장한 휴머니즘이 베어 있다는 생각을 떨쳐 버리지 못하겠다. 이를테면, 장동건과 오다기리 조의 대결씬이 그것인데 장동건은 오다기리 조를 죽이고 그 싸움에서 승리를 쟁취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끝내 그를 죽이지 않는다. 자신을 괴롭힌 일본놈 아닌가? 무슨 마음에선지 탈출을 함께 하며 동지애를 보여준다. 그들은 일본에서나 주종관계였지 제 3국에서는 너나 할 것 없는 포로였던 것이다.

 

만약에 일본에서 이와 비슷한 영화를 찍는다면 그도 비슷한 영화를 찍지 않을까? 조선인을 불쌍해서 살려주는 일말의 정의감을 보여주는 그렇고 그런 영화 말이다. 

하긴, 요즘 일본은 우경화가 극에 달하고 있으니 그런 영화 조차도 만들지 못할 것이다. 

 

이 영화는 감독이 우연히 보게된 사진 한 장이 모티프가 되어서 영화로 만들고, 후에 책으로 나왔다고 하는데 또 정확히는 이 책의 저자 아버지가 간직한 사진 하나가 발단이 되었다고 한다.

영화로 만들었다 후에 책으로 나오는 경우가 종종 있긴하고, 나 같은 경우 책으로 먼저 것을 나중에 영화로 만드는 건 선호 하지만, 영화에서 책으로 나오는 건 그다지 관심이 없다.

그런데 이 작품은 웬지 책으로도 읽고 싶단 생각이 아주 없지는 않다. 영화는 전쟁의 참상을 주로 많이 그렸는데, 책은 그것 말고도 얘기거리가 더 있지 않을까 싶어서다.

 

장동건과 오다기리 조의 연기가 확실히 볼만하다. 특히 장동건이 조금도 꿀리지 않고 당당하게 일본어로 뇌까리는 씬이 종종 나오곤 하는데 왠지 멋있다 못해 섹시하다는 느낌마져 든다. 오다기리 조의 연기도 이에 뒤지지 않는다.      

 

영화는 280억이나 들였다는데 개봉 당시는 그다지 성적이 좋지 않아다고 한다. 좀 안타까운 일이다. 나는 전에 본 설국열차 보다 좋다고 보는데. 요즘 재개봉 하는 영화도 많던데 이 영화도 언젠가 다시 개봉해서 만회했으면 좋겠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4-02-21 08: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2-21 18:53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