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을 태운 배가 항해를 하고 있었다. 배에 탄 부자들은 서로 지갑에 가득 찬 돈과 번쩍이는 보석을 자랑하기 바빴다. 그런데 유독 한 사람만 아무 것도 내놓지 않은 채 “지금 보여줄 수는 없지만 나는 엄청난 재산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것이 없었기에 아무도 그의 말을 믿지 않았다. 그때 갑자기 해적이 나타나 배를 습격하는 바람에 배에 타고 있는 사람들은 값진 재산을 모두 빼앗기고 빈털터리로 낯선 항구에 내려졌다. 모두들 당황해하고 있을 때, 아까 그 사람이 학교를 만들어 지식을 전파하기 시작했다. ‘최고의 재산’은 바로 ‘머리 속에 든 지식’임을 말하는 탈무드의 이야기다. 지식이란 누구에게 나눠줘도 없어지지 않으며 자신을 지키는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최고의 재산은 ‘지식’
현명한 부모라면 자녀가 장차 부모로부터 독립해 자신의 힘으로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경제주체로서의 삶의 방법’을 가르쳐주어야 한다. 무엇보다 공부만 강요하지 말고 세상을 지혜롭고 현명하게 사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 학교에서 1등이 반드시 사회의 1등이 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초·중·고를 거쳐 대학에 가거나 사회에 진출한다. 이 과정에서 획일화된 교육을 받는다. 그런데 학교공부와 대학입시에는 그토록 신경을 기울이면서도 세상에 나와 어떤 일을 하며 살 것인지에 대해서는 뒷전이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 박사 실업자가 태반이고 청년 실업자가 전체 실업자의 절반을 넘는다. 그 근본적인 원인은 자녀의 소질과 창의력을 개발해 경제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능력을 미리 개발해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하지 않으면 살 수 없어
“자식에게 고기를 잡아주지 않고, 고기 잡는 법을 가르친다”는 유태인의 교육방법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결국 돈과 재산을 물려주는 대신 그것을 모으는 방법, 즉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을 키워준다는 의미이다.

아무리 공부를 잘해도 스스로 경제활동에 참여하지 못하면 돈을 벌 수 없고 자신의 행복을 지켜나갈 수 없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일을 하지 않으면 살 수 없기 때문이다. 재나라의 재상이었던 관중은 “사람에게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주면 그 사람은 영원히 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 어떻게 돈 버는 방법을 자녀에게 가르쳐야 할까?

목표수립, 실천방법 교육
먼저 자녀와 대화를 하자. 단순히 ‘공부 열심히 해라’는 말은 설득력이 없다. 그보다는 꿈과 목표 세우기, 실천방법 등을 가르쳐야 한다. 공부를 왜 하는지, 공부를 통해 장차 인생의 어떤 목표를 달성할 것인지 고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목표를 세우게 하는 좋은 방법 중 하나가 월트 디즈니, 빌 게이츠, 샘 월튼, 윈스틴 처칠, 오프라 윈프리 등 성공한 인물에 대한 전기를 읽히는 것이다. 아이들이 목표를 설정하면 그 목표가 실천될 수 있도록 부모는 지원에 나서야 한다.
그 과정은 목표설정→ 정보분석 → 계획수립 → 계획실천 → 계획수정 및 성공의 5단계로 나눌 수 있다.

목표는 큰 목표와 작은 목표로 나눌 수 있다. 핸드폰을 사달라고 조르는 자녀의 ‘작은 목표’가 있다고 하자. 핸드폰이 목표다. 다음 단계는 정보 분석. 핸드폰 종류, 가격대, 핸드폰 요금 종류 등에 대해 조사토록 한다. 분석 결과 50만원 짜리를 사기로 결정하면 50만원을 모으는 실천방법을 제시토록 한다. 현재 20만원이 있다면 30만원을 모아야 한다. ‘아르바이트를 해서 월 3만원씩 10개월 모으기’가 실천방법이 될 수 있다. 실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저축을 실천하고 목표보다 일찍 8개월만에 달성하면 목표를 수정하면 된다.

장래 희망 이루기, 지금부터 실천
인생의 목표 달성도 마찬가지다. 청소년들은 누구나 가슴 속에 장래 희망이 있다. 부모는 자녀의 희망을 한 귀로 듣고 그냥 흘려버리거나 자신이 원하는 모습에 억지로 끼워 맞추려고 해서는 안 된다. 연예인이 되고 싶어하는 아들, 딸이 있다고 가정하자. 부모는 가급적 자녀가 희망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가장 자신 있게 하고 쉽게 포기하지 않으며, 가장 큰 보람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자녀의 목표는 ‘연예인 되기’다. 부모는 연예인의 세계에 대해 많은 자료를 수집해 자녀에게 이야기 해준다. 신문에 난 성공 스토리와 함께 무명 배우들의 힘든 세계에 대해서도 조사해 아이들이 연예인의 실체에 대해 파악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한다. 그래도 연예인이 돼야겠다는 결론이 내려지면 연예인이 될 수 있는 계획을 세워야 한다. 연기학교에 들어가 연기수업을 받거나 춤이나 노래 등 연예인이 갖춰야 할 자질을 기를 수 있는 일들에 보다 많은 투자를 한다. 연예인 선발시험 때 방청객으로 참석해 참가자들의 경연을 지켜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자녀의 소질, 능력 찾아야
의사가 되고 싶어하는 자녀가 있으면 ‘의사’라는 목표달성을 위해 자녀가 목표의식을 갖고 노력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의사란 의과대학을 나와야 하고 그만큼 공부도 잘 해야 된다는 점, 가정 형편, 개인의 소질 등을 충분히 생각해 보도록 해야 한다.

피아노나, 스포츠, 예술 등에 대해 특별한 소질을 나타내면 그 소질을 통해 성공할 수 있는 길을 찾아줘야 하며 과학에 흥미를 느끼는 아이는 장차 과학자로 살아갈 수 있도록 지금부터 그 길을 찾아주는 일에 부모가 앞장서야 한다. 아무런 소질도 없는 자녀는 없다. 부모가 좀더 많은 관심을 갖고 동기부여를 해서 어린 시절부터 목표를 설정해 ‘고기잡는 법’을 가르친다면 최소한 성인이 되어서도 자신이 무슨 일을 해야할지 몰라 방황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글 _ 최은수 매일경제 금융부 기자(eunsoo@mk.co.kr)
청소년 금융교육협의회 결성을 주도해 청소년 금융교육의 붐을 일으킨 주인공.
저서로 <나도 부자가 될 수 있나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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