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점: ★★★

 

대자연의 풍광과 세월의 유장함을 담았다는 점에선 볼만한 영화인 것 같긴하다. 하지만 역시 동성애는 좀 부담스럽긴 하다. 지금이야 미국도 동성애에 관대한 편이지만 두 주인공이 청춘을 보냈던 7,80년 대 동성애가 받아들여졌을리 만무하다. 

동성애를 옹호했다기 보단 한 순간의 욕망을 다스리지 못해 평생 이해받지 못한 고독하고, 쓸쓸한 인간의 내면과 관계를 표현했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뭐 대충 그런 생각을 하며 봤다.

 

별점; ★★☆

 

역시 강풀식 감상주의를 비껴가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혹시나 했다 역시나로 끝나는 영화다.

특히 영화는 건달 진구를 통해 남자의 야성미를 한껏 뿜어내려고 했던 것 같은데, 폭력은 안 된다고 했다가 결국 폭력을 써야할 때 밥들 많이 묵었냐고 묻는 장면은 확실히 감상적이고, 오버고, 영화의 한계를 느끼게 만든다. 

영화는 마치 5. 18의 전라도 광주를 위로하는 듯도 해 보이지만, 좀 더 깊이 생각해 보면 그런 식의 감상주의가 오히려 또 한 번 광주의 상처를 건드리고, 어디에도 이해받지 못하는 고아 의식을 표현한 건 아닌지, 엔딩으로 갈수록 김이 빠지고 씁쓸함 느낌마저 든다.

 

정말로 이해가 가지 않는 건, 지난 세기 우리는 절대로 그런 사람을 대통령에 세우지 말아야 했다. 아무리 그 시절엔 국민투표가 원천적으로 허락되지 않았던 시절이라고는 하지만, 어떻게 그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도록 국가가 허락했을까?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물론 이 나라에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이 한 둘일까마는. 

 

나는 전두환이 테러를 그렇게 조직적으로 당했다는 이야기를 들어 본 적이 없는데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게 좀 믿기지 않는다. 5. 18을 두고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건가? 전두환은 이런 응징이라도 당해야 한다는 것을 원작이나 감독이 염원해서 만든 작품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하지만 뭐란 말인가? 영화에서 전두환은 결코 죽지 않는 무슨 불사조라도 되는 양 유유하기만 하다. 그래서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건 뭔지 모르겠다는 말이다. 

비록 영화라도 그 시대를 위로 하려면 확실히 하던지, 안 그러면 아예 만들지 말던지 그랬어야 하는 건 아니었을까? 뭔가를 건드리다 마는 건 재채기가 나오려다 마는 답답함에 비유될 수 있을 것 같다.

 

한 가지 부언하자면, 영화에 나오는 임슬옹의 연기는 나름 볼만했다. 처음 영화에 출연한 것일텐데 경찰 복장이 의외로 잘 어울려서일까? 어쨌든 기대되는 연기를 했던 것 같다.          

    

별점:    ★★★☆

 

위의 영화가 전라도 사투리가 질펀하더니, 이 영화 역시 그렇다. 그러고 보니 왜 조폭이 등장하는 영화는 하나 같이 전라도 사투리를 쓰는 것일까? 이제야 의문을 품어 본다. 이러다 건달 또는 조폭의 출생지는 전라도는 아닐까? 오해라도 생기면 어쩌나 걱정 아닌 걱정이 든다. 전라도도 건전하고 착하게 사는 사람도 많을텐데 말이다.  

생각해 보니 언젠가 이 영화를 보다가 말았던 것 같다. 이유는 조폭들의 거친 세계를 다룬 것이 좀 거시기해서 그랬던 것 같다. 그런데 이 영화를 다시 볼 생각을 했던 건 순전히 감독이 좋아서다. 나는 이로써 현재까지 나온 유하 감독의 작품은 다 챙겨본 것 같은데, 내가 감독을 좋아하는 건, 그는 스토리를 조직적으로 이끌어 가는데 탁월한 감각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솔직히 조인성이 보여주는 건달의 이미지는 우리가 익히 봐왔던 인물이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오히려 난 영화 중반을 지나서 조인성의 친구로 나오는 영화감독 지망생인 남궁민에게 쏠렸는데, 그는 영화로 뜨고 싶은 마음에 친구의 이야기를 거의 그대로 자신의 영화에 배치시켰다. 자신의 욕망이 너무 큰 나머지 우정을 배반한 것이다. 나는 그것이 너무나 이해가 된다.

작가들은 늘 이야기를 가진 자가 승리한다는 착각이라면 착각. 프라이드라면 프라이드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어떤 뜬금없는 일을 당하게 되면 이 경험을 작품으로 만들 수 없을까를 늘 생각하는 족속들이다. 그러니 친구의 이야기를 어찌 글로 쓰고 영화로 만들고 싶지 않을까? 더구나 평소에도 건달의 세계를 알고 싶어 몸이 달았는데 말이다. 

하지만 치뤄야할 댓가는 혹독했다. 나중에 죽을 위기에도 처한다. 하긴 얼마나 무서웠을까? 다른 사람도 아닌 조폭의 응징이니 말이다. 하긴 어떤 작가는 정말로 자신이 작가가 되기를 원한다면 나쁜 사람이되는 것을 결코 두려워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가 죽을 위기를 겪었다는 건 어찌보면 진짜 감독이 되기 위한 통과의례는 아니었을지 모르겠다.

이야기를 가진 자가 정말 승리하는건 맞는가 보다. 그는 죽을 위기에서도 죽지 않고 있지 않고 있으니 말이다. 물론 피의 승리일지도 모르겠지만. 그건 또 영화 속 감독이 아닌 진짜 이 영화를 만든 유하 감독의 이야기는 아니었을지 살짝 의문이 생기는 부분이기도 하다.

 

조폭들이 끈끈한 의리로 맺어졌을거란 것엔 의심의 여지는 없어 보인다. 원래 의롭지 못한 일, 생명을 담보로 하는 일엔 그런 것이 접착제 역할을 한다. 그래야 서로서로 살아남을 수 있으니까. 하지만 의리, 의리하다 결국 그 의리에 죽고마는 세계가 그 세계은 아닐지? 조인성과 피 보다 더 진한 의리로 맺어졌다고 생각했던 진구가 조인성을 배반할 줄 누가 알았겠는가? 그러니까 의리 보다 중요한 것은 생존인 것이다. 내가 살아남기 위해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그 세계에선 육감적으로 알고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러니 어찌 비열하다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래. 어찌보면 사는 것은 '비열한 것'인지도 모른다.

 

별점; ★★★    

 

2001년 개봉작인데, 분위기는 8,90년대를 연상케 한다. 소재주의 영화라는 느낌이 들기는 하는데 나름 볼만은 하다. 

 

 

 

 

 

별점; ★★★☆

 

이런 영화를 보면 우리나라 영화가 얼마나 기술적으로 발전해 있는가를 실감하지 않을 수 없다. 마포대교 폭파 장면은 또 어떻게 만들었을까? 방송국 건물은 또 어떻게 초토화시킨 걸까?

 

영화가 다소 황당하긴 하지만, 중요한 건 역시 주제의식이다. 우린 얼마나 매스컴에 조직적으로 휘둘리며 사는 것일까? 국가 권력의 폭력에 얼마나 맥없이 노출되어 살아가고 있는 것인가를 상황속에서 나름 잘 보여주고 있다. 훗날 다시 보고 싶은 영화로 기억될 것 같다.  

이젠 별로 말할 필요는 없어보이긴 하지만, 하정우는 정말 실망시키지 않는 연기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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