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누구에게나 떠올리기 싫은 어렷을 때의 자기 모습이 있을 것이다. 나는 뭐였더라?

사람들은 그 싫은 모습과 화해하지 못하고 어른이 되어버리기 때문에 가끔 자기 연민에 빠지거나 돌발적인 행동을 하기도 하고, 인정없는 냉혈한이 되기도 한다. 또는 저속한이 되기도 하고.

사실 어렷을 때의 나의 모습을 대한다는 건 얼마나 어려운 것일까? 생각 안했으면 기억 안 했으면하고 바라던 것이 망각의 저편으로 넘어간 줄 알았는데 생뚱맞게 다시 대해야 하는 건 얼마나 괴로운 일일까?

어렷을 때 어리버리하고 바보스럽기 까지한 자신의 모습을 감추기 위해 자라면서 그 반대의 모습을 하려고 얼마나 아둥바둥하며 살았던 것일까? 그러던 사람에게 뜬금없이 과거에서 8살 때의 자기가 날아온다.

그리고 많은 우여곡절과 갈등 끝에 어린 자신에게 용기를 주고 그 8살짜리 소년은 그 시절 자신이 해결하지 못한 일, 잘못 생각하고 판단했던 것들을 교정하게 되므로 어린 자신과 화해를 한다. 그리고 멀지 않은 미래에 자신이 어떻게 변화되어 있는가도 보게된다. 물론 아주 만족스럽고 평안한 모습이다. 왜? 어린 자신을 교정하고 화해했으니까.

이 기발한 착상과 줄거리는 영화 '키드'에서 정말 잘 녹여내고 있다.



저 꼬마가 이 영화에서 나온 블루스 윌리스의 어린 모습이란다. 뚱보 소년. 약하고 소심하다. 그리고 먹기만 좋아한다. 극중 이미지컨설던트로 나오는 블루스 윌리스기 볼 때 얼마나 혐오스럽겠는가? 그런데 우리가 볼 땐 나름대로 저 꼬마도 귀여운 구석이 많다. 사랑하는 애인을 두고도 막상 청혼을 못하는 저 못나빠진 늙다리 아저씨를 위해 대신 청혼도 하지 않은가?

저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저 아저씨가 뚱보 소년을 만난 건 행운이다. 현실 세계에선 결코 이루어지지 않을 기발한 행운. 영화는  어렸을 때 화해하지 못한 자신과 화해하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다.

내가 어렸을 때 화해하지 못한 내가 어디에 있을까?

언제나 늘 하는 소리지만 허리우드 영화 아무리 욕했다가도 이런 보석 같은 영화 가끔 발견하면 욕을 할 수다 없다. 그러게 아무리 못 만드는 영화라도, 소설이라도, 만화라도 자꾸 만들고 쓰다보면 저런 보석같은 작품이 나온다니까.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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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박사 2005-05-12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괜찮을 것 같네요.. ^^

stella.K 2005-05-12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 좋아요. 보시면 후회 안 하실거예요, 설박사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