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해부! 부자들의 두뇌
돈 번 사람 뇌는 뭔가 특별해…후천적 개발도 가능

배외측 전전두엽 발달…창의성·패턴화 능력 뛰어나

배연계 발달로 감정이 풍부하고 의욕 오래 지속돼

이성뇌· 감성뇌 조화롭게 개발돼야 진정한 부자 뇌

성공지능 이론의 창시자로 알려진 로버트 J. 스턴버그 예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부자들에겐 공통적으로 ‘성공지능’이란 게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성공지능 가르치기》에서 성공지능의 구성 요소로 ‘분석지능’, ‘창의지능’, ‘실행지능’을 제시한다. 복잡한 상황의 맥을 짚는 분석지능, 새로움과 돌파구를 마련하는 창의지능, 그리고 이를 추진력 있게 밀어붙이는 실행지능이 골고루 발전한 사람들이 바로 부자라는 것이다.

국내 부자 1000여 명을 대상으로 부자들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를 해온 김영한 VIP마케팅연구소 소장은 최근 출간한 《부자IQ》에서 최근 부자가 된 300명을 심층 인터뷰한 결과, 4C요소가 뛰어나다고 결론지었다. 부자들에겐 창조력(Creativity), 전문성과 기술(Craft), 용기와 행동(Courage), 시장과 고객을 이해하는 커스터머(Customer) 파악능력이 남다르다는 것.

결국 스턴버그 교수와 김영한 소장은 같은 연구 결과를 얻은 셈이다. 스턴버그 교수의 ‘분석 지능’의 개념은 김영한 소장의 전문성·기술(Craft), 그리고 고객(Customer) 파악능력과 연결되며, ‘창의지능’은 창조력(Creativity), ‘실행지능’은 과감한 용기와 행동(Customer)과 비슷한 내용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엔 부자들의 특성을 연구하는 방법이 한층 더 나아간다. 스턴버그 교수와 김영한 소장이 설문지와 인터뷰를 통해 부자들을 연구했다면 이젠 최첨단 장비를 통해 부자들의 뇌 속을 직접 관찰하기 시작했다. 기능성자기공명 영상법(f-MRI)과 양전자 방출 단층 촬영법(PET)을 통해 부자들이 경제활동을 하면서 두뇌를 쓸 때 뇌의 움직임을 포착할 수 있게 된 것.

전전두엽이 발달한 부자들의 뇌

최근 연세Yoo&Kim 신경정신과 유상우 원장은 자기 힘으로 수 십 억에서 수 백 억의 부를 이룬 고졸 이하의 학력을 가진 부자들과 대졸 이상의 평범한 직장인들을 나눠 흥미로운 실험을 실시했다. 두 그룹의 평균 지능지수(IQ)는 비슷했다. 부자들의 경우 116, 일반인은 114 정도로 큰 차이가 없었다. 이렇게 두 그룹으로 나눠 동일한 문제를 풀어 보도록 했다. 문제를 푸는 동안 그들의 뇌를 촬영해 관찰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두 그룹이 뇌를 사용하는 방법이 달랐다는 사실을 관찰할 수 있었던 것. 문제를 푸는 동안 두 그룹은 모두 ‘배외측 전전두엽’을 사용하고 있었다. 그러나 두 그룹이 다른 점은 일반인은 뇌의 다른 부위도 왕성하게 사용하고 있는 데, 반해 부자들은 주로 ‘배외측 전전두엽’이라는 특정 부위에 의존해 문제를 풀고 있었다. 이는 두 그룹 사이에 뇌의 활용방식과 기능의 차이가 분명함을 나타내는 것이었다.

유상우 원장은 “부자들이 특정 부위를 집중해서 사용하고 있고, 일반인들이 뇌의 전체를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은 부자들이 일반인에 비해 뇌를 효율적이고 집중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증거”라면서 “학력이나 지능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는 점도 함께 증명됐다”고 설명했다.

부자들이 집중적으로 활용한 배외측 전전두엽은 어떤 기능을 할까. 전문가들은 배외측 전전두엽을 ‘뇌의 최고 사령부’라고 부른다. 이 부분은 계획을 세우고, 동기를 부여하며, 다양한 사고를 하는 부위라고 한다. 수많은 정보가 들어오면 어떻게 처리할지 판단해 이리저리 조작하는 일을 하는 곳이라는 것. 스턴버그 교수가 말한 분석지능과 창의지능이 형성되는 곳이 이 곳인 셈이다.

유 원장이 실험에서 밝혀낸 것은 부자들은 패턴화 능력이 뛰어나다는 사실이다. 배외측 전전두엽을 활발히 활용한 부자들이 패턴화 능력이 뛰어나다는 점을 밝혀낸 것.

음식점 경영으로 47세에 100억원 대의 재산가가 된 여성의 경우 전혀 관련이 없는 신문기사들을 읽고 이를 한 편의 소설처럼 큰 흐름을 부여해서 연구자들에게 이야기해 줄 정도였다.

또한 ‘카드분류게임’ 등을 통해 돌발 상황을 제시했을 때도 부자들은 배외측 전전두엽이 여전히 활발히 움직이면서 매우 활성화된 반면, 일반인들은 거의 활성화되지 않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결국 배외측 전전두엽이 부자와 일반인을 나누는 결정적인 부위라는 점이 입증된 셈이다.

유 원장은 “물론 아직 밝혀지지 않은 무수한 뇌의 구조와 기능이 있는 상황에서 뇌의 특정 부위를 계발하면 부자가 될 수 있다고 단언하는 데는 무리가 있다”며 “많은 변수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하지만 배외측 전전두엽의 활용이 부자들의 사고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감수성을 담당하는 변연계가 다르다

부자에 대한 일반적인 편견은 그들이 감성적이기 보다는 절저히 이성적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일본의 시오타 히사시 브레인사이언스 연구소 소장은 그의 책 《성공뇌》에서 “부자들은 외부의 자극이나 정보를 받아들이는 감성이 매우 뛰어나다”고 밝힌다.

감수성이란 사물을 느끼는 힘, 인상을 받아들이는 능력, 자기 주위의 자극이나 조건에 대해 느끼거나 반응하는 성질이다. 성공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대중의 관심과 수요를 포착해 낼 수 있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의미라는 것.

여기서 감수성이 풍부하다는 말은 겉으로 드러내는 감정표현이 큰 것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뇌에서 일어나는 감정 반응이 큰 것을 의미한다.

유상우 원장은 “감수성이 풍부한 부자들은 단편적이고 불완전한 정보 속에서도 부를 축적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고 이것을 행동으로 연결시킨다”면서 “반면 감수성이 풍부하지 않은 일반인들은 많은 정보를 주어도 장기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바로 이 외부자극에 의한 1차적 느낌, 감정을 담당하는 뇌의 부위가 ‘변연계’다. 변연계 속의 편도핵이 사소한 정보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그 반응을 전두엽을 포함한 뇌 전체에 전달해 상황에 맞게 행동하도록 유도하는 것. 편도핵은 변연계의 일부로 아몬드 모양의 핵 집합체이며, 감각 자극을 받아들이고 내보내는 중심적인 역할을 맡는다.

시오타 히사시 소장은 “편도핵이 흥분하면 좋음, 즐거움, 기쁨 등의 감정이 커지고 대뇌신피질이나 내분비계, 자율신경계에 더 강력하게 명령을 보낸다”면서 “감정의 세기가 행동을 일으키는 힘이 되고 그것이 바로 노력할 수 있는 뇌의 메커니즘”이라고 설명했다.

편도핵이 받는 자극의 정도와 지속성이 사람을 열심히 일하도록 이끈다는 것. 말하자면 스턴버그 교수의 ‘실행지능’이나 김영한 소장의 ‘용기’ 등 부자들의 강력한 실천력은 이 변연계에서 나오는 셈이다.

그래서 이 변연계에 이상이 생기면 우울증이 생긴다고 한다. 허무함, 의욕저하는 물론 사고 흐름의 지연, 주의집중력과 기억력 저하로까지 이어진다는 것.

이성뇌와 감정뇌 균형과 조화 중요

유상우 원장은 “부자가 되기 위해선 행동의 원천인 감정을 키우는 작업도 필요하지만 감정반응을 조절할 수 있는 감정 조절 능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감정조절 능력을 키우기 위해선 고등 인지 능력을 나타내는 전두엽의 기능을 더욱 향상시키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

반면 최근엔 부자들이 ‘동물적 감각’, 즉 의식적인 기억을 담당하는 대뇌 피질 아래에 있는 변연계의 기능을 더욱 강조해야 한다는 논리도 많다.

독일의 저명한 심리학 박사인 마야 슈토르흐는 《동물적 감각으로 승부하라》에서 “존경받는 종교 지도자, 예술가, 성공한 기업가는 모두 직감이나 육감으로 사고한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강조한다.

슈토르흐에 따르면 이성적인 판단이라는 것은 늘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콜라를 선택할 때, 이성적으로 수 십 가지의 마셔도 될 이유를 댈 수 있으며, 또 그만큼의 마시지 말아야 할 이유를 댈 수도 있다는 것. 그는 실제로 변연계에 이상이 생겨 감정적 능력이 미약한 정신과 환자를 예를 든다. 그는 모든 사람들의 의견, 모든 관점들을 고려하면서 이성만으로 결정하려니 결국 아무 것도 결정하지 못하는 특성을 보였다는 것.

슈토르흐는 또 다른 예로 한 사업가가 실수로 같은 날 같은 시간에 고객과 죽마고우와 각각 약속을 했다고 가정하라고 말한다. 과연 어떤 결정을 내릴 수 있을까. 이성적으로 하나하나 연필로 적어 나갈 경우 그 단순한 선택에서도 수많은 선택 가능성, 시나리오들, 그에 따른 결과들이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고객과 일이 잘 될 경우, 잘 안될 경우, 죽마고우에게 신뢰를 잃을 경우, 그렇지 않을 경우, 장·단기적인 이익 등등 판단의 근거는 예상보다 훨씬 많다.

그리고 그 사업가가 이성 안에 머물러 있다면 결국 아무런 결정을 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한다. 가능성과 결과가 너무 많이 미로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 것.

결국 슈토르흐는 사람들이 결정을 내릴 때 결코 이성만으로 결정을 내리지 않으며 감성이 반드시 따라온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리고 요즘 시대엔 그 감성 능력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한다. 결국 변연계의 중요성을 강조한 셈이다.

이는 닛산자동차의 카를로스 곤 사장이 “사안에 따라 수집된 정보를 분석해 결론을 내릴 경우 그 결정이 시장의 반응보다 늦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제 6감인 직감으로 결단을 내린다”면서 “직감이 스피드 경영 시대에 필수적인 요소”라고 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유상우 원장은 결국 “이성을 담당하는 대뇌 신피질, 특히 그 중에서도 배외측 전전두엽과 감정을 담당하는 변연계가 서로 밀접하게 연결돼 있으며 양자가 서로 조화와 균형을 이뤄야 진정한 부자의 뇌가 형성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니인터뷰

연세 Yoo&Kim 신경정신과 유상우 원장 “부자 뇌, 훈련하면 만들 수 있다”

연세Yoo&Kim 신경정신과 유상우 원장은 최근 《부자가 되는 뇌의 비밀》이라는 흥미로운 책을 출간했다. 부자들과 일반인의 뇌를 fMRI를 통해 관찰해 부자들의 뇌의 특성을 밝혀 낸 것. 그는 “배외측 전전두엽을 집중적으로 활용하는 능력 외에도 부자들의 뇌는 일반인보다 효율성 면에서 뛰어나다”면서 “하지만 누구나 훈련을 통해 부자 뇌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의료 장비를 통해 부자의 뇌를 직접 관찰한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고 들었다.

맞다. f-MRI를 통해 자수성가한 부자 5명과 일반 직장인 5명의 뇌를 비교한 실험을 SBS 방송사 후원으로 실시했다. 미국 듀크 대학의 브레인 이미지연구센터의 스콧 휴텔 박사의 연구를 우리 실정에 맞게 재현한 것이다.

- 뇌 속을 직접 들여다 볼 수 있다니 흥미롭다.

앞으로 가장 많이 발달할 영역이라고 본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f-MRI나 PET같은 장비가 도입됐기 때문이다. 이 장비를 활용하면 사람들의 뇌의 활동을 선명한 영상으로 관찰할 수 있다. 따라서 다양한 사회활동(자극)에 따르는 뇌의 반응을 측정하는 여러 영역에서 활용될 전망이다. 특히 투자나 소비 활동을 할 때 과연 뇌는 위험요소와 보상을 어떻게 계산하는지에 대한 실험이 활발하다. 제임스 리터드라는 미국 애틀랜타의 거부는 증권매매를 할 때 사람의 감정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밝히려고 거금의 연구비를 지원했다고 한다. 투자는 물론 소비 등 여러 경제활동과 뇌의 상관관계를 밝히는 ‘신경경제학’이라는 학문이 태어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번 부자 뇌에 대한 연구도 이런 흐름의 하나다.

- 부자 뇌는 정말 다른가.

다르다. 배외측 전전두엽이 많이 발달해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리고 뇌 전체를 효율적이고 집중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부자가 학력이나 지능지수와는 상관관계가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

- 부자 뇌가 일반인의 뇌하고 다르다면 타고난다는 이야기는 아닌가.

절대 아니다. 훈련을 통해 누구나 부자 뇌를 만들 수 있다. 내가 의과대에서 공부할 때 뇌세포는 죽으면 끝이라고 배웠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평생 신경세포인 뉴런이 재생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중요한 것은 시냅스다. 시냅스는 뇌세포를 연결해 정보를 교환하는 기능을 한다. 사실 아이의 뇌세포와 어른의 뇌세포는 1000억개 정도로 비슷하다. 다만 뉴런의 수가 다르다. 지식이 생기고 경험이 쌓이면서 뉴런이 생기는 것이다. 부자의 뇌는 특정 부분의 시냅스가 발달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새로운 자극을 주고, 두뇌를 익숙하지 않은 방식으로 자꾸 쓰고 훈련하면 분명히 부자의 뇌로 만들 수 있다.

- 어떤 훈련이 있나.

일상생활에서 간단한 놀이를 통해서도 가능하다. 가령 나는 차를 운전하고 아이들과 함께 하면, 자주 ‘단어 거꾸로 말하기’ 놀이를 한다. 예를 들어 지나가는 간판을 보고 “신한은행을 거꾸로 하면?” 이라고 묻는다. 그러면 아이들이 순간 뇌를 쓴다. 그런 훈련이 두뇌를 자극하고 전전두엽을 활성화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박일한 기자(ilhan@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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