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레터] 출판도 벤처다

이한우 출판팀장 hwlee@chosun.com
 

일전에 한 인터넷서점 대표와 벤처산업으로서의 출판을 두고 토론을 벌인 적이 있습니다. 다음은 그분과의 토론내용을 종합적으로 정리해본 것입니다. 그는 출판창업기금을 만들자는 제안을 했습니다. 책 한 권을 내는 데 대략 2000만원 정도가 든다고 합니다. 인세와 인건비 등 경상비가 다 포함된 것입니다. 따라서 1억원 정도 지원을 할 경우 대여섯 권의 책을 낼 수 있겠지요. 그는 다른 벤처산업과 달리 출판은 모두 날려버릴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출판전문가들로 위원회를 구성해서 지원여부를 결정할 경우, 기획안만 보아도 성패를 상당 부분 가릴 수 있으니, 출판벤처는 ‘모 아니면 도’가 아니라 적어도 ‘개 아니면 걸’이라는 것입니다.

요즘 출판계에는 다시 창업 붐이 일고 있다고 합니다. 대략 4~5년 주기로 찾아오는 현상입니다. 다른 분야에 비해 독립이 쉽다는 특성 때문에 일정 기간 편집부 직원으로 일하면서 책에 대한 감각을 익히고 나면 자신이 가진 아이디어로 시장에서 직접 승부해 보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같을 것입니다. 다만 창업자금 마련이 쉽지 않아 처음에는 자기가 내고 싶은 책보다는 자꾸 시장이 선호하는 책을 내게 된다고 합니다. 요즘 새롭게 출판사를 내는 젊은 출판인들이 원래 내고 싶은 ‘인문 교양서’는 일단 접어두고 ‘실용서’에 목을 매는 것도 그런 맥락에서지요.

출판계를 늘 곁에서 지켜봐야 하는 출판담당 기자 입장에서 볼 때 안타까운 대목이 바로 이것입니다. 출판 기획 아이템을 엄격하게 심사해 지원해주는 출판창업기금 같은 것을 만들어 지원하면 그게 바로 ‘지식사회’로 가는 길을 닦는 일 아닐까요.

앞서의 인터넷서점 대표는 또 한마디를 덧붙였습니다. 출판계의 자구노력도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지요. 다른 분야의 사람들에게 손을 벌리기에 앞서 지금 출판계를 이끄는 출판사들의 ‘DNA증식’이 활발해져야 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자기가 데리고 있던 유능한 편집자에게 자회사를 만들어 독립시켜 주기도 하고 창업자금도 지원해 자신의 출판정신이 널리 퍼지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런 연후에 ‘출판벤처기금’이 생긴다면… 꿈은 실현된다고 하지 않았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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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4-28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비로그인 2005-04-28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디 안정적인 출판사가 많이 확보되기를...;;

stella.K 2005-04-28 1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