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 스타일 - 평범을 비범으로 바꾼 인생철학과 철칙들
진희정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3년 9월
평점 :
절판


고백컨대, 나는...

 

내가 처음 하루키를 접했던 건, 그 유명한 '노르웨이 숲(상실의 시대)이 아니었다. 그 작품은 한참 뒤에 읽어 봤었고, 내가 읽었던 그의 첫 작품은 단편집을 읽게 되면서부터였다. 그 무렵 나는 일본 소설 몇 작품을 읽었던 것 같은데 읽으면서 느꼈던 한마디는 '백치미'였다. 뭔가 영혼이 느껴지지 않는다랄까? 물론 그 느낌은 세월이 흐르면서 다르게 느껴지기도 했는데(그도 그럴 것이 나는 사춘기 이후 한동안 소설을 읽지 않았다. 소설에 대한 지식이 일천할 때인데 무엇을 제대로 알았겠는가?) 아무튼 그런 느낌일 때 하루키의 소설은 확실히 일본 소설의 그것과는 다른 느낌을 받았었다. 뭔가 아메리칸 스타일이 다분했었다고나 할까? 특히 내가 읽었던 그의 단편 '치즈케이크 모양을 한 나의 가난'은 단편 중 가히 백미라고 해도 좋으리만치 지금도 나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작품이다.

나는 이렇게 자국의 소설 같지 않은 그의 작품에서 뭔가 범상치 않은 느낌을 받았고, 아니나 다를까? 오늘 날 그는 세계가 주목하는 작가요, 해마다 노벨문학상 후보에 오르는 작가가 되었다(올해도 그는 노벨문학상을 받지 못했다. 과연 좋아해야 하는 지 안타까워 해야 하는 것인지?). 그의 작품은 무엇이 다른 것일까? 그 다름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고백하건대, 사실 나는 하루키 매니아는 아니다(하지만 그가 해마다 어떤 작품을 내는지 관심을 갖지 않기란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대신 나는 언제부턴가 작품 보다는 그 작품을 쓴 작가를 알고 싶어하는 욕구가 생겼는데, 하루키 역시 내가 알고 싶어하는 작가이기에 이 책은 일찌기 나의 관심의 대상이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루키의 독서

 

어쨌거나 나는 오래 전부터 궁금했다. 하루키의 여느 일본 소설 같지 않음은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 그는 매일 자신이 정한 시간에 정확히 일어나 정한 분량의 글을 쓰는 것으로 유명한대, 사실 이런 하루키의 습관적 글쓰기는 반드시 그만이 지니는 습성은 아니다. 거의 모든 작가가 하루키와 비슷한 습관적 글쓰기를 한다. 나는 이런 설명만을 가지고는 성에 차지 않는다. 그것은 마치 명문대 수석 합격자가, 과외는 일체 하지 않았고, 수업 시간에 수업 잘 듣고, 잠은 6시간 내지 7시간 충분히 자면서 공부했다고 하거나, 공부가 제일 쉬웠다고 말하는 그 얄미운 소리와 무엇이 다르겠는가? 글이라는 것도 무조건 쓰기만 하면 되는 것일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습관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밑천이 있어야 할 것이다.

하루키가 레이먼드 카버나 폴 오스터 또는 레이먼드 챈들러를 좋아한다는 건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리고 실제로 이들의 작품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다는 말을 자주하곤 했다고 한다. 그러면 그렇지. 그러니 그의 작품이 아메리칸 스타일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의도적인 것이라고도 밝힌 바 있다. 그러니까 좋아서 닮아가기 보다 자국의 작가들이 구사하는 작풍을 뛰어넘고 싶어했던 전략으로도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책에서도 그 점을 지적하고 있다.

 

그의 소설이 지역성을 벗고 세계적인 보편성을 획득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10대 시절 탐독한 미국 현대작가들의 영향이 컸다고 할 수 있다.

항구도시 고배에서 나고 자란 하루키는 고교시절부터 외국 선원들이 헌책방에 팔고 간 영문 페이퍼백을 사다 읽은 게 취미였다. 이때 레이먼드 카버나 트루먼 카포티, 스콧 피츠제럴드 같은 작가들의 작품을 원서로 읽으며 재미삼아 이들의 작품을 노트에다 번역하곤 했는데, 이 자발적인 취미는 훗날 하루키가 수많은 영미소설의 번역가로 활동하는 데 튼튼한 기초가 돼주기도 했다(40p)           

그렇다. 그의 작품의 원천이 그냥 나올 리 없었다. 이렇게 난 뭔가 그의 약점 하나를 잡은 것 같아 속으로 쾌재를 올리곤 했는데, 이내 꼬리를 내리고 말았다. 확실히 크게 될 사람은 노는 폼이 다르다 싶었다. 읽는 것은 그렇다손치더라도 재미삼아 그들 작품을 노트에 번역했다고 하지 않는가? 사실 나는 모국어 밖에 잘 하는 언어가 없어서인지 모국어를 외국어로 번역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리고 그것은 훗날 하루키를 일컬어 '미국 작가가 일본어로 쓴 영어 소설'이라는 평을 받고, 미국에 자신의 소설을 알리는데 별 무리없이 알릴 수 있는 개기가 되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하루키가 세계적인 작가임에는 틀림없지만 세상에 어떤 작가도 완벽한 작가될 수는 없는가 보다. 그런 그에게도 호불호가 있어 '헤밍웨이의 아류'니 '버터 냄새 나는 작품'이란 말도 듣는다고 하니 말이다. 물론 그것에 대해 그는 별로 개의치 않는다고 하는데, 전자든 후자든 이 모든 것이 다 하루키 스타일일 것이다.  

 

 

하루키의 하루  

 

그렇다면 하루키가 하루를 사는 스타일은 어떨까?

 

그는 우선 오전 4시 전후로 일어나 신선한 커피 한 잔을 내려 미신 후 곧바로 책상 앞에 앉아 원고를 쓴다. 오전 10까지 일한 후 10킬로미터를 달린다(그가 마라톤 마니아라는 건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 번역 작업을 취미 삼아 하고, 중고음반 가게를 돌아다니며 ... 장을 봐서 요리를 하고, 저녁을 먹은 뒤 책을 읽다 밤 10시경 잠자리에 든다.

하루키는 문체가 곧 삶의 방식과 직결된다고 믿었다. 그래서 생활의 단순화를 통해 일상의 잡다한 요소들을 지웠고 대신 소설가로서 해야 할 일들에 집중했다. (19~20p)

 

작가로 등단하거나 주목받는 작가가 되는 것보다 어쩌면 더 어려운 일은 '작가로 살아가는 것'일지도 모른다. ...... 그를 보면 창의력과 상상력은 자유와 일탈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매일 규칙적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무언가를 반복하는 힘과 그 일을 진정으로 즐기는 태도에서 비롯된 게 아닐까 싶다. 여기서 특히 강조해야 할 점은 '꾸준함'이다. (22p) 

한때 하루키가 우리나라를 강타할 때 일부 작가들은 하루키의 문체를 흉내내곤 했다고 한다. 물론 문체가 워낙 독특했으니 따라해 보고 싶은 마음을 이해 못할 것도 없다. 그리고 하루키를 정말로 좋아한다면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하루키처럼 쓰지 않으면 독자들이 쳐다보지도 않는다는 쓸데없는 열등감에 그의 문체를 따라 했을지는 그 작가만이 알 것이다. 그건 하루키가 '헤밍웨이 아류'란 평을 듣는 것 보다 더 못한 것 아닌가? 작가를 지망하는 사람이나 초년생들은 하루키를 흉내내지 못해 안달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성실함, 꾸준함을 배웠어야 했다. 그리고 하루키처럼 말할 수 있어야 한다.

" ...... 반복성에는 확실히 주술적인 것이 있어요. 정글의 깊은 곳에서 들려오는 북소리의 울림 같은 것이지요.(23p)"

 

 

하루키의 원칙

 

하루키의 그런 매일 매일의 꾸준함이 그만의 원칙을 낳았을 것이다.

그런 원칙은 그가 글을 쓸 때나 소설가로서의 자세에서, 심지어는 인간관계에서도 나타난다. 먼저 그가 글을 쓸 때 그는 '레이먼드 챈들러의 방식(34p 참조)'을 선호한다고 한다. 그리고 거기서 그는 자신만의 방식을 찾았다.

 

첫째, 당신의 일에 집중할 시간을 정한다. ...... 자기가 제대로 미쳐보고 싶은 그 무언가를 하루 중 언제, 몇 시간 동안 할 것인지를 정한다.

둘째, 일을 하기 위해 필요한 준비물들을 갖춘다. ...

세째, 정해진 시간에 오직 그 일에만 집중하는 것을 매일매일 지킨다. ...... 돌발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요소들은 차단한 채 신변잡기적 생각들은 모두 머릿속에서 지운다. (35~36p)

 이렇게 하루키는 그만의 방식으로 30년을 지속적으로 집중하여 글을 썼다고 한다. 이것은 번역의 방식에서도 나타나고 있는데, 그는 번역을 할 때 단어의 사용, 문장의 리듬을 타는 법 등 자기 스타일을 끊임없이 점검했고, 외국 작가들의 문장은 어떤 원리로 표현되는지를 공부했다고 한다. 또한 이것을 통해 "소설에 임하는 올바른 자세"를 배웠다.

 

독자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것은, 줄거리도, 문장도 아닌, 소설에 배어나오는 소설가의 '자세'라는 사실을 ...... 그렇게 하루키는 작가로서 기초적인 힘을 길렀고, 서구문학의 아류가 아닌 자신만의 오리지널리티를 만들어냈다. 

오리지널이라는 건 다른 누구도 쓸 수 없는 누군가의 영향을 받았더라도 본격적으로 전업 작가의 길을 걷게 된 뒤로부터는 자신만의 독립적인 방향성을 모색해왔다. 소설가의 '자세'를 고민하고 연구하며 발전시켜나갔다. 그리고 어느 시점부터는 그 앞에 아무도 없었다.(42p)  

그렇다. 어느 시점부터 그 앞에 아무도 없을 때! 바로 이것을 오리지널이라 할만하며, 그만의 '스타일'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것이다.

 

인간관계 역시 하루키는 중요하게 여기는데, 예를들어, 회사 직원을 대할 때도 직원이 아닌 인간으로 대한다고 한다. 또 그러니만큼 자신을 진정성 있게 대해주는 사람에게 신뢰를 느낀다고 한다(이거 너무 완벽남 아닌가? 빈틈이 없어 보인다) 재미있는 것은 자신의 책을 영어로 번역할 때의 그만의 원칙이다. 그의 책을 번역해 주는 사람은, 제이 루빈 교수와 필립 가브리엘, 알프레드 번바움 교수 등 세 명이 있다고 한다. 하루키는 매번 자신의 작품을  이들 세 명에게 원고를 읽게 하고 그 중 가장 열정을 보이는 사람을 이번 번역자로 최종 결정을 한다고 한다(189p). 그것은 확실히 재미있으면서 동시에 재치있는 방식인 것 같다. 

 

 

하루키가 말하는 작가 또는 작가로서의 삶

 

이 책을 읽고 있노라면 하루키가 확실히 매력적인 사람이라는 것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 서른을 코앞에 둔 어느 날 야구 경기를 구경하다 소설가가 되기로 결심을 했다고 하는데 그때까지 소설을 써본 적도, 소설 작법 같은 것을 배운 적도 없지만 어쨌든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것은 또 소설을 쓰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용기와 도전을 주는가?

솔직히 글을 써 보겠다고 하면 왜 그렇게 자질에 대해서 요구하는 것이 많은 것인지? 창작 수업 한 시간만 들으면 지레 겁부터 먹게 된다. 물론 그런 식으로 해서 될 사람과 안 될 사람을 걸러내는 것이 되겠지만 그래서 미리부터 해 보지도 않고 기를 죽이는 것도 좀 그렇지 않은가? 

그래서일까? 하루키는 학교란 제도권 교육을 싫어했다고 한다. 청소년기 때도 그는 공부를 하지 않았으며, 1년 재수 끝에 와세다 대학에 들어갔다. 사실 오늘 날 그 대학은 일본 내에서 알아주는 명문이지만 그가 다녔던 때만해도 그렇게 유명한 대학이 아니라며 자신이 그리 똑똑한 인간이 아님을 그런 식으로 겸손하게 말하곤 한다. 자신이 그 대학에 들어간 것 하나 잘한 것이 있다면 지금의 아내를 만난 것이라나? 겸손도 지나치면 오만이라던데 하루키는 확실히 그래 보인다. 그래도 하루키의 학창시절을 생각해 보면 그는 확실히 아웃사이더의 승리요, 조상쯤 되어 보인다.

또한 그는 신문이나 잡지, TV는 거의 보지 않는다고 하는데 이것 또한 얼마나 위로가 되는지. 우리는 '모름지기 작가라면...'이래야 한다며 스스로 덧씌운 족쇄가 얼마나 많은가? 그중 하나가 신문, 집지 광이 되어야 한다는 말일 것이다. 솔직히 좋아서 광이 되는 거라면 누가 말리겠는가? 그러나 그것이 되지 못해서 작가가 될 수 없다는 말은 이제 하루키를 봐서라도 하지 않는 것이 좋을 듯 하다. 물론 여기에도 함정은 있을 것이다. 하루키는 신문이나 잡지, TV를 보지 않는대신 뭔가에는 미쳐있겠지. 예를들면 재즈 같은 것에. 그가 재즈 광이란 건 이미 잘 알고 있는 사실 아닌가?

그래서 오래 전 하루키를 좋아해서 하루키를 닮은 나의 글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글을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이든 한 가지에 정통해 있으라고. 그 말이 세월이 흐르면 그를수록 뼈에 사무치도록 와 닿는다. 그래서일까? 하루키의 글은 재즈와 닮아있는 것도 같다.  

사실 난 그의 책을 많이 읽지 못했는데 게으른 탓도 있겠지만 섹스에 관한 표현이 너무 많거나 적나라해서 보지 않은 이유도 있다. 보기에는 상당히 보수적으로 생겼다. 오죽하면 그의 표정을 가리켜, 긴장하면 얼굴이 금방이라도 풀을 먹인 것처럼 빳빳하게 굳고 만다고 표현했을까. 그런 그가 섹스 표현 잘하기로 유명한 작가라는 건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그런데 놀라운 건, 그 역시 섹스에 관한 표현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그것을 통해 많은 사람들과 꿈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그것을 극복했다고 한다. 그리고 나아가 섹스는 자신의 본능에 굴복하지 않으면서 제어할 수 있는 아이템과도 같다고 보았단다.  솔직히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만, 그렇다면 그는 섹스 표현 조차도 소설을 완성하는데 중요한 재료였다면 그만의 스타일을 구축해 갔을 것이다.

 

 그렇다면 하루키가 말하는 작가는 과연 무엇일까? 그는 말한다. '소설가는 많은 것을 관찰하고, 판단은 조금만 하는 사람'이라고. 그리고 나는 그것에 동의한다. 관찰은 하루키 문학 인생의 출발점과 같다고 했다. 어둠과 지하, 그리고 통로는 하루키 작품의 주요 모티프며,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사람의 진짜 모습, 그 보이지 않는 것을 말하는 것이고, 사람이 진정 구원받기 위해서는 홀로 어둠의 깊숙한 부분까지 내려가지 않으면 안 된다고 했다. 그래서 그의 작품 속 주인공들은 각자가 느끼는 공포를 인정하고 그것을 직시하면서 상실, 상처, 고독, 혼란 등을 헤쳐나가는 사람들이라(206P)고 했다.   

 

 

하루키 자서전이나 평전이 나오기를 기대하며...

 

 하루키는 자신을 자주 고양이에 비유하곤 했다. 그건 실제로 그가 고양이를 좋아하고, 도도하고 관찰하기 좋아하며, 낮가림이 있는 습성 등을 들어 그렇게 말한 것이다. 그가 소설가가 된 것도, 처음엔 시나리오 작가가 되려고 했단다. 하지만 시나리오 작가는 팀 작업을 해야한다는 것을 알고 포기하고 혼자 작업하기 좋은 소설을 택했다고 하니 그가 고양이의 습성을 가졌다는 건 확실히 맞는 말이긴 한 것 같다. 그래 가지고 한때 재즈 카페를 운영했다는 건 역시 미스테리고. 확실히 그는 미워할 수 없는 사람임에 틀림없다.

 

사실 이번 독서는 나름 하루키를 가까이 느낄 수 있게 해 줘서 좋기는 했다. 그리고 하루키와 인터뷰 한 번 하지 않고 순전히 그에 대한 자료만을 가지고 이만큼 썼다는 것이 대단하다 싶기도 하다.  그런데 그것이 또한 이 책을 읽으면서의 아쉬움이다. 물론 하루키의 성격상 아무에게나 곁을 내줄리는 만무할테니 인터뷰는 접고 시작한 작업이었겠지. 그에 관한 모든 책을 다 읽고 각 키워드에 따라 책을 쓴 저자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하지만 하루키 스타일이라고 해놓고 뭔가 촛점이 조금은 안 맞은 것도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얼핏 보면 무슨 하루키를 재조명하면서 자기계발류의 책처럼도 느껴지니 말이다. 그래서 어찌보면 작가가 되려고 하는 사람에게는 용기를 주기도 하겠지만 왜 순수하게 하루키를 조명을 하지 못했을까? 하루키 스타일이라면서 스타일에 대해 좀 더 파고들었어야지 그 키워드란 또 뭐란 말인가? 조금은 산만한 느낌도 들었다. 그래도 뭐 워낙 하루키를 좋아한다면 저자에겐 나름 의미있는 작업이었을 것이다.

 

하루키도 이제 60이 넘었다. 그가 과연 자서전을 쓸까? 그의 독특한 성격으로 봐선 안 쓸 것도 같다.  또한 워낙에 많은 책에서 자신의 삶을 주저리 주저리 늘어 놓았으니 겸손한 의미에서 자서전이라고 따로 쓸 게 없다고 할런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누군가는 그의 평전을 써야하지 않을까? 뭐 평전은 꼭 그 사람이 죽었을 때나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미 움베르코 에코의 평전이 나와있지 않은가? 그는 그 사실에 대해 정작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왠지 살았을 때 평전이 나오면 이제 글은 그만 쓰라는 건가? 오해할 수도 있을 것도 같다. 그는 아직도 쓸 이야기가 많다지 않은가? 그렇다면 지금으로선 그에 대해 알고 싶으면 문학론에 관한 책을 읽어보는 것이 좋을 듯 싶다.    

 

아, 지금 고개를 돌려 시계를 보니 오후 2시가 조금 못된 시각이다. 이 시각이면 하루킨 뭘하고 있을까? 책에 나와 있는대로라면, 번역을 하고 있거나, 어느 중고 음반 가게를 기웃거리고 있으려나? 그가 더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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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0-23 14: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3-10-24 10:18   좋아요 0 | URL
ㅎㅎ미안해요!^^

페크pek0501 2013-10-23 16: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책도 있는 거예요?
하루키를 좋아하는 독자에게 관심 끌만한 책이네요.
저는 하루키에 관심이 있다기보다 독자들이 좋아하는 작가에 관심이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을 읽어 볼 만한 것 같아요.

님의 책 소개 글로 많이 팔릴 것 같은 예감이 들어요.
님의 리뷰를 읽으니까 저도 사고 싶어지니까 말이죠.^^





stella.K 2013-10-24 10:13   좋아요 0 | URL
저도 하루키를 그렇게 많이 좋아라 하지는 않는데
분명 끌리는 작가인 것만큼은 사실인 것 같아요.
저자가 나름 글을 잘 쓰긴 했는데 하루키 스타일을 말하고자
했다면 하루키의 라이프 스타일을 썼어야 맞는 것 같은데
뭔가 촛점이 좀 아쉬웠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하루키의 작품 보다 이런 책이 더 많이 끌리는 것도 사실이라
뭐 갖고 있으면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cyrus 2013-10-23 1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주위에는 하루키 에세이에 열광할 정도로 읽는 지인이 있는데, 저는 아직도 하루키 스타일에 그렇게 끌리지 않더라고요. 이 글 읽으면서 느낀건데요, 아마도 빠르면 5년 안으로 하루키 평전이나 자서전이 출간될꺼 같은 예감이 드네요

stella.K 2013-10-24 10:16   좋아요 0 | URL
오랜만이야. 하루키에 대해선 나도 동감이야.
근데 이 사람은 워낙 독특해서 자서전을 쓸까 싶기도 해.
나중에 평전은 나오겠지.
요즘 부지런히 글을 올리고 있더라. 짱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