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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이 들어간다 음식이 입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소화는 시작된다. 입안의 혀와 볼 근육은 타액을 만들고, 치아는 그 타액과 음식을 함께 분해한다. 타액에 들어있는 수분과 점액은 음식물을 적시고, 윤활유를 형성해 목구멍 속으로 부드럽게 들어가도록 한다. 음식으로 칭하는 모든 것들은 이들에 의해 무참히 작아지고, 씹힌다.
위는 예민하다 음식, 특히 단백질이 위에 도착하는 순간 위장은 '가스트린'이라는 호르몬의 분비를 촉진시킨다. 이때 염산, 소화 효소, 점액이 들어있는 위액의 분비를 자극해 음식을 반갑게 맞이한다. 입에서 분해된 것보다 더 잘게 분해한다. 참고로 위액 분비량은 적어도 1.2∼1.6ℓ이며, 음식물이 위에 머무는 시간은 평균 3∼4시간이다.
위는 여성스럽다. 성격이 민감하고 까다로워서 유쾌한 기분으로 식사를 하면 위액의 분비가 원활히 이루어지지만 신경 쓰고, 우울한 상태에서 식사를 하면 위 근육 운동이 저하되어 위액 분비가 줄어든다. 특히 스트레스를 받거나 긴장 또는 흥분해 있는 상태에서 식사를 하면 위의 수축이 격렬해지고 위액 분비가 3배까지 증가한다. 이런 위산 과다 분비에 의해 점막이 헌 상태인 위염과 점막하층에까지 상처가 깊으면 생기는 위궤양을 일으킬 수 있다.
소장의 소화를 돕는 것은 소장은 음식물을 소화하고 흡수하는 중요한 장소이다. 일부 소화된 음식물의 일부가 소장에 들어오면 위에서 산성화된 음식물을 중화시키는 중탄산염이 분비된다. 또한 소장의 표면적을 융모와 소융모가 넓혀 줌으로써 소장벽을 통하여 영양소의 흡수를 쉽게 해준다. 참고로 소장의 소화흡수 면적은 300㎡, 소장의 길이 6∼8m, 직경 4cm, 장액 분비량이 2.4ℓ에 이른다. 소장으로 분비되는 효소는 췌장효소와 장액소화효소로 나뉜다. 췌장효소는 단백질 소화효소, 탄수화물 소화효소, 지방 소화효소이며, 장액 소화효소는 단백질 소화효소, 탄수화물 소화효소 등이다. 소화효소라는 것은 소장에서 흡수되는 영양소를 말한다.
할 일 많은 췌장 위의 안쪽과 척추의 앞쪽 사이에 옆으로 비스듬히 누워있고, 길이는 15㎝, 무게는 100g이나 되는 췌장.. 하루에 1ℓ 정도의 소화액을 만들어 췌관을 통해서 십이지장에 20여 가지의 소화효소를 분비한다. 약알칼리성인 췌장액은 위에서 산성으로 변한 음식물을 중화시켜 영양소 흡수를 담당하는 소장벽이 상하지 않도록 한다. 췌장의 또 다른 중요 기능은 체내의 혈당 농도를 조절하는 호르몬인 인슐린과 글루카곤을 생산, 분비하는 것이다.
소화의 마지막 단계 대장의 길이가 1.5m이며, 맹장, 결장, 그리고 직장으로 구분된다. 장벽에는 융모가 없어 소화작용이 일어나지 않는다. 대장에는 100여 종에 이르는 미생물들이 존재하는데 그 중에 대장균이 가장 많다. 이들 미생물에 의해 소장에서 소화와 흡수가 안 된 음식물이 발효되어 휘발성 지방산과 수소, 탄산가스 등을 생성한다. 소화되지 않은 단백질도 역시 이들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어 똥 냄새 나는 물질로 바뀐다. 음식물이 대장까지 이르는 시간은 평균 18시간 정도이며, 음식물 섭취 후 배변이 되기까지의 시간은 약 30∼120시간 정도가 걸린다.
음식은 꼭꼭 씹어먹자 길을 가다가 떡볶이가 먹고 싶다는 생각만 해도 뇌에서 식욕중추가 작용해 소화액을 분비시킨다. 그러면서 나도 모르게 입안에 침이 도는데 이것은 떡볶이가 들어오기도 전에 위에서 소화하겠다는 입장을 보인 것이다. 그러다가 떡볶이가 내 눈앞에 보이면 위는 더욱 적극적으로 위액을 내보내 떡볶이를 유혹한다. 유혹에 못 이겨 떡볶이를 먹기라도 한다면 이때는 정말 꼭꼭 씹어먹어야 한다. 왜냐면 위가 떡볶이를 너무 강하게 끌어들여 덜 씹고 위로 내려보내면 갑자기 큰 것이 들어와 위가 놀라기 때문이다. 배가 고플수록 천천히, 꼭꼭 씹어먹으라는 소리가 다 위를 놀라게 하지 말라는 말이다.
체했다 싶으면 음식이 소화되는 길이 막히면 흔히들 체했다고 말을 한다. 한방적으로는 체했을 때 신체의 끝, 다시 말해 기(氣)가 끝나고 시작되는 손과 발의 말단을 바늘로 따주면 정체됐던 혈액이 정상적으로 다시 운행되기 때문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손을 따면 검은 피가 나오는 것은 기(氣)의 체함과 피(血)의 체함이 서로 상호 작용을 일으키면서 죽은피가 형성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한 체했을 때 탄산음료를 마시거나 무를 씹어 먹는 경우가 있는데 탄산음료를 마시는 것은 트림효과가 있기 때문이고, 무를 먹는 것은 체한 상태로 위에서 썩은 음식물이 내는 열을 차가운 무의 성질이 식혀주는 작용을 해서 그렇다. 하지만 찬 것을 먹는다고 체한 데 모두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 등을 때리는 식의 자극을 주는 것도 체한 데는 도움이 된다. 약한 자극을 받고 있는데 거기에 강한 자극을 주면 약한 자극이 사라지기에.
소화가 잘 안 되면 꺼∼억 식사를 하고 난 후 습관적으로 트림을 하는 사람은 만성소화불량에 걸린 사람이다. 트림이 나오는 것은 내려가야 할 음식이 정체되어 다시 위로 역류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트림은 소화가 잘 됐다는 증거가 아니라 잘 안 되고 있다는 증거이다. 트림이 계속 습관적으로 나오는 사람은 음식이 정체되지 않도록 한약을 먹거나 나오는 트림을 참음으로써 습관을 고치는 수밖에 없다. 트림을 참는다고 해서 소화에 문제 될 것은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배부르고 졸리다 음식이 들어가면 소화기능이 작동해 혈류량의 일정부분과 장기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배 쪽으로 집중이 돼 머리로 가야 할 혈류량이 적어진다. 때문에 뇌는 산소가 모자라게 되고 졸음은 몰려오는 것이다. 식사를 많이 할수록 식곤증은 더해만 간다. 만약 오후에 중요한 일이 있다면 점심식사를 조금만 하자. 졸음이 몰려올 때 물구나무를 서 배에 몰렸던 혈류량을 머리로 가게 하거나, 시원한 바람을 쐬 뇌에 산소를 넣어주면 순간적인 졸음을 쫓아 버릴 수 있다. 또한 졸릴 때 입을 쫙 벌려 하는 하품도 순간적으로 뇌에 바람이 들어가 기 때문에 잠을 잊은 그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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