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水巖 > 음식이 곧 처방이다 - 식료찬요 번역


음식이 곧 처방이다


조선조 초기에 지어진 우리나라 최고의 식이요법서 ‘식료찬요(食療纂要)’가 최근 한글로 전문번역됐다.

이 책에는 음식을 통해 질병을 예방하고 치유한다는 우리 조상의 지혜가 스며있어 최근 ‘웰빙 바람’과도 맥이 닿아 있다. 번역자인 김종덕 사당한의원 원장은 서문에서 “현대사회에서는 원천기술이 중요한데 우리나라 최고의 식이요법서인 이 책이야말로 우리나라만이 가능한 원천기술”이라며 “우리 고서를 제대로 읽고 우리 것으로 만드는 것이 곧 세계적인 경쟁력”이라고 밝혔다.

전문 번역본은 농촌진흥청 도서관 홈페이지(http://lib.rda.go.kr)에서도 볼 수 있다.

#정력

몸을 따뜻하게 보하고 남성의 생식능력을 키우려면 누런 개의 살코기를 적당히 찌거나 삶아 자주 먹으면 좋다. 성생활을 도와주고 정자(수)를 채워주려면 양념 넣은 개고기를 삶아 익힌 뒤 공복에 먹으면 효험이 있다. 이때 마늘과 같이 먹지 말아야 하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양기를 더욱 세게 하고 허리와 무릎을 따뜻하게 하려면 참새고기를 수시로 먹는다.

#풍

중풍에 걸려 말을 하지 못하면 콩을 삶은 다음 그 즙을 엿같이 달여 먹는다. 풍으로 얼굴이 부어 오르면 파를 잘게 썰어 달여 먹거나, 국이나 죽으로 만들어 먹으면 좋다. 검은 참깨를 볶아 먹으면 풍이 생기지 않고, 풍을 앓던 사람도 매일 먹으면 걸음과 말이 단정해진다. 가물치를 회로 먹거나, 부추를 갈아 즙을 내 복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감기 및 천식

감기로 오한이 나면 파를 잘게 썰어 탕으로 끓여 먹거나 또는 국이나 죽으로 만들어 먹는다. 흰 멥쌀을 삶아 묽은 죽을 만들고 소엽(蘇葉·차조기의 잎) 28잎과 동전 크기로 자른 생강 14조각을 같이 넣고 삶아 뜨겁게 해서 먹어도 된다.

해소가 나고 가슴이 답답하며 가래가 끓으면 잉어 1마리를 회로 만들어 생강과 식초를 넣어 먹는다. 기침과 딸국질에는 구관조 고기를 구워서 먹거나 국으로 끓여 먹으면 된다. 갑자기 기침이 나면 배 1개에 구멍 50개를 내고 구멍마다 산초 1개씩 넣고 밀가루로 싼다. 뜨거운 재에 구워 익으면 산초를 빼고 먹는다.

#비위(脾胃)

비(脾·지라·위의 왼쪽 뒤에 있는 내장의 하나로 노폐한 적혈구를 파괴하는 역할을 함)를 튼튼하게 하려면 돼지의 혀에 양념을 한 뒤 삶아 그 즙을 마시면 된다. 비위가 허약하면 붕어 반근을 회로 만들고 끓는 된장 국물에 넣어 익힌 뒤 후추, 말린 생강, 귤껍질가루 등을 넣어 공복에 먹으면 효과가 있다.

구토를 자주 하면 밀가루에 계란 흰자 4개를 넣어 잘 반죽해 가래떡을 만들고 푹 삶아서 된장국에 넣어 공복에 먹으면 좋다. 헛구역질이 나면 양유(洋乳) 1잔을 따뜻하게 해 공복에 마신다. 체했을 때는 홍합을 불에 삶아 즙이 끓어 나오면 먹는다. 장을 튼튼히 하고 설사를 멎게 하려면 곶감을 쪄서 부드럽게 해 먹는다.

설사에는 마른 새앙(생강의 일종) 가루를 미음에 넣어 공복에 복용하고, 차가운 것을 많이 먹어 이질이 생기면 가리맛(맛조개)을 구워서 먹는다.

#요통

허리와 다리가 아프면 신선한 검은 참깨 1되를 향기가 나도록 볶아 절구에 찧은 뒤 하루에 1큰되가량 먹는다. 1말 정도 복용하면 큰 효험을 볼 수 있다. 부종이 다리부터 시작해 배까지 차오르면 돼지 간 1개를 잘게 자른 뒤 삼베로 묶고 식초로 씻어 마늘에 버무려 먹는다. 손발이 저리고 아프며 약간 붓는다면 검은 참깨 5되를 볶아 분쇄하고 술 1되에 하룻밤 담가 적당량 마시면 좋다.

#눈·귀·코 등

먼거리를 보기 힘들면 껍질 벗긴 돼지 간 1개를 잘게 썰고, 파의 밑동 한 줌을 뿌리를 제거하고 잘게 자른다. 된장 국물에 넣고 끓여 국을 만든다. 익으려고 할 때 계란 3개를 깨뜨려 넣어 먹는다. 간장이 허약해 눈이 침침해지면 오골계의 간 1개를 잘게 절단하고 된장 국물에 쌀과 같이 넣어 국이나 죽으로 먹으면 효과가 있다.

콩팥이 허약해 이롱(耳聾·소리를 잘 듣지 못하는 증상)이 오면 사슴 콩팥 2개를 기름과 껍질을 제거하고 자른다. 멥쌀 3홉과 함께 된장 국물에 넣어 끓여 죽을 만들고 양념을 넣은 뒤 먹으면 좋다. 이롱과 함께 냄새를 잘 맡지 못하면 곶감 3개를 잘게 자르고 멥쌀 3홉을 준비한 다음 곶감 국물에 죽을 끓여 공복에 먹으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생선뼈가 걸리거나 입안이 헐으면 사탕 1덩어리를 입에 물고 있으면 낫는다.

#변비

율무 1되를 가루로 만든 뒤 물 2되에 율무가루 2숟가락씩 넣고 삶아 죽으로 만들어 먹으면 변비에 좋다. 검은 참깨 1되, 흰 꿀 1되를 고아 서로 합한 다음 상시 복용해도 좋다. 대장과 소장을 튼튼하게 하려면 고수나물을 수시로 먹는 것도 방법이다.

소변이 시원치 않으면 닭의 창자 1개를 잘라 고깃국으로 만들어 먹는다. 밤에 소변을 자주 보는 경우라면 호두를 약한 불에 통째로 익힌 다음 잠자리에 들기 전 따뜻한 술과 함께 씹어 먹으면 증상을 없앨 수 있다.

치질에는 큰 노루고기를 데친 다음 꺼내 생강, 식초를 넣어 복용한다. 뱀장어 2근을 잘게 잘라 솥에 넣고 술 3잔을 넣어 삶아 먹어도 된다.

#부인병 및 소아병

산부의 젖이 나오지 않으면 소의 코로 국을 만들어 공복에 3~4차례 복용한다. 노루고기로 고깃국을 만들어 먹어도 좋다. 그러나 이때 부인이 이를 알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젖이 많이 나오게 하려면 멧돼지 기름을 정련한 뒤 1숟가락을 술 1잔에 타서 하루 3번 먹는다. 산후 부인의 기와 혈을 치료하려면 굴을 삶아 먹인다.

임신중 입덧, 구역질을 치료하려면 모과 큰 것 1개를 썰고 꿀을 준비해 물에 같이 넣고 모과가 문드러지도록 삶는다. 잘게 갈아 밀가루 적당량을 넣어 잘 반죽하고 얇게 펴서 장기알 크기로 자른다. 이것을 오랫동안 끓인 맹물에 넣고 삶아 매일 공복에 그 즙을 먹으면 좋다.

유산기가 있으면 잉어를 삶아 탕을 만들어 먹는다. 파의 밑동을 적당량 넣고 진하게 삶은 즙을 마셔도 효험이 있다. 어린이가 열이 나면 계란 3개와 흰색 꿀 1홉을 섞어 복용한다. 아이가 놀랐을 때는 여우의 창자와 위로 고깃국을 만들어 먹인다.

#기타 질병

술마신 뒤 열을 가라 앉히고 갈증을 그치게 하려면 굴에 생강과 식초를 넣어 날로 먹는다. 배추 2근을 삶아 국을 만들어 마셔도 효험이 있다. 술이 깨지 않으면 배추씨 2홉을 잘게 갈은 뒤 물 1잔에 타서 나눠 먹는다.

부종이 나면 율무 1되를 가루로 만들어 물 2되에 율무가루 2 숟가락씩 넣고 삶아 죽으로 공복에 먹으면 효험이 있다. 부종과 함께 소변이 시원하게 나오지 않으면 쇠고기 1근을 쪄서 생강과 식초를 넣어 먹는다. 코피가 나면 밀가루를 냉수에 타서 복용한다. 남녀의 하초에 습열이 생기고, 피오줌이 나오며 생식기가 아프면 삼씨 1되를 물에 넣고 갈아 그 즙을 2되 짠다. 여기에 쌀 3홉을 넣고 삶아 죽을 만들어 파, 산초를 넣고 다시 푹 삶아 공복에 복용하면 효험이 있다.

〈박성휴기자 songhue@kyunghyang.com


최종 편집: 2005년 01월 31일 16:3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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