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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조직은 왜 이럴까? 도대체 현장의 목소리는 듣지 않고, 윗사람들은 겉도는 결정만 내리고. 다른 회사는 안그렇던데…” 수많은 직장인들이 이같이 자신이 속한 조직의 의사소통 문제에 답답함을 느낄 것입니다. 그런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딱 공감할 영화가 일본 영화 '춤추는 대수사선'입니다.일본 최고의 인기배우라는 오다 유지가 주인공으로 나온 이 영화의 줄거리는 현장을 무시하는 경찰 수뇌부, 부하의 영수증까지 훔쳐 자신이 쓴 돈을 경비처리하는 경찰서 중간간부, 그리고 경찰간부들이 현장을 무시하는 것에 불만을 품고 투덜대고, 때론 화도 내면서 근무를 하는 일선 경찰들이 유괴 사건을 푸는 것입니다. 영화에서 경찰 수뇌부는 현장의 소리는 무시하고 자기나름대로 상상을 해서, 사건을 풀어갑니다.

당연히 정확한 실상과는 동떨어진 수사를 하게 되고요. 이른바 일본판 범죄 매니아(오다쿠)들이 재미삼아 한 유괴사건을 별의별 각도로 해석을 하면서 수사를 하지요. 거기다가 '줄기차게 경비절감'을 외치는 중간간부들까지. 어쩌면 우리조직과 너무 닮았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될 것입니다. 사실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뤄지는 조직은 거의 없는 듯 합니다. 오죽하면 조직내 의사소통이 커뮤니케이션학의 주요 테마중 하나가 됐겠습니까? 의사소통은 경험, 출신, 배경이 다를수록 더 하기 힘들며, 이런 것을 깨기위해서는 뭔가 획기적인 공유 체험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 춤추는 대수사선, 2000 >

< Remember The Titans, 2001 >

흑인 미남배우 덴젤 워싱턴이 주연, 미국에서 크게 힛트했으면서도 국내에서는 힛트하지 못한 '리멤버 더 타이탄(Remember the Titans)'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아마 한국인에게는 그런 체험이 많아서 그런지, 별 감흥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영화는 1971년, 미국 버지니아 주 알렉산드리아라는 마을이 배경입니다. 백인과 흑인학교의 통합으로, 통합고교에 미식축구팀 타이탄이 생기는데, 백인과 흑인 학생이 물과 기름이라 제대로 팀이 굴러가지 않습니다. 이때 주인공 덴젤 워싱턴(허만 분이라는 이름으로 나옵니다)이 팀을 맡아서 백인과 흑인을 구분하지 않고 엄청 '굴리면서'

연습을 시킵니다. 그러다보니 백인과 흑인라는 간극보다는 체험을 공유(共有)했다는 동류의식이 싹트고 단합해서 좋은 성적을 내게 됩니다. 이 영화는 미국 경영대학원의 리더십 교재로도 많이 사용되는데, 저는 한국의 군대체험과 조직내 커뮤니케이션을 엮어서 발표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사실 학력도 지역도 직업, 생활수준도 다른 사람들이 단기간에 가까와 지는 것은 훈련소로, 똑같은 조건에서 '구르다'보니 공감대도 커지고 벽도 허물어지게 됩니다. 유격장에 가면서 거의 탈진한 상태에서 눈물흘리며 '어머니 은혜' 같이 부르면, 다른 훈련병과의 간격은 금방 없어집니다.

 

이 때문에 의사소통을 부드럽게 하기 위한 수단으로 하루라도 아니면 몇시간이라도 업무를 바꿔보는 것이 도움이 확실히 되는 것 같습니다. 신문사의 경우 오전 10시쯤이면 각부 부장들이 모여 회의를 하면서, 9시30분쯤 기자들이 보낸 각종 보고를 토대로 어떤 기사를 지면에 배치할지를 논의합니다. 그런데 제가 가끔 부장회의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몰랐는데, 부장회의에 들어가다보니 이런 식으로 아침에 기자들이 보고를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잠시 롤(Role)을 바꿈으로서 상대방의 업무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 것지요. 일종의 공유체험이라고

< Remember The Titans, 2001 >

나 할까요. 또 조직내에서 이야기 할 때, 모두가 원하지 않지만 상대방이 어떤 것을 원한다고 지레짐작, 결국 모두가 원하지 않는 일을 하고야 마는 경우도 많은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을 미국의 조직이론가인 제리 하비는 '아빌런 역설(Abilene Paradox)라는 이름을 붙였더군요. 하여튼 조직내 의사소통은 어떤 조직이든 큰 고민꺼리가 아닌가 합니다. 마지막으로 의사소통전문가들이 제시한 동맥경화에 걸린 조직의 의사소통 패턴을 정리해 드립니다. 한번 진단해 보시지요.

 

① 조직구성원들은 문제가 생기면 피할 궁리만 한다. 무슨 핑계를 대서라도 회의에 빠지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② 조직구성원들이 상사나 조직내 다른 그룹을 집중적으로 비난한다. 친한 사람들끼리만 만나면 상사는 무능한 것으로 찍히지만, 상사앞에서는 아무런 얘기도 못한다.

③ 친한 사람들끼리 모이면 '이렇게 되야한다. 이런식이 되야 한다'고 하지만 막상 이런 문제가 공식화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④ 자신들이 생각하기에 문제가 있다고 여기는 타부서 사람을 만나 회의를 할 경우, 오히려 입장을 누구러뜨리고 좋은 말만 한다. 그러고는 나중에 후회를 한다.

⑤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는 잘 성사되지 않고, 오히려 더 나쁜 상황만 생긴다.

⑥ 다른 조직에 속한 사람들이 훨씬 더 행복하고 효과적이며, 잘 지내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출처:고종원, 경영의 베스트 프랙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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