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황후 삽화 첫 공개

유석재기자 karma@chosun.com
입력 : 2005.01.13 17:51 22' / 수정 : 2005.01.14 05:18 48'

명성황후(明成皇后·1851~95)를 직접 보고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일본인 화가의 삽화가 발견됐다.

지금까지 명성황후 본인 여부가 불투명한 인물 사진과 초상화 말고는 직접 명성황후를 보고 묘사한 그림이나 사진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태진(李泰鎭) 서울대 국사학과 교수는 13일 최근 일본 도쿄의 고서점에서 입수한 일본 잡지 ‘풍속화보(風俗畵報)’ 제84호에 실린 삽화를 공개했다. 1895년 1월 25일 동양당(東陽堂)이 발행한 이 잡지에 실린 삽화는 고종(高宗)과 명성황후가 일본공사 이노우에 가오루(井上馨)를 접견하는 모습을 전하고 있다.


▲ 1894년 12월 고종과 함께 일본 공사 이노우에 가오루를 접견하는 명성황후의 모습이 담긴 일본화가의 삽화. 1895년 1월 발행된 일본 잡지‘풍속화보’에 수록된 것으로, 명성황후를 현장에서 직접 본 뒤 모습을 그린 스케치는 이번이 처음이다.
삽화 속 장면은 황후가 시해되기 1년 전인 1894년 12월 8일의 일로, 삽화 위에는 ‘왕과 왕비가 우리 공사의 충언(忠言)에 감동해 비로소 개혁 단행의 실마리를 깨치는 그림’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으며, 일본인 화가 이시즈카(石塚空翠)의 서명이 있다. 삽화 속 고종은 황후 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고 이노우에의 시선도 황후를 향하고 있어, 당시 명성황후와 이노우에 두 사람이 주로 대화를 했고 고종은 경청했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이 같은 장면은 명성황후의 당시 정치적 위상을 보여주는 것으로, 삽화의 현장성을 높이고 있다.이 교수는 이와 관련, “명성황후는 좀처럼 공식 석상에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에 이날 접견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라며 “복식과 배경 묘사가 매우 세밀해 이노우에를 따라간 화가가 현장을 직접 그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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