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랑 신부의 첫날 밤의 잠은 '꽃잠'
하늘연못
서울=연합뉴스
신랑 신부가 맞는 첫날 밤의 잠을 우리 토박이말로 무엇이라고 할까. 듣기만 해도 고운 ’꽃잠’이라고 한다.
불안 때문에 깊이 들지 못하는 잠은 ’사로잠’, 외양만 차리고 실속이 없는 사람은 ’어정잡이’, 못된 짓을 하며 마구 돌아다니는 사람은 ’발김쟁이’라고 부른다.
또 조금도 빈틈이 없이 야무진 사람은 ’모도리’, 제멋대로 쏘다니는 계집아이는’뺄때추니’, 여러 남자와 잠자리를 같이 하는 여자는 ’계명워리’라고 한다.
’강다짐’은 국이나 물없이 먹는 밥, ’매나니’는 반찬없이 먹는 밥, ’다모토리’는 소주를 대포로 파는 집, ’풋바심’은 덜 익은 벼나 보리를 지레 베어떨거나 훑는일을 뜻한다.
의식주나 생활도구 등 사람의 세상살이나 자연환경에 깃든 우리 순수 토박이말4천793가지 어휘와 그 뜻을 풀이한 ’재미나는 우리말 도사리’(하늘연못刊)가 출간됐다.
책은 ’생활속으로’, ’세상속으로’, ’자연속으로’, ’사람속으로’, ’언어속으로’등 모두 5개 부문으로 나누어 이제껏 모르기에 올바로 써보지 못한 생소한 토박이말들을 친근하게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의 제목에 쓰인 ’도사리’는 익거나 자라는 도중에 바람이나 병 때문에 떨어진 열매나 과실, 혹은 못자리에 난 어린 잡풀을 가리키는 순우리말이다.
저자 장승욱씨는 연대 국어국문학과를 나와 언론사에서 기자로 일하다 지금은이런저런 글을 쓰며 살고 있다. 산문집 ’경마장에 없는 말들’, ’토박이말 일곱 마당’, ’국어사전을 베고 잠들다’ 등을 펴냈고, 2003년 한글문화연대 선정 제1회 우리말글작가상을 수상했다.
529쪽. 1만5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