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그 시작은 [소나기]에서 부터 일것이다. 소녀와 소년의 로망스에 대한 유별난 애착. 그래서 [소나기]는 말할것도 없이 [동백꽃]을 얼마나 읽어댔던가. 내게 있어 "어림"에 대한 향수는 순수함과 수줍음을 함께 담고 있어야 한다. 뭐 절대적인건 아니다. 때로는 영화 <작은 사랑의 멜로디>처럼 앙큼하고 저돌적이어도 좋다. 이 부분은 영화 <와니와 준하>에서 두 주인공의 어린시절을 애니메이션으로 연출한 부분이다. 순정영화를 표방하면서 개봉한 영화 <와니와 준하>는 별로 빛을 보지 못했다. 그래서 우리나라 애니메이션 중에서 보기 드물게 수작인 이 부분 역시 함께 묻혀 버린 듯해 참으로 아쉽다. 마치 나의 기억의 한 조각을 떼어다 만든 듯한 착각을 일으킬 만큼 영상은 반가움으로 가득하다. 쉴새없이 말썽을 일으키는 개구쟁이들, 백원에 5분씩 태워주시던 목마 아저씨, 끝없이 이어지던 구불구불한 골목길들... 한참 쫓아 다니다 보면 어느새 10살적 나와 만나게 될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