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두까기 인형' 코믹-위트…
'고전'이란 편견을 버려!

'차이코프스키의 클래식 음악과 환상적인 상상력이 가득한 고전 발레, 매년 연말을 장식하는 단골 레퍼토리….'

'호두까기 인형'하면 언뜻 떠오르는 일반적인 생각이다. 하지만 세계적인 안무가 매튜 본의 댄스뮤지컬 '호두까기 인형'은 이런 고정관념을 무참히 깨뜨리는 작품이다.

물론 동명의 고전 발레와 같이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을 그대로 사용한 점은 다를 게 없다. 하지만 성탄 시즌과 무관한 개막 시점은 물론, 화려한 크리스마스 파티로 여는 첫 장면도 칙칙하고 우울한 고아원을 배경으로 시작해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또 노래, 대사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 점과 배우들의 목소리 대신에 '몸짓'을 통해서만 객석에 의미를 전달하는 점도 발레와 일맥상통한 대목. 하지만 좀 더 주목받는 부분은 코믹과 위트다. 고전 발레가 다소 무겁고 어렵게 느껴지는데 반해, 이 작품은 어린이들까지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 남녀노소에게 동화적인 판타지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호두까기 인형이 멋진 근육질의 소년으로 변하고, 고아원이었던 무대가 갈라지며 푸른 창공으로 바뀌며, 사탕과자 나라에 등장하는 봉봉 왕자와 슈거 공주와 같은 재미난 캐릭터까지 시종일관 관객의 눈을 자극했다. 게다가 정통 발레에서 디스코를 응용한 동작까지 다양한 '신체의 향연'이 객석을 들끓게 만들었다.

하지만 아쉬웠던 점은 댄스뮤지컬이란 장르에 걸맞지 않게 춤의 비중이 다소 떨어진 것. 매튜 본의 안무와 유머는 돋보였지만, 상대적으로 연극적인 요소가 너무 커 '볼거리만 제공하는 안무'라는 비평도 들을 만 했다.

또 다른 아쉬움은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큰 기대를 모았던 클라라 역의 에타 머핏. 연기와 댄스 실력은 명성대로 대단했지만, 12년전의 '초대' 클라라였던 만큼 가녀린 클라라의 이미지와는 잘 어울리지 않았다. 30일까지 역삼동 LG아트센터. (02)2005-0114 

(스포츠조선 서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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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nr830 2004-05-24 2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저 이 공연 무지 보고 싶었는데....
이 공연에 대한 글을 보니 다 좋더라고요
좀 더 나중에 꼭 보고싶어요^^
지금 못 본다는 것이 --;;; 속이 쓰리지만

panda78 2004-05-24 2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흑, 이거 너무 보고 싶었는데, 금새 매진이더군요... Tㅂ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