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과 예배
이반 지음 / 연극과인간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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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내가 이 책을 알라딘에서 주문해서 산 건 지난 여름이었다. 이 책은 어느 한 분야에 충실하게 썼다기 보단 이런 분야가 있다는 일종의 소개서 내지는 입문서란 느낌이 든다.

지금으로부터 한 10년 전쯤 나는 교회의 예배가 달라지고 있음을 목도했다. 그것은 예배 가운데 짧은 연극이 삽입이 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실제로 그 일에 투입이 되서 일을 하기 시작하면서, 이 변화를 어떻게 수용해야할지 꽤 막막해하고 있었다. 이렇다할 자료가 없었기 때문에 거의 맨땅에 헤딩하기 였다.

아마도 이런 예배 방법은 그때까지만 해도 생소한 것이고, 미국 교회 같이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나 가능할 법한 것이라 좌충우돌이 심했다. 그러나 세월은 그 변화를 무색케 했다. 지금은 나름대로 보편화 되었으니 말이다.

그래도 예배와 연극이 무슨 상관이 있단 말인가? 연극에 문외한인 내가 그 일을 시작하면서 처음 알게된 건, 연극이 예배에서 나왔다는 것이다. 그것에 관한 역사적 배경을 이 책에서 다루고 있고 나의 눈을 번쩍 뜨이게만든 건, 그것을 현대에 체계를 잡아 세워나갔던 인물이 스웨덴 출신의 하르트만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희랍극과 중세극 중에서 현대 감각으로 수용할 수 있는 제의적 요소와 전통적인 루터교의 예배의식의 극적 요소의 만남을 꾀해 예배극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극이론을 창조해 내고 예배극 작품을 창작하였다'고 이 책은 소개하고 있다.

그는 또한 인간의 구원의 문제에 천착한 영화감독 잉그마르 베르히만과도 교분이 두터웠다고도 한다. 그의 연극의 특징은 극중 예수역을 직접 등장시키지 않고 그에 상징적인 인물을 세운다는 것도 눈여겨 볼만하다.

교육극에 브레히트가 있고, 부조리극에 사무엘 베케트와 외젠 이오네스코가 있다면 '예배극에 하르트만'이 있었다는 건 내가 이 책을 읽으므로 해서 새롭게 발견한 것이었다.
아직 그의 작품은 우리나라에 소개된 바는 없으나 이 책의 저자는 친절하게도 그의 희곡을 부록으로 소개하고 있어 그의 작품 경향을 아는데 도움을 주었다.

교회에서 나름대로 나와 비슷한 일을 하거나 이 방면에 관심있어 하는 사람이 있다면 한번쯤 읽어 보라고 권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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