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그런 꿈을 꿀 때가 있다. 생각지도 않았는데 책 선물을 받는 것. 실제로 그런 일이 몇 번 있었던 것 같다. 그중 한 번은 확실히 기억이 난다. 전에 hnine님이 해 주셔서 어찌나 놀랐던지? 보통은 받는 사람이 놀랄까 봐 비밀글로 속닥거리곤 하는데 그렇게 받는 선물은 정말 서프라이즈다.ㅋ 

오늘 오전에도 그런 일이 또 한 번 일어나는 줄 알았다. 내 앞으로 예스24발 책이 한 권 도착한 것. 누구지? 나에게 이런 깜찍한 선물을 해 줄리가 없는데. 하며 연신 고개를 갸웃거렸다. 

보내는 이의 이름도 낮설다. 당장 예스24 내 블로그로 가 본다. 거기 쪽지에, "책 받으셨어요? 책이 마음에 드시는가 모르겠어요. 그동안 꼭 한 번은 님을 이렇게 놀래켜 드리고 싶었는데, 놀라셨나요?" 

그러면 난, "어머나, 님이 셨군요! 그럼요. 얼마나 놀라고 설랬는데요. 그렇지 않아도 읽고 싶었던 책인데 넘 고마워요. 잘 읽을게요. 언젠가 저도 원수 갚을 날을 기대하며, 이만 총총..."  뭐 이런 거라면 좋지 않겠는가?  

그런데 웬걸 내가 언젠가 위의 책을 서평 이벤트 한다기에 뭐 될까 싶어 이름만 올리고 까맣게 있고 있었던 것을 당당하게 당첨이 돼 내 품에 안 겼다. 물론 내가 꿈꾸던 그런 쪽지는 없다. 하지만 마냥 기쁘지마는 않다. 채무 의식을 가지고 무조건 읽어야 한다. 그래도 뭐 서프라이즈는 서프라이즈지.ㅜ  

책 이름 못지않게 책이 세련되고 콤팩트하다. 게다가 양장이다. 책값도 만만찮게 비싼편에 속하고. 좋다 뭐. 읽어 준다. 뭐라도 남겠지.  

지금 무척 땡기는 책이다. 꼭 내 얘기를 할 것만 같아서.  

정말 이렇게 해서 잃어버리고 놓쳐버린 사랑의 경험 누구에게나 있지 않을까? 하긴, 그렇다고 마음에 끌린다고 모든 사람을 내 사랑으로 만들 수는 없지 않은가? 사랑하는 일이 얼마나 힘든 일인데... 이렇게 말하면 허허로운 자위일까?  

이 책을 읽는다고 앞으로의 나의 사랑이 서두르지도 않으며 머뭇거리지도 않는 것으로 만들 수 있을런지 그건 잘 모르겠다.  

난 솔직히 사랑에 실패한 이야기는 할 수 있어도 사랑에 성공한 이야기는 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런데 문제는 사랑에 실패한 이야기 조차 자신 있게 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도 찌질해서.ㅠ 

저자가 미국에서 꽤 유명한 인생 상담가인가 보다. 비슷한 제목의 책이 번역된 바 있는데 제목 역시 마음에 든다. <너무 일찍 나이들어버린 너무 늦게 깨달아버린> 어쩌면 내 인생을 대변해 주는 문장 같이 끌린다. 마침 오늘 반값 세일을 한다고 해서 신청해 봤다.  

이 책에 대해 호불호가 조금은 갈리는 것 같은데, 나는 일단 좋을 것 같다에 무게를 둔다. 좀 더 자세한 건 읽어봐야 하는 일이고. 

제목도 제목이지만 부제가 더 징하다. 먹고, 싸우고, 사랑하는 일에 관한 동물학적 관찰기 그나마 저 먹고 다음에 싸고라고 쓰지 않는 것이 다행이랄까? 

내가 징하다고 느끼는 것은 얼마 전 아는 넘하고 대판 싸웠기 때문이다. 사실 싸움은 어떻게 싸워도 후련한 건 없고 오히려 갈증만 증폭시키는 것 같다. 그래서 싸워 놓고도 내가 왜 그때 이런 말로 후려쳐주지 못했을까? 다음 번에 기회가 왔을 때 어떻게 해 줄까를 고민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싸움을 잘하는 것도 인간 살아가는 방법 중 하나는 아닐까 싶다.  

전쟁에 관한 권위있는 저술가라면 <전쟁의 기술>을 쓴 로버트 그린이다. 그는 이뿐만 아니라 권력에 관한 책도 썼는데 모두 훌륭한 책들이라고 할 수 있다. 단 저 <전쟁의 기술>은 번역이 문젠건지 읽기가 쉽지는 않다.  

그런데 녀석이 맹랑한 건, 어떻게 여자인 나를 상대로 싸울 생각을 했느냐는 거다. 그래봤자 질게 뻔한데. 왜냐구? 여자가 언어 감각이 뛰어나다 잖는가? 그리고 남자가 돼 가지고 여자랑 맞장 떠서 뭐하겠다는 말인가?  

어쨌든 이 모든 것에 대한 통찰이 이 책 안에 있는지는 이 또한 봐야 알 것 같다. 단지 내가 생각하는 건 그와 그렇게 될 줄 알았으면, 왜 그렇게 같이 웃고, 밥 먹고, 대화 했는지 모르겠다는 거다. 그렇지 않아도 꼭 이렇게 될 줄 예상했던 건 아니지만 내내 만나면 조심해야지 했는데. 

작가 박범신이 인간에 대해 설파는 잘했다. 그는 말하기를, "사람처럼 추한 것이 없고, 사람처럼 독한 것이 없고, 사람처럼 불쌍한 것이 없고, 그리고 사람처럼 예쁜 것이 없다. 모든 게 영원하다면 무엇이 예쁘고 무엇이 또 눈물 겹겠는가?"라고 했다. 그 글을 읽으니 나도 어지간히 철이 없다 싶다.  

    

나의 지인 중에 번역가가 있는데, 그 분은 이 책의 리뷰에서 먹을 거리에 대한 환기와 더불어 글쓰기에 대한 환기를 느꼈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저자가 평생 글을 써온 사람답게 노련하고 익은 글솜씨를 선사하며, 저자만의 시각이 분명하고 대차다.고 했다. 또한  자료를 모아 책 내는 게 무슨 풍조처럼 되어 버린 마당이라 더 그런 점이 가슴에 닿는다고 했다. 그분이 이렇게 말할 정도라면 관심을 갖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다. 

 

 

 

그는 언제부턴가 TV에서 심심찮게 보는 유명인사가 되었다. 원래 직함은 팝칼럼니스트 겸 연애 코치이기도 한데 영화에도 나름 조예가 깊어보인다.  

나는 오래 전 모 산문에 연애한 연애 칼럼을 즐겨읽곤 했는데 확실히 톡톡 튀는 말솜씨가 일품이다. 

그런데 난 왜 이사람만 보면 웃음이 나는지 모르겠다. 특히 영화 평론가 이동진 씨와 함께 진행하는 <무비'S 토커>를 보고 있도라면 그 잘 웃지 않는다는 나의 혈액형 B형을 확실히 무참하게 만든다. 

특히 이동진 씨가 뭐라하지도 않는데 시작은 기선을 제압할 듯하다 중반도 못 되어 알아서 꼬리를 내린다. 그게 어찌나 웃기던지.ㅎㅎ 

그가 얼마 안 있으면 독자와 티타임을 갖는단다. 어디 다니는 거 엄청 귀찮아 하지만 이 사람 가까이서 지켜보고 싶어 신청했는데 될까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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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14 17: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6-14 17: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6-14 23: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해한모리군 2010-06-14 1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다는 것은과 미각의 제국이 궁금하네요.
어떨까.

stella.K 2010-06-14 21:42   좋아요 0 | URL
박범신 작가를 좋아하신다면 강추입니다.
미각의 제국은 저도 안 읽어봐서 뭐라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술술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인 것 같아요.^^

무해한모리군 2010-06-15 09:27   좋아요 0 | URL
박범신 작가를 안읽어본듯 ^^;;
이번에 도전해봐야겠어요.

blanca 2010-06-14 2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쟁의 기술 ㅋㅋㅋ 제가 읽어봐야 될 것 같아요. 저는 무조건 도망가는 유형이라서요--;; 원래는 다혈질이었다고 하면 그 누구도 안믿을 정도로 겁쟁이가 되버렸어요. 깜짝책선물! 우아..너무 낭만적이다. 저는 누군가 읽고 싶은 책 말하면 사준다고 좀 해봤으면 좋겠어요 ㅋㅋㅋ 다 책을 왜 사서 읽냐고 하는 인간들만 주위에 즐비해서..흑흑.


stella.K 2010-06-14 22:56   좋아요 0 | URL
ㅎㅎㅎ 블랑카님 그거 생각하기 나름이어요.
당장 우리 알라딘에도 책선물 해 주시는 좋은 분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기다려 보세요. 블랑카님이 생각지도 않은 때에 불쑥 행운이 올지도 모르니.ㅋㅋ
저도 싸움은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니예요. 하지만 제가 부당한 건 못 참는 성미라 참다 참다 못 참으면 꼭 짚고 넘어가죠. 전쟁의 기술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닙니다만 그래도 권해 드리고 싶네요. 역사 공부도 할 수 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