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인 1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9
기예르모 델 토로 외 지음, 조영학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6월
평점 :
절판


사실 호러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나름 뱀파이어 이야기는 전에도 접해 본터라, 그 이야기가 가진 서늘한 매혹에 충분히 빠질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아주 오래 전에 본 영화<뱀파이어와의 인터뷰>는 매혹적인 뿐만아니라 철학적이기까지 해 감탄하면서 본적이 있다. 그후 책으로 사서 읽어 보려고 했는데 읽는데는 실패했다. 영화만큼의 감흥이 없었던 것이다. 

올해들어 뱀파이어 영화들이 다시한번 부활한 느낌이다. 그렇지. 뱀파이어어야 그 존재 자체가 몇 세기를 아우르는 것인데 한번만 만들어지고 마는 이야기라면 섭할 것이다. 이것 자체가 문화적 아이콘이 되어 끊임없이 새롭게 재탄생되는건 당연해 보인다. 그래도 나는 호러를 좋아하지 않으니 여전히 선택은 주춤할 것 같다. 

사실 이 책도 나의 도서 목록에서는 열외의 책이다. 그런데 워낙 평이 좋아 호기심에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난 이 작품에 적이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남들이 좋다고 하는 것을 난 왜 매료당하지 못하는 것일까? 

영화 감독이 써서 그랬을까? 각장마다 영상을 보는 듯한 것은 있다. 그런데 워낙 많은 등장인물과 그들의 움직임등을 설명하고 묘사하는데 너무 치중한 나머지 이야기의 몰입을 방해 한다는 느낌이다. 그러다 보니 본론으로 곧바로 진입하지 못하고 빙빙 도는데 질려버렸다.

저자야 이렇게 쓰고 그대로 찍으면 되겠지만 책을 읽는 독자는 뭐란말인가?  

영화에서 첫 3분 내지 5분 동안 관객을 자로잡지 못하면 안된다는 영화적 법칙이 있다. 영화에서 단 몇초만으로도 보여줄 수 있는 것을 문자로 읽어야 하는데 이렇게 장황할 필요가 있는건가? 도대체 이 책이 두 권으로 나올 필요가 있을까? 의문스럽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나의 이런 의문이 의미가 없는 것이 이 책은 총3부작 중 1부에 해당하는 분량이라고 한다. 그러니 내 이런 의문이 얼마나 우문이랴! 

단지 안타까운 것이 있다면 작가가 원래는 영화감독이면서 이 소설을 썼다는 것이다. 

물론 영화감독이 소설 쓰지 말라는 법이야 없지만 뭔가 모를 한계가 느껴진다. 이 사람은 자기식의 소설을 썼지 소설다운 소설을 쓴 것이 아니다. 그나마 2권을 썼을 것으로 보이는 척 호건이 따라붙어 주긴 했지만 1권에서 재미를 못 봤으니 2권을 칭찬해 줄 마음은 그다지 생기지 않는다.(2권을 척 호건이 썼는지 확실하지도 않고)  

게다가 요즘 소설계에서 즐겨 차용하는 영화적 기법에 회의가 느껴진다. 

영화적 기법이란 게 쉽게 말해서 영상적인 이미지를 극대화한 것을 의미하기도 하는데 더불어 허리우드적 구성 요소도 포함하고 있다. 물론 그것을 나쁘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어떤 이야기든 재밌게 색다르게 읽이면 좋은 것 아닌가? 하지만 (아직까지)그런 소설에 문학적 향취를 기대해서는 안되는 것은 아닌가 회의가 느껴진다. 한마디로 "너희들이 문학을 알아?'다. 아, 나는 왜 그놈의 '허리우드적'인 것에 닭살이 느껴질까?  

편집이 문제인 것인지 각장의 처리도 매끄럽거나 일정하지 않으면서 그장 말미에 똥폼잡는 표현들(번역자에게 미안하지만 저자를 생각하면 좀 웃음이 난다. 어차피 태평양 건너의 사람인데 이런 일개의 독자가 비웃었다고 꿈쩍이나 하겠냐만)이란...! 

사람들은 이 책에 열광하고 빨리 영화화 되길 기다리겠지만 난 별로 기대가 되지 않는다. 기존의 고전적 이미지의 뱀파이어의 고혹적인 매력을 안다면 말이다. 고전적 뱀파이어는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아우라가 느껴진다. 그런데 여기선 기계적이며 물리적인 장치가 지나치게 많이 등장한다.   

모르긴 해도 이 이야기는 호불호가 분명하게 갈릴 것이며 영화화되도 별점 두개 반 많아야 세 개 이상 받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아님 말구!) 

영화에서 초반 3분 내지 5분에 관객을 사로잡을 수 없다면 관객의 인내심을 시험한다고 보듯, 책 역시도 마찬가지 아닌가 싶다. 특히 이런 허리우드적 소설일수록. 전체 분량 4분의 1 또는 3분의 1에서 독자를 사로잡지 못했다면 더 이상의 기대를 갖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렇게 평점이 좋은 책에 혼자 냉소하자니 뻘쭘하다. 그냥 나와는 인연이 없는 책이라고 덮어두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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