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속의 의학] 호킹박사 '폭행 논란' 으로 본 문하우젠 증후군
|
|
|
▲ 95년 호킹박사가 재혼할 당시의 모습. |
|
| 영국의 천재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62) 박사가 부인의 상습 폭행에 시달리고 있다는 주장이 잇따르면서 대중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작 호킹 자신은 아내의 폭행설을 부인하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그가 최근 수년간 손목이 부러지고 얼굴이 칼에 베이거나 입술이 터지는 등 잦은 부상으로 병원 치료를 받아온 사실을 들먹이며, 호킹 박사가 이른바 ‘문하우젠 신드롬 바이 프록시(Munchausen Syndrome by Proxy)’라는 아내의 정신질환 희생양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이다.
통상 ‘문하우젠 증후군’으로 불리는 이 질환은 어린이·중환자 등을 돌보는 부모나 간병인 등이 주변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자신이 돌보고 있는 간병 대상에게 끊임없이 상처를 입히는 정신질환을 말한다.
호킹 박사는 스무 살 때부터 앓기 시작한 신경질환인 ‘루게릭병’(근위축성 측색경화증)으로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없어 휠체어에 전적으로 의지하여 살아간다. 그는 지난 95년 자신을 돌보던 간호사와 재혼한 바 있다.
문하우젠 증후군은 정신과 영역에서 주로 아동학대를 다룰 때 논의된다. 미국의 정신과 의사 리처드 아셔가 18세기 모험소설 ‘말썽꾸러기 폰 문하우젠 남작의 모험’에서 병명을 따와 이름 붙인 것으로, 자신이 돌보는 아이를 아프게 해서 병원을 찾아가고 그것을 통해 자신의 보호본능을 대리만족하는 정신질환을 일컫는다. 미국에는 이 같은 어머니로부터 아이를 보호하는 협회도 존재한다.
진단은 골절·출혈·상처 등 아이의 부상이 유독 어머니 등 특정 보호자가 있을 때 주로 집에서 발생하는 양상을 띠고, 보호자를 정신치료할 경우 아이의 상태도 나아질 때 내려진다.
또한 부모나 간병인은 간호사와 같이 의료 지식을 가졌을 가능성이 많은데, 아이 증상의 심각성에 비해 보호자는 예상외로 차분하다는 특징이 있다. 또 아이가 겪을 고통이나 불편을 고려하지 않고 강력한 치료를 선택하는 경향도 보인다.
호킹 박사가 이 경우에 해당되는지는 불명확하나, 어찌 됐든 이 증후군은 질병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보호자에게 2차적인 이득이 있을 경우에 국한된다.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doctor@chosun.com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