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신남 이야기
조한웅 지음, 이강훈 그림 / 마음산책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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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라이터란 말이 있다. 그것은 아마도 비주류 글쓰기 정도가 될 것이다. 이 이야기는 바로 비주류 글쓰기에서 나름 성공한 책이 아닐까 싶다. 요즘엔 그런 책이 뜬단다. 아주 지극히 사적인 이야기를 어떠한 형식이나 사상에 구애받지 않고 부담없이 읽힐 수 있는 책들 말이다.

그래서일까? 나는 이 책을 참 재밌게 읽었다. 사실 뭐, 제목이 시사해 주듯이 어찌어찌하다 결혼 못하고 여전히  독신으로 사는 사람의 시시껄렁한 이야기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이 또 한 둘이어야 말이지. 그래도 처녀가 애를 낳도 이유가 있다는데, 또 듣고 있으면 쏠쏠한 재미가 있다. 왜냐구? 그것은 아마도 동병상련의 마음 때문은 아닐까? 

그래도 독신으로 눌러 있는 건 누구 얘기를 들어도 비슷비슷하다. 아직 인연을 못 만난 것이 전제가 되면서 내가 마음에 있어하는 사람은 딴 사람을 바라보고 있고, 나를 마음에 있어하는 사람은 내 성에 차지않는 이 독신이유설의 만고 불변의 법칙은 누구도 피해가질 않는다. 게다가 이 놈의 경제학적 원리도 독신 탈출의 발목을 잡는 주요한 이유중의 하나가 된지 오래다. 사람으로 태어난 것만으로도 축복 받아 마땅한데 왜 이러저러한 이유에서 독신을 고수해야 하는 것인지 성경 창세기 말씀에 하나님이 사람이 독처하는 것이 좋지 못하다는 말에 위배되도 한참 위배된다.

난 솔직히 독신으로 사는 것이 좋다고 말하는 사람의 말을 거의 믿지 않는다.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둘 중의 하나겠지. 부처님 가운데 토막이거나 카사노바여서 도무지 외로울 틈이 없던가. 물론 연애도 지겨울 때가 있으니 잠시의 브레이크 타임을 틈타 그렇게 말하는 것은 이해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또 그 얘기야?"라고 할지라도 이렇게 까놓고 얘기하는 사람이 오히려 인간적여 좋은 것 같다.   

어쨌거나 이 책은 그렇고 그런 독신남 이야기인데도 재미있다. 어쩌면 이렇게 사적인 이야기가 뜨는 건 관음증 때문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쩌면 지금까지 책을 내는 사람은 선택된 사람들 즉 지식인의 고매한 내용을 담은 권위주의로 무장한 책들에 식상한 반작용인지도 모른다. 도대체 책에서 무슨 대단한 지식을 얻겠다고 그렇게 따분하고 권위주의로만 무장하고 있을 것인가? 솔직히 그런 책들중에 좋은 책이 없는 건 아니지만 한심한 건 무지 한심해서 읽고 있으면 화나는 책도 더러는 있다.

이렇게 언제부턴가 책은 지식습득만으로 읽어야 한다는 권위주의적 독서를 벗어나 유희적 글쓰기와 책읽기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물론 그러므로써 나타나는 문제점이 없으리라고는 생각지 않지만 어차피 모든 것은 상호공존해야 균형이 맞는 것인지라 이 현상을 지금으로선 지켜보는 수 밖엔 없을 것이다.

그래도 이 책 정도면 인디라이터치고는 꽤 읽을만 하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책이란 남의 생각, 남의삶을 엿보는 기능도 있지 않은가? 그렇게 열린 마음으로 읽자면 전혀 무익한 독서라고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더구나 저자는 프리랜서 카피라이터로서 글 줄을 다루는 사람이 그러하듯 책을 맛깔나게 썼다. 어떤 것은 웬만한 단편 소설을 연상케도 한다.

요즘엔 출판이 자유로워져 시쳇말로 개나 소나 책을 낼 수 있는 시대라고는 하지만 어쨌거나 팔리는 책을 써야한다는 것은 기정 사실이므로 막상 내가 이런 인디한 글을 쓴다면 과연 얼마나 읽어줄까 심사숙고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긴하다. 그래도 누군가 책을 내고자 원한다면 좋은 참고는 될 수 있을 것 같다.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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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 2008-08-20 18: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로 안 땡겼는데... 음... 생각 중... ^^*

stella.K 2008-08-21 11:48   좋아요 0 | URL
ㅋㅋ 그럴 수도 있어요. 그냥 킬링타임용 정돈데
또 그러기엔 다소 격조도 있어 보이고 그냥 읽을만 하다고 생각해요.^^

anddy 2008-09-01 1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조한웅의 '낭만적 밥벌이' 도 좋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