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쓴 글인데 뭐가 잘못된 건지 비밀글 카테고리가 되어 올라가지 않았다. 양해 바란다.)

어느새 11월의 마지막 밤이 되었다.

어쩌면, 10월의 마지막 밤은 생각 보다 나쁘지 않을지도 모른다. 아직 우리에겐 한 해를 보내기엔 두 달이나 남아 있다고 스스로를 위로할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11월 마지막은 좀 우울하다. 

우울한 마음에 어제는 본의 아니게 책을 주문하고 오늘 받았다. 사진을 봐서 알겠지만 저 다들 출판된지 좀 오래된 책들이다. 그나마 저 <<책을 짓다>> 정도만 비교적 최근 책이다. 

사실 책은 한동안 사지 않으려고 했다. 근데 저 책들이 말도 안 되는 가격에 중고샵에 나와 있는 것이다. 뭐 오래된 책인만큼 책 상태가 좋을 거라곤 기대하지도 않았다. 그냥 읽고 버릴 셈치고 샀다. 그런데 막상 받고보니 오래된 책 치고 상태가 나쁘지 않았다. 특유의 책장 가장자리가 누렇게 변색되고 표지도 약간 후줄근한 정도지만 읽는덴 전혀 이상이 없다. 뭐 정말 헌책방에서 산다면 이 정도 예상하고 사지 않을까. 

물론 저 책들은 내 보관함에 오래 잠자고 있던 책들이다. 너무 오래 보관되어 있어 어떤 건 절판된지도 모르고 살았다. 특히,


 <<앗, 뜨거워>>는 정말 이번 생에선 못 읽겠지 싶었다. 출판 당시 반응은 나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내가 원래 요리 프로는 거의 안 보는 편이다. 이건 눈으로 봤다고 대리만족이 되는 것이 아니니 차라리 안 보고만다 쪽이다. 그런 내가 요리에 관한 책을 읽는다고? 지나가던 개가 다 웃을 일이다. 그런데 이렇게 말도 안 되는 가격으로 중고샵에 나와 있으니 안 살 수가 없었다.



이 책은 내가 언제 찜해 놨는지도 몰랐다. 아예 있는 거 자체도 몰랐다고 해야겠지. 문득 지금도 라디오에서 그런 광고를 하는지 모르겠는데 8,90년 대까지만 하더라도 라디오에선 책 광고도 했었다. 그러면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작가가 한수산과 박범신 작가의 책 광고였다. 그만큼 이 두 작가의 인기는 그야말로 하늘을 찔렀고 쌍벽을 이룰만 했다.이렇게 말하면 이문열 작가가 삐질려나? 그래도 그 시절 난 꿋꿋하게 이문열 작가 외엔 보지 않았다. 그러다 2000년이 넘어서야 겨우 박범신의 책 몇 권 읽었는데 한수산은 정말 인연이 없었다. 이제서야 읽을 마음이 생기니 나도 참...        


이 책도 제값에 있으면 안 샀을지 모른다. 기도에 관한 책인데 제목에서 느껴지듯이 뭐 기도의 깊이를 추구하는 책 같지는 않고 그래도 기도를 어려워 하거나 힘들어 하는 사람에게 어느 정도 대안을 제시할만한 책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오래 전부터 읽어 보려고 찜해두고 있었는데 이번에 구입할 수 있게되서 얼마나 좋던지.





절판된 책은 그 나름의 사연과 이유가 있겠지만 그래도 잊지 않고 불러주는 독자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좀 위로가 되지 않을까. 절판된 책엔 뭔가 모를 애잔함이 있다. 다시 복간될 수 있을까? 

암튼 이 책들을 사는데 배송비까지 합쳐 만원이 채 되지 않았다. 이런 고물가 시대에 책만한 위로가 없구나 싶다. 게다가 알라딘이 예전엔 신간이나 빨리 배송해줬지 중고책은 그렇게 빨리 보내주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 어제 늦은 저녁에 시켰는데 오늘 도착했다. 기특하다 싶다. 단지 바라는 것이 있다면 가급적 테이프는 적게 쓰고 포장도 가급적 비닐 포장 안 했으면 한다. 그것 떼어내고 벗겨내는데 디지는 줄 알았다.ㅠ 얼마 전까지만 해도 환경을 생각해서 비닐테이프 안 쓰고 종이테이프 쓴 것으로 아는데(내가 예스24랑 헷갈리는 건가? 암튼) 어느새 예전으로 돌아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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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3-12-02 05: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앗 뜨거워라. 내가 중고로 판 도서는 아닐꺼야.ㅎㅎ

stella.K 2023-12-02 11:35   좋아요 0 | URL
어쩌면...! ㅎㅎ혹시 필요하시면 보내드릴 수도 있어요. 대신 착불로요. ㅋㅋㅋ

yamoo 2023-12-02 11: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스텔라 님은 우울할 때 책을 사시는군요....ㅎㅎ
저는 시도 때도 없이 책을 사서...--;;
저는 우울할 땐 쇼핑을 합니다...ㅎㅎ

저도 히트는 있네요..무려 2010년에 지인이 줘서 소장해 오고 있는데, 아직까지 읽지 않고 있습니다..ㅎㅎ 저도 요리 프로나 먹방 같은 건 안 보는지라...^^;;

stella.K 2023-12-02 11:42   좋아요 0 | URL
책을 사도 그때 뿐이긴 하죠. 붙들고 읽을 생각을하면ᆢ ㅠ 근데 싸니까 괜히 사고 싶더라구요. 상태도 그리 나쁘지 않고. 다시 열심히 읽어야지 마음을 다잡습니다.
앗 뜨는 정말 읽을 생각이 없는데 평이 좋으니 함 읽어 보려구요.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