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부터 시작한 <배드 앤 크래이지>의 인물관계도이다.
나는 일단 새로하는 드라마는 의심부터하고 본다. 사실 기대했던 김은희 작가의 <지리산>은 6회 정도까지 봤다 그만뒀다. 생각 보다 재미는 없더라. 모든 작가의 작품이 그렇듯 김은희 작가의 작품도 모든 작품이 다 좋은 건 아니고 편차가 있어 보인다.
드라마를 웬만큼 본 사람이라면 보통 1, 2회에서 결정한다. 끝까지 볼건지 아닌지. 이 드라마도 2회 정도 보다가 재미없으면 엎으려 했다. 근데 처음부터 기선제압이 대단하다. 사람을 정신 못차리게 만든다. 저 유수열 역을 맡은 이동욱이를 헬멧남이 엎어치고 매치는데 정신이 없다. 사실 배우 이동욱은 좀 날티가 나서 내가 딱히 좋아하는 배우는 아닌데 여기선 이유도 없이 얻어 터지고 깨지고, 매치니 불쌍한 느낌마저 들더라. 몸을 잘 만들어 놨는지 모르겠지만 매회 그러면 몸이 성할 곳이 없을 것 같은데 남자치고는 여리여리한 몸인데 12회까지 잘 갈지 모르겠다. 난 뭐든 자기 역할에 충실한 배우를 좋아한다. 이 작품으로 좋아하게 될지도.
근데 이 드라마 확실히 똘기가 있다. 만화적이기도 하고. 사실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서 유수열을 괴롭히는 헬멧남은 유수열의 또 다른 미친 자아다. 그 역할은 위하준이란 배우가 맡았는데 잘 모르는 사람은 보면 알 것이다. 이 배우도 힘이 상당하다. 둘이 바닥을 박박 기는데 되게 웃긴데 안쓰럽다. 어디서 헬멧남이 나오나 왜 나오나 했더니 유수열 경감이 조금이라도 나쁜 짓을 공모하거나 몸을 사리느라 위험한 상황을 모르는 척하면 여지없이 나타나 그를 응징한다.
이 드라마는 인성회복 히어로물이라고 정의하던데, 인간 누구나 정의를 사랑하긴 하지. 그러나 정의가 밥 먹여 주나? 오히려 정의 발휘하면 골치 아프고 꼬여들게 마련이다. 정의를 수호해야 하는 직업인 경찰은 더더욱. 그런 인간의 마음을 개체화시켜 보여줄 모양인가 본데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TVN은 재방송을 일주일 내내 하다시피 하니까 본방을 놓쳤다면 한 주간 동안 1, 2회를 독파하고 이어 보시라.
모르긴 해도 이 드라마를 시작으로 똘끼 도는 드라마가 한동안 관심을 모으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