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으름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 게으름은 느림이 아니다 삶의 방향성을 잃고 제자리걸음하는 것
    나도 혹시 ‘바쁜 게으름뱅이’?… 자가진단 및 처방
  • 김윤덕기자 sion@chosun.com
     
    • 봄이 일찍 찾아와서일까? 따스한 바람결에 온몸이 나른하다. 여건만 된다면 마냥 게으름 피우며 빈둥대기 딱 좋은 요즘. 이를 예견한 듯 서점가엔 ‘굿바이! 게으름’ ‘게으른 남편’ ‘게으른 건강법’ 등 ‘게으름’을 다룬 책들이 인기다. 그렇다고 게으름이 봄(春)과 관련 있다는 뜻은 아니다. “춘곤증은 계절적 변화에 따른 일시적 현상일 뿐 게으름의 원인은 아니다”라고 말하는 ‘굿바이! 게으름’의 저자 문요한(정신과 전문의)씨는 “다만 병적으로 게으른 사람들은 만물이 생동하는 봄에 대해 ‘상대적 위축감’ ‘자책감’을 느껴 더더욱 게을러질 수 있다”고 충고했다.

    • ◆눈코뜰새없이 바쁜데 게으름뱅이라고?

      일단 자신이 게으른지 아닌지 진단해보는 게 중요하다. 6가지 ‘게으름뱅이들의 단골 레퍼토리’는 이렇다. ▲첫째, 게으름을 신중함으로 미화한다. “아직 확실치가 않아. 실패하면 큰일이니 좀 더 알아보고 다음에 해야지”라며 선택과 시작을 미룬다. ▲둘째, 눈앞의 즐거움에 집착한다. ‘오늘까지만 놀고 내일부터 잘 살자!’ 중독에 빠진 사람들의 흔한 변명. ▲셋째, 게으름을 효율성으로 미화한다. ‘닥치면 다 하게 돼 있어’ 하며 마감이 닥쳐야 일을 시작하는 사람들. ▲넷째, ‘게으름은 우리 집안 내력이야’ ‘회사 일이 워낙 바빠서…’ 하며 게으름은 자신의 선택이 아니라고 부인하는 경우. ▲다섯째, 게으름을 철학으로 미화한다. ‘내가 하기 싫은 일은 절대 안 해!’ ‘일에는 때가 있는 법’ ‘인생? 즐기면서 사는 거지’ 등등. ▲게으름을 여유로 위장하는 것도 특징이다. 그러나 여유와 게으름은 다르다. ‘여유’란 할 일을 하면서 충분히 쉬는 ‘능동적 선택’이지만, ‘게으름’은 할 일도 안 하면서 제대로 쉬지도 못하는 ‘선택 회피’에 불과하다.

    • ◆자기 비난이 게으름의 원인…‘변화일기’ 쓰세요

      그럼 어떻게 해야 게으름에서 벗어날까? 문요한씨는 “우선 완벽주의에서 벗어나야 게으름도 떨칠 수 있다”고 충고한다. ▲세부 준비에만 급급하다 시간을 다 허비하는 완벽주의 성향이 원인. 당장 시험공부를 시작해야 하는데 그 와중에 꼼꼼하게 책상 정리하고 색연필로 멋진 계획표를 짜는 게으름뱅이들이 얼마나 많은가. ▲자기 비난도 떨쳐버려야 한다. 자신의 능력을 의심하고 스스로를 비난하기 때문에 망설이고 미루는 데 능하다. ▲똑같은 하루를 반복하는 것도 게으름. 삶의 방향을 찾기 위해 잠시 하던 일을 중단하자. 변화를 위해서는 ‘이행기’ ‘혼란기’가 필수다. ▲‘변화 일기’를 쓰는 것도 한 방법. 하루 5개씩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 짧게 답한다. 삶에 질서를 부여해준다. “제 환자였던 50세 남성은 알코올 중독에 벗어나기 위해 매일 성경책을 필사했어요. 1시간을 쓰기도 하고 어떤 날엔 7~8시간씩 써내려 갔고요. 성경구절을 적든, 일기를 쓰든 자신의 마음을 가다듬고 에너지를 모으는 시간을 꼭 만들어보세요.”

    • “더이상 못참겠다!” 게으름뱅이 3종세트 ‘개조 프로젝트’
    • 김윤덕기자 
      • 숟가락 겨우 드는 ‘게으른 남편’ 아내들이여, 과잉 책임감을 싹둑하라

        숟가락조차 들지 않는 게으른 남편을 위해 옷에 주렁주렁 주먹밥을 달아놓고 친정에 간 아내. 보름 뒤 돌아와보니 주먹밥 먹기도 귀찮아 입가에 붙은 밥풀만 떼어먹다 죽었다는 남자 이야기를 아시는지! ‘게으른 남편’의 저자 조슈아 콜맨은 “남편을 지나치게 걱정하거나 불쌍히 여기는 ‘과잉 책임감’이 남편의 게으름을 부채질한다”고 지적한다. ▲비난하지 않는 말투로 ‘더 이상 당신의 엄마 노릇은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라. ▲가족을 위해 기여하고 있는 자신의 일들을 구체적인 목록으로 만들어 남편의 페어플레이 정신에 호소하라. ▲반드시 고쳐야 할 남편의 문제를 따뜻하면서도 단호한 어조로 매일 ‘반복’해서 지적하고 개선을 요구하라. ▲남편이 급하게 여기는 일에 늑장을 부리는 방법도 있다. 남편이 공과금 납부를 미루는 것을 아주 싫어한다면 일부러 늑장을 부려 그 일을 남편이 처리하게 한다. ▲남편을 집안 일에 참여시키고 싶다면 기대치를 낮춰라. 식사를 간소화하고, 적당히 지저분해도 참고, 아이를 매일 목욕시키지 마라. 남편도 “해볼 만한 일”이라고 느껴야 청소기를 집어든다.

      • 누구 닮았니 ‘게으른 아이’ 칭찬하라, 스스로 달라질 수 있게

        “엄마 아빠는 머리도 좋고 부지런한데 아이는 왜 이렇게 게으른지 몰라.” 주위에서 종종 듣는 호소. 하지만 좀 더 들여다보면 부모의 ‘통제’가 원인일 수 있다. 자율성을 침해하는 부모에 대한 분노의 감정을 게으름으로 표현한다는 것.

        ▲게으름을 꾸짖기보다 아이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신장시켜주기 위해 노력하라. ▲게으름은 천성이 아니다.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라고 지시하기보다는 스스로 생각해 선택하게 한다. ▲방임형 가정에서도 게으른 아이가 나온다. 공부와 놀이의 경계가 불분명하기 때문. 아이가 의무적으로 해야 할 과제를 확실히 강조하자.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아이는 부모의 라이프 사이클과 연관돼 있다. 특히 맞벌이 부모는 서로 귀가 시간을 조정해 아이의 수면 습관을 규칙적으로 만들어줘야 한다.

      • 일 못하면서 불평 가득 ‘게으른 후배’ 의사소통 구조 막혀있는지 점검하라

        일도 제대로 못하면서 사사건건 불평만 늘어놓는 직장 후배도 골칫거리. ▲일단 혼내는 방법이 중요하다. 후배의 삶의 태도 전반에 대한 불만이 있더라도 잘못한 부분만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지적한다▲후배의 행동으로 인해 느낀 선배의 감정을 차분하게 이야기한다▲후배의 의견과 감정에 대해서도 물어본다▲앞으로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는지 구체적으로 요구한다▲후배가 대안에 대해 선뜻 받아들이지 않으면 후배에게 그럼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 묻고 다른 대안을 마련한다. ▲동시에 조직 내 의사소통 구조가 잘 활성화돼 있는지 살핀다. 의사소통 구조가 막혀 있으면 흔히 ‘게으름’이라는 형태로 불만이 표출된다. ▲무조건적 순종과 방향성 없는 근면을 부지런함으로 여기는 것도 금물. 오히려 후배의 게으름을 야기시킨다. 문요한씨는 “마음이 실려 있지 않으면 몰입할 수도 없고 성과를 낼 수도 없다. 후배의 가슴에 에너지를 불어넣으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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