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하나님 (1987년작) - 할인행사
배창호 감독, 안성기 외 출연 / 덕슨미디어 / 2007년 5월
평점 :
품절


어찌하다 보니 배창호 감독 안성기 주연의 영화를 연속해서 보게 됐다. 늦바람이 무섭다고 이들에 대한 새로운 조명이 나를 흥미롭게 만든다. 게다가 각색을 고인인 된 최인호 작가가 맡았다. 그러니 어떻게 안 볼 수가 있겠는가. 특별히 영화에서 병태 역을 맡은 안성기는 뇌성마비 지체장애자 역을 무리없이 소화해냈다. 그러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말이다.

 

                               

 

이 영화는 병태가 어느 날 경주를 다녀 오겠다고 집을 몰래 가출해 다시 돌아오는 그린 로드무비형식을 띄고 있다. 그 여정이 나름 파란만장 하다. 여행이란 게 그렇듯 집 떠나면 고생이라지만 여행에서 맞닥트리게 되는 생각지도 못한 일들이 우리를 설레게 하는 것도 사실이다. 무엇보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는 것. 

 

병태의 경우, 길에서 약간은 정신나가 보이는 듯한 시인 민우(전무송)를 만나게 되고, 미혼모 임산부 춘자(김보연)도 만나게 된다. 또 이들 삼총사가 보여주는 활약상이 영화의 재미를 더한다. 어찌보면 캐릭터부터가 연극적이다. 게다가 병태는 영화에는 결코 나오지 않는 아버지에게 여행 중간중간 편지를 보내는 것으로 해설을 대신했다. 작품이 연극적이면서도 어른을 위한 동화 같기도 하다. 그건 아마도 각본을 최인호 작가가 맡은 연유이기도 할 것 같다.

 

만삭의 춘자가 아무래도 병태와 민우와의 여행 중 아기를 낳을 것 같다는 예상을 했는데 역시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어느 집 헛간에서 아기를 낳는데 그건 아마도 마리아가 마굿간에서 예수를 낳는 장면을 차용했을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그 장면을 어떻게 처리할까 궁금했는데 역시 생략과 상징을 적절히 이용했다. 춘자가 아기를 낳을 때 아이들과 병태에게 노래를 불러 달라고 하고 밤에서 낮으로 빛을 사용해 애기 울음 소리로 꿀떡 넘어간다. 그 장면 역시 동화적으로 처리한 것이고 이때만 해도 생략법을 많이 사용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비해 요즘은 많이 리얼해진 편인데 그런 동화적 처리도 나쁘지 않은 느낌이고 나름 공들였다는 느낌이 든다. 

 

나는 이 나이 먹도록 혼자 여행을 못해 봤는데 한 번 용기를 내 볼까 그런 생각도 든다. 영화가 구성도 좋고 인간적인 따뜻함도 느껴지고 자꾸 배창호 감독이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감독뿐만 아니라 유영길 촬영 감독의 조명도 새롭다. 모두 아까운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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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9-02-21 15: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가을에 기차타고 여행 하는 걸 좋아합니다.
예전에 2번정도 가을에 기차여행을 혼자 해 보았는데 나름대로 좋았습니다. ㅎ
지금은 용기가 안 날 것 같아요.
근데 다시 혼자서 여행을 하고 싶네요.^^
용기내어 나중에 한번 도전해 보심이..^^

stella.K 2019-02-21 15:36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진짜 여행할 줄 아는 사람은 혼자 한다는데...
후애님도 건강해 지시면 또 한 번 다녀오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