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기, 즉 기원전 7000년경 아프가니스탄 고원의 가장자리에 인도 문명의 씨앗이 뿌려졌다. 그래서 발루치스탄(이란 남동부와 파키스탄 남부의 산악지대)의 황무지에서 이루어진 획기적인 발견이 지난 100년 동안의 가장 중요한 고고학적 발견 중 하나로 꼽힌다.
- P32

인도라는 이름의 기원인 인더스강.
티베트의 카일라시산 근처에서 솟아난 이 강은 카이베르고개 밑에서 인도ㅡ아리아인과 마주쳤다. 인더스라는 이름은 페르시아 힌두어로 ‘경계선 개울‘을 뜻하는 말에서 유래했다.
- P33

엄청나게 큰 신축 휴게소들이 번쩍이는 불빛 속에 궁전처럼 서 있고, 대규모 산업도시가 라호르에서 물탄에 이르기까지 길가에 점점이 흩어져 있다. 이것이 새로운 파키스탄의 모습이다. 10년 전 내가 들렀다 간 뒤로 급격히 현대화된 나라. 파키스탄은 현재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인구가 많은 나라다. 1947년에 민족주의와 종교 때문에 인도에서 떨어져 나왔지만, 지금도 인도아대륙의 일부이자 인도 문명의 계승자다.
- P37

하라파와 모헨조다로 유적은 인도아대륙에서 역사가 시작된 시기를 밝혀주었다. 이 두 유적 덕분에 인도에 도시가 생겨난 시기가 기원전 3000년으로 앞당겨졌다. 

기자의 피라미드가 아직 지어지지도 않은 때였다하라파 유적이 발굴되기 전에 유럽에서는 인도 문명이 외부에서 수입된 것이라는 견해가 널리 퍼져 있었다. 지중해의 고전 문명과 근동의 유대-기독교 전통에 고대 이집트와 바빌론 문명이 조금 섞여서 인도 문명이 탄생했다고 본 것이다.
- P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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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5-18 13: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 두권 겹쳐읽기 인가요? 역시 예측 불허에요ㅎㅎ 요새 인도를 배경으로 한 책(저지대)을 읽어서 이 책도 관심이 가네요. 근데 막상 다른책들 주문 ㅜㅜ

청아 2021-05-18 13:15   좋아요 2 | URL
인도 흥미롭죠?! 약간 교과서적 느낌이라 지루하실수도 있어요. 저도 그래서 오래두고 조금씩 읽어나가려구요. 나중에
또 끌리면 확 주문하세요ㅋㅋㅋ 뒤에 책보인거 새파랑님 댓글본후 알고 막 웃었어요ㅋㅋㅋㅋ

새파랑 2021-05-18 13:21   좋아요 2 | URL
이 책은 미미님 평점보고 읽는걸로 해야겠어요 ㅋ 무임승차 ^^

청아 2021-05-18 13:23   좋아요 2 | URL
네!!ㅋㅇㅋ
 

소크라테스는 티끌이 아니었다. 관념이 아니었다. 소크라테스는 사람이었다. 숨을 쉬고, 걷고, 똥을 싸고, 섹스를 하고, 코를 후비고, 와인을 마시고, 농담을 하는 사람.

못생긴 남자이기도 했다. 전해지는 말에 따르면 아테네에서 가장 못생긴 남자였다. 코가 납작하고 넙데데하다. 입술은 크고 두꺼웠으며, 뱃살이 두툼했다. 소크라테스는 대머리였다. 게처럼눈이 옆으로 쭉 찢어져서 주변 시야가 아주 좋았다. 소크라테스는 다른 아테네인보다 아는 게 더 많았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본인은 자신이 아는게 하나도 없다고 주장했다),그가 더 많은 것을 봤다는 것만큼은 분명하다. - 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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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21-05-17 23:4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거 저도 읽는데 잼있네요 ㅎㅎㅎ
처음 얼마간은 거의 페이지 전체를 줄만 그은 것 같아요 ㅎㅎㅎ

청아 2021-05-17 23:55   좋아요 2 | URL
아 정말요?ㅋㅋ저는 첨엔 긴가민가 했다가 이제 슬슬 재밌어지네요! 초딩님과 함께 읽는다니 신납니당^^*ㅋㅋㅋ

고양이라디오 2021-05-20 11: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저도 읽어볼래요! 읽고 싶은 책 추가용ㅎㅎㅎ

청아 2021-05-20 11:39   좋아요 0 | URL
잘 맞으셨음 좋겠어요ㅋㅋㅋㅋ
 

우리의 생각은 화물열차의 화물 칸처럼 하나하나 앞뒤로 연결되어 있다. 생각은 서로 의지하며 앞으로 나아간다. 선디 아이스크림에 대한 것이든 핵융합에 관한 것이든, 모든 생각은 이전생각에 끌려가고 다음 생각을 끌어당긴다.
- P41

감정도 열차처럼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주기적으로 한바탕 찾아오는 나의 우울은 난데없이 나타난 것처럼 보이지만가만히 멈춰 서서 그 근원을 잘 살펴보면 숨은 원인을 찾게된다. 나의 슬픔은 바로 앞의 생각이나 감정에 원인이 있고,
이 생각이나 감정은 그 이전의 것에, 그 이전의 것은 1982년에 어머니가 한 말에 원인이 있다. 생각이 그렇듯이 감정도 결코 느닷없이 나타나지 않는다. 열차처럼 앞에서 감정을 끌어당기는 힘이 늘 존재한다. - P42

"우리 문화는 일반적으로 질문을 경험하기보다는 문제를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다."
- P43

나는 다른 철학자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철학자들은 거의 외계인에 가까운 이질성이 있다. 로마 황제였던 마르쿠스조차도 자신을 부적응자로 여겼다. 견유학파의 창시자인 디오게네스는 괴짜 중의 괴짜였다. 그는 커다란 통 안에서 살았고 사람들 앞에서 자위를 했으며 고대 아테네의 선한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 P46

소크라테스에게 가장 최악의 무지는 지식의 가면을 쓴 무지였다. 편협하고 수상쩍은 지식보다는 폭넓고 솔직한 무지가 더 나았다.
소크라테스가 인간 탐구에 가장 크게 기여한 것, 오늘날에도여전히 철학적 자극을 불러일으키는 바로 그것은 이 순진한 무지, 철학자 칼 야스퍼스의 표현에 따르면 이 "놀랍고 새로운 천진난만함"을 도입한 것이다.
- P49

소크라테스는 첫 번째 철학자가 아니었다. 피타고라스, 파르메니데스, 데모크리토스, 탈레스 등 소크라테스 이전에도 많은 철학자가 있었다. 이들의 시선은 하늘을 향했다. 우주를 설명하고자연의 신비를 꿰뚫어보려는 노력에 매진했다. 결과는 다양했다.
여러 방면에서 뛰어났던 탈레스는 우주의 모든 물질이 물로 이루어져 있다고 확신했다. 소크라테스처럼 이 철학자들도 질문을 던졌지만 이들의 질문은 주로 ‘무엇을‘과 ‘왜‘에 관한 것이었다. 만물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지? 왜 낮에는 별들이 보이지 않지?
- P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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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말할 나위도 없이, 각하,
중국인들은 모든 면에서 우리 인도보다 훨씬 앞서 있습니다만, 단지 중국에는기업가들이 없다는 겁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로 말씀드리자면, 식수도 없고,
전기며, 오수汚水 처리시설이며, 대중교통이며, 위생에 관한 의식도 없거니와, 기강도, 예절도 없고, 시간도 안 지키는 나라이긴 하지만, 그래도 기업가만큼은 확실히 있다는 얘깁니다. 수천 명도 넘는 기업가들 말입니다. 특히 기술 분야에 말할 나위도 없지요. 그리고 이 기업가들은 우리 기업가들은 -이 모든 아웃소싱 회사들을 설립해서 지금은 문자 그대로 미국을 움직이고 있다는 얘기였습니다.
- P19

외국인들에게 결코 지배를 당하지 않았던 나라는 오로지 세 개밖에 없다고하더군요: 중국, 아프가니스탄, 그리고 아비시니아 바로 제가 존경해 마지 않는 세 나라입니다.
- P21

글쎄요, 각하, 저 역시 어느 신의 똥구멍에다 뽀뽀를 하는 걸로써 이야기를시작해야 할까봅니다.
하지만 어느 신의 똥구멍에다 뽀뽀를 할까요? 신들이 너무나 많아서 말입죠.
있잖아요, 회교도들은 신이 딱 하나밖에 없습니다.
기독교도들은 세 명의 신이 있잖아요..
헌데 우리 힌두교도들의 신은 3천 6백만 명이나 됩니다.
그러니까 저는 모두 3천 6백만 하고도 4개의 거룩한 똥구멍 가운데 하나를고르면 된다는 결론입니다그려.
- P24

가야는 유명한 지역이지요. 세계적으로 유명합니다. 지아바오 선생님, 귀국의 역사는 바로 제가 살았던 이 지역에 의해서 그 모습이 갖추어졌지요. 각하께선 물론 보드 가야(Bodh Gaya)란 마을 이름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붓다가 나무아래 앉아서 깨달음을 얻고 불교를 창시했다는 그 마을입니다. 그 후 불교는 중국을 위시한 세계로 퍼져나가지 않았습니까. 그 마을이 바로 제 고향에 있다. 이런 말씀입니다. 락스만가르에서 불과 몇 킬로 떨어지지 않았다구요.

글쎄요, 붓다가 락스만가르도 걸어서 지나갔는지 모르겠는데, 그렇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답니다. 하지만 제 감으로는 말입니다, 붓다는 걸어서 지나간게 아니라, 걸음아 나 살려라 하고 죽으라고 달려서 락스만가르를 지나간 다음,
절대로 뒤도 돌아보지 않았을 걸요!
- P36

(인도라는 이 땅은 한 번도 자유로웠던 적이 없었거든요. 처음엔 회교도, 다음엔 영국인들이 우릴 휘둘렀단 말입니다. 1947년에 영국인들이 떠났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자유롭게 되었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바보등신이지요.) - P39

글쎄요, 중국에도 혹은 이 지구 위 다른 문명국가에도 인력거꾼들이 있는지, 저로선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니 각하께서 직접 보셔야 할 것 같군요. 델리의 호화로운 지역들, 외국인들이 보고는 입을 다물지 못할 그런 곳에는 인력거가 들어갈 수 없습니다. 그러니까 올드 델리나 니자무딘 쪽으로 가보시라고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거긴 거리마다 인력거꾼들이 득실거리거든요. 막대기처럼 바씩 마른 남자들이 자전거에 앉아서 몸을 숙인 채, 피라미드 같은 중산층의살덩이를 가득 실은 인력거의 페달을 열심히 밟지요. 뒤룩뒤룩한 사내와 역시살찐 아내, 그리고 그들의 온갖 쇼핑백과 식료품들....
- P45

제 사촌누나 리나가 이웃마을에 사는 어떤 사내에게 시집을 갔는데, 우리는신부의 가족이라는 이유로 아주 혼쭐이 났습니다. 그 사내한테 새 자전거랑, 현금이란, 은팔찌 등을 해주는 것도 모자라, 성대한 혼례까지 치러줘야 했거든요.

우린 그런 관습을 따랐습니다. 총리 각하, 우리 인도사람들이 얼마나 혼례를 즐기는지는 각하께서도 아실 겁니다. 요즈음은 외국 사람들까지 인도 스타일로 결혼하겠다고 찾아온다더군요. 

아, 그런 외국인들에겐 한두 가지 가르쳐줄 수 있지요. 그러믄요! 새까만 녹음기에서는 영화에 나왔던 노래들이 쿵쾅쿵쾅 울려나오고, 밤새도록 마셔대고 춤을 추지요. 저는 꼭지가 돌 때까지 마셨고, 키샨도,다른 식구들도 모두 마찬가지였답니다. 아, 글쎄, 물소 여물통에도 독주를 부어주었을지 모른다니까요.
- P55

그들은 이 세상의 아름다운 것을 볼 수 없기 때문에, 노예로 남아있다.
- P60

저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 단바드로 왔습니다. 한동안 몸져 누워있었지만, 락스만가르에는 병원이라곤 눈을 씻고 찾아도 없었습니다. 세 개의 다른 선거가 있기 전에 세 명의 다른 정치인들이 놓은 세 개의 다른 병원 주춧돌이 있었을 뿐이지요. 아버지가 피를 토하기 시작하자 키샨과 나는 그를 배에 태우고 강을 건넜습니다. 우리는 강물로 그의 입을 계속 닦아주었지만, 물이 얼마나 오염되었던지 아버지는 더 많은 피를 쏟아냈습니다
- P66

키샨과 저는 땅 위에 마치 새까만 별자리처럼 흩뿌려져 있는 염소 똥을 마구 밟아가면서 아버지를 안으로 데리고 들어갔습니다. 병원에는 의사라고는 한명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병동에서 일하는 사환에게 10루피를 집어주었더니, 저녁이면 의사가 올지도 모른다고 말하더군요. 병실의 문들은 활짝 열려있고, 침대에선 금속 스프링이 툭툭 튀어나와 있었으며, 우리가 방으로 들어서자 고양이가 으르렁대기 시작했습니다.

"병실 안은 안전하지가 못해, 저 고양이가 피 냄새를 맡아버렸어."
회교도 남자 몇 명이 땅바닥에 신문을 깔고서 앉아 있었습니다. 그 중 한 사람은 다리에 아물지 않은 상처가 있었는데, 그는 우리에게 와서 같이 앉으라고청했습니다. 

키샨과 저는 아버지를 신문 위에 내려놓고 거기서 기다렸습니다.
두 명의 어린 계집아이들이 와서 우리 뒤에 앉았는데, 둘 다 눈이 노란 색이었지요.
"황달이야. 얘가 나한테 퍼뜨렸어요."
- P67

아버지를 화장하고 한 달이 지난 다음 키샨이 결혼을 했습니다.
멋지다고 불러야 할 그런 결혼이었습니다. 신랑이 우리 쪽이었으므로, 신부가족들을 실컷 벗겨먹었거든요. 

저는 신부 쪽에서 지참금으로 무얼 가지고 왔는지 정확히 기억합니다만, 지금 생각해도 입에 침이 다 고일 지경이지 뭡니까. 현금으로 오천 루피, 그것도 전부 손때조차 안 묻은 빳빳한 지폐, ‘영웅‘ 표 자전거, 그리고 키샨에게 줄 두툼한 황금 목걸이!
- P70

우리는 택시 기사들이 합숙하는 집으로 갔습니다. 고색창연한 군복처럼 생긴 갈색 제복을 입은 어떤 늙은이가, 석탄이 벌겋게 타고 있는 사발로 덥힌 후카를 피우고 있었습니다. 키산이 그에게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늙은 기사는 물었습니다.
"신분이 어떻게들 되느냐?"
"할와이입니다."
"흠, 과자쟁이들이라..."
늙은이는 고개를 가로저었습니다.

*할와이(Halwai):전통적으로 과자류나 스낵을 만드는 업에 종사하는 인도의 특정 신분 - P75

"할와이라... 그게 무슨 카스트지? 위쪽이냐, 아님, 맨 밑이냐?"
그 순간 저는 알았습니다.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이 저의 미래를 결정하게 되리란 것을
- P83

카스트에 대해서 한두 가지 설명을 드려야겠군요. 인도 사람들조차, 특히 도시에서 교육을 받은 사람들은, 이 말에 대해선 혼동을 합니다. 그들이 각하에게 설명을 했다간 엉망이 될 겁니다. 그러나 사실은 아주 간단하답니다.
저 자신의 예로 시작해볼까요?

자, 보십시오: 제 이름 할와이는 "과자를 만드는 사람들" 이란 뜻입니다.
그게 저의 카스트, 그러니까, 저의 숙명입니다. 어둠의 세계에 사는 사람들은 누구든 그 이름만 듣고도 저에 관해서 모든 것을 금방 알게 됩니다.  - P84

자, 요약을 하자면 이렇습니다. 옛날 옛적의 인도에는 천 개의 카스트와 천개의 숙명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딱 두 개의 카스트만 남았어요: 배때기가 커다란 남자들, 그리고 배때기라곤 없는 남자들.

그리고 숙명 또한 딱 두 가지뿐이랍니다: 먹거나, 먹히거나.
- P85

각하,이 나라의 세 가지 주된 질병이 있으니, 그건 장티푸스,콜레라,그리고 선거 열병이랍니다. 그 중에서도 마지막 병이 가장 고약합지요. 사람들이 조금도 영향력을 미칠 수 없는 일에 관해서 끊임없이 지껄여대도록 만드는 병입니다. 위대한 사회주의의 경쟁자들은 지난 번 선거 때보다훨씬 더 강해진 것 같았습니다. 그들은 팸플릿도 만들었고, 마이크가 달린 버스나 트럭을 타고서 돌아다니며 위대한 사회주의자를 넘어뜨리고 갠지스 강과 강안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을 어둠에서 끌어내어 빛의 세계로 인도하겠다고 발표를 했습니다.
찻집에서의 뒷공론도 점점 더 격렬해졌습니다. 사람들은 차를 홀짝거리면서 똑 같은 일들을 거듭거듭 토론했습니다.
이번에야말로 저들이 해낼 것인가? 위대한 사회주의자를 물리치고 선거에서 승리할까? 그들은 자력으로 충분한 돈을 모아서, 경찰도 이기기에 충분히 매수하고, 지문도 나름 이기기에 충분히 샀을까? 마치 카마 수트라를 논의하는 내시들 마냥, 락스만가르의 유권자들은 그렇게 선거를 토론하고 있었습니다.
- P123

자정이 되어 우리가 다시 만나게 되면, 혹 제가 잊어버리더라도 샹들리에불빛을 약간 밝게 하라고 일러주시겠습니까? 지금부터 이야기는 훨씬 더 어두컴컴하게 변할 테니까 말입니다.
- P140

"델리에서 알아둬야 할 가장 중요한 건 말이야, 도로는 훌륭한데 인간들은고약하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경찰은 속속들이 썩어문드러졌고, 안전벨트를 안차고 운전하다가 걸리면, 백 루피를 주고 입을 막아야 해, 우리 주인들도 뭐, 그다지 나은 데가 없지. 그들이 밤늦게 파티에라도 가는 날이면 우리에겐 아주 악몽이야. 차 안에서 눈을 붙여야 하고, 모기떼가 우릴 아주 산채로 잡아먹잖아.

그것도 말라리아 모기라면 괜찮아, 두어 주일 동안 그저 헛소리만 하면 되거든.
하지만 뎅기열을 옮기는 모기한테 걸리면, 아주 지랄 같아, 목숨이 붙어있을 수가 없지, 주인은 새벽 두시에 돌아와서는 차창을 두드리며 소리를 질러대지, 맥주 냄새를 푹푹 풍기고, 집으로 가는 내내 차 안에서 방귀만 뀌어댄단 말이야,
- P149

그러니까 혹시 각하를 모시는 운전기사가 주간 살인을 뒤적이고 있더라도, 마음을 푹 놓으십시오. 각하에겐 전혀 위험이없답니다. 아니, 오히려 그 반대지요.

오히려 각하께서 바지에 오줌을 싸도록 겁을 내셔야 할 때는, 기사가 간디라든지 부처님에 관한 책을 읽기 시작할 때입니다, 지아바오 선생.
- P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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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5-17 16: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거 영상으로도 만들어졌는데 젬 나여 ㅎㅎ
미미님에게 강추~~

청아 2021-05-17 17:01   좋아요 2 | URL
네ㅋㅋㅋ진정한 영화 마니아 스콧님~^^♡ 80프로정도 보고 (결말은 참고)책으로 읽고 있어요!

새파랑 2021-05-17 16: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1일 1책 도전중인 미미님~!!

청아 2021-05-17 17:02   좋아요 2 | URL
그러고 싶은데 속독이 되다말다해서 아직은 2일1책이 맞는듯 해요ㅋㅋ
 
체실 비치에서
이언 매큐언 지음, 우달임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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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하얀색 셔츠를 입고 나와는 반대쪽, 대각선 방향 구석에 앉아 있었다. 6대6 정도의 미팅이었는데 특히 내 앞에 앉은 수다쟁이 남자아이와 달리 말이 없고 조용해서 누구보다 눈에 띄었다. 하얀 셔츠는 예쁜 내 친구와 커플이 되었고 나 때문에 술을 제법 마시고 뻗은 수다쟁이와 나는 친구가 되었다. 한번씩 넷이서 만나고 셋이서 만났다. 예쁜 내 친구는 양다리를 걸치고 있었다. 내가 아는 정도가 그랬다. 하얀 셔츠는 씹던 껌처럼 예쁜 친구의 관심 밖에 있었다. 또다른 미팅에서 만난 기타남을 좋아하게 된 나에게 친구가 된 하얀셔츠가 전화를 걸었고 기타남 때문에 내가 울자 하얀셔츠는 나를 좋아한다고 고백 했다. 예쁜 친구의 허락을 받고 하얀 셔츠와 난 사귀게 됐고 그는 나에게 향수와 전람회 CD를 사줬다. 그는 목소리와 셔츠향이 근사했고 김동률을 조금 닮았으며 우리 연애는 전람회 가사 같았다. 


P.25 이렇게 경이롭고 마음이 훈훈해질 정도로 특별한 사람을, 고통스러울 정도로 솔직하고 자의식이 강해 마치 전기를 띤 입자처럼 시시각각 변하는 표정과 몸짓에서 모든 생각과 감정이 흘러나와 뻔히 다 들여다보이는 듯한 사람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수 있겠는가? 


이언 매큐언의 소설은 나의 과거를 소환시켰다.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이야기다. 작가가 펼쳐놓은 이야기를 헨젤과 그레텔의 빵조각을 줍듯 하나하나 따라가다보면 그림자처럼 뒤에는 내 이야기가 줄기차게 따라나온다. 살면서 주어지는 수많은 선택지들을 생각한다. 에드워드와 플로렌스의 삶은 너무 달랐지만 어쨌거나 두 사람은 함께 하기로 선택하고 약속한다. 그러나 그들은 아직 너무 어렸다. 어른의 옷을 입은 두 어린 아이들이었다. 성장소설인데 성장하지 못한 소설이다. 나이를 먹는다고 모두 어른이 되진 않으니까. 과거는 늘 쿨하지 못하다. 뒤돌아 보면 지금보다 더 어린 내가 있다.



P.150 그는 사랑에 빠진다는 것이 정적인 상태가 아니라 늘 새롭게 굽이치는 파도나 물결과 같은 것임을 깨달아가고 있었고, 바로 지금 그런 상태를 경험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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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5-17 14:2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책 읽고 비슷한 생각을 했어요ㅋ 미미님의 과거는 이 책과는 다르게 쿨한거 같은데요? 전람회CD 선물 준 적이 있어서 왠지 찔리는 기분이 드네요ㅎㅎ 저도 가끔 책읽다 보면 과거를 불러오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책들이 정말 좋고 밑줄을 많이 치더라구요. 로비 월리암스가 부른 노래는 첨들어보는데 좋네요~! 역시 영화처럼 살아가는 미미님^^

청아 2021-05-17 14:59   좋아요 5 | URL
책에는 Jack the knife가 나오더라구요.ㅋㅋ로비 윌리암스 노래 참 좋은데 다음에 다른 노래 또 올릴께요.^^* 그룹 테이크댓 멤버였어요! 영화처럼 살고 싶은데 주로 시트콤처럼 살고 있답니다. 새파랑님 덕분에 쿨해진 기분 너무 신나는데요?!!힛ㅋㅋㅋㅋ

scott 2021-05-17 16:46   좋아요 4 | URL
로비 윌리암스 로열 알버트홀 라이브 강추 합니다!
미국 공연 당시 재즈곡으로만 채운 라이브 공연도 강추!!

저도 새파랑님 말씀에 동감 미미님은 체실비치 연인들과 다른
프레지아 향기 같은 ㅎㅎㅎ

청아 2021-05-17 18:38   좋아요 3 | URL
오 이 귀한 댓글 지금 봤어요~♡ 냉큼 찾아 볼께요! 스콧님은 자취마다 라일락 향기를 남겨주고 계심요!🤭🙆‍♀️

페넬로페 2021-05-17 15:1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과거는 늘 쿨하지 못하다~~
정말 맞는 말입니다
왜그리 과거엔 찌질한 내가 있는지요^^
전에 새파랑님 리뷰때 말씀드린것 같은데 일단 제목이 맘에 들고, 과거도 소환될 수 있다니 다시 찜합니다^^
그리고 영화보다는 시트콤처럼 사는게 더 좋을듯 해요~~
그래야 사는게 재미있죠^^

청아 2021-05-17 15:25   좋아요 4 | URL
그러니 말입니다ㅋㅋㅋㅋ찌질한 부분은 나중에 아무도 안볼때 이 글에 추가될 수도 있습니다.🙄
줄리언 반스가 떠올랐는데 그의 작품(예감은 틀리지 않는다)에서 느낀 2%부족함을 이언 매큐언이 채워주는 느낌이예요^^*

행복한책읽기 2021-05-17 15:3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ㅋㅋ 지는 이제 나이 들어 그런가 사랑 이야기가 눈에 안들어와요.
과거는 늘 쿨하지 못한다. 제목 짱이에요. 과묵한 남자보다 유머스러한 남자^^ 헌데 하얀 셔츠남은 우찌 되었을까용. 전람회 가사 같은 연애라니. 추억을 부르는 책 되겠군요^^

청아 2021-05-17 15:46   좋아요 3 | URL
어젠 사랑이야기 담은 영화보다가 결말이 궁금해서 그만 새벽2시 다되어 잤어요.ㅋㅋ전자공학과를 졸업했을테니 관련쪽 일을 하고 있을것 같아요. 추억도 떠오르고 많이 웃으면서 본 책이예요^^*

scott 2021-05-17 16:4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체실비치 원작 만큼 영화도 괜찮아요
물론 고구마 같은 스토리지만 ㅎㅎㅎ

이언의 작품은 최근작 보다 이전의 작품이 훨씬 인물들의 내면을 잘 묘사한것 같습니다.

청아 2021-05-17 17:05   좋아요 4 | URL
아 영화도 봐야겠어요^^* 이 정도도 꿀잼인데!!! 다른 작품들 넘 기대되네요(ㅋㅇㅋ)👍

mini74 2021-05-17 22:3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는 내성적인데 묘하게 사람들이 어색해하고 있으면 뭔가를 해야한다는 부담감을 느끼는 몹쓸 병이 있어서 ㅠㅠ 미팅만 가면 온갖 주접을 떨다가 홀로 돌아오곤 했죠. 그래서 미미님의 전람회 가사같다는 연애가 너무 부럽습니다 ㅎㅎ 과거는 쿨하지 못하죠. 저는 쿨하지 못하고 찌질도 하지요 ㅠㅠ

청아 2021-05-17 22:38   좋아요 4 | URL
귀여우실것 같은데요 뭘ㅋㅋ찌질했던 부분을 안썼더니 다들 좋게만 봐주시는 것 같아요ㅋㅋ용기 장착됨 끄집어낼테니 기대해주세요!😉(장착 안될수도 있지만 갑툭튀 가능요^^;)🙆‍♀️

붕붕툐툐 2021-05-17 23:2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미팅 나가서 설레는 듯한 이 기분 어쩔겁니까?ㅎㅎ추억 소환 작품이군요. 좋습니다. 아주 좋아요~👍

청아 2021-05-17 23:52   좋아요 0 | URL
저도 떠올리며 기분 좋았어요ㅋㅋ툐툐님도 설레셨다니 이보다 더 좋을수가 없네용~♡(ㅋv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