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르헤스에게 책읽기는 자신이 결코 될 수 없다는 걸 아는 사람이 되는 길이다. 이를테면 행동이 앞서는 사람, 세기의 연인, 위대한 전사. 그에게 독서는 일종의 범신론, 스피노자가 관심을 가졌던 고대의 그 철학적 사상체계다.  - P80

보르헤스가 다시 걸음을 멈추고 말한다. "범신론자들은 단 한 존재, 즉 신만이 거하는 세계를 상상했고, 신은 우리를 포함해서 세계의 모든 피조물을 꿈꾸는거야. 이 철학에서 우리는 신의 꿈인데, 우리는 그걸 몰라."
그런 다음 덧붙인다.
하지만 신은 자신의 작은 조각들이 지금 이 칼레 플로리다 거리를 따라 인파 속을 걸어가고 있다는 걸 알까?"
- P80

"나는 아르헨티나 가톨릭과 정반대야."
그가 내게 말했다.
"그들은 믿지만 관심은 없지. 그런데 나는 관심은 있는데 믿지는 않거든." - P84

그는 성 오거스틴이 기독교의 상징들을 은유적으로 사용한 걸 높이 평가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금욕주의자들의 원형 미로에서우리를 구해주었지."
그는 즐거운 목소리로 성 오거스틴을 인용하고는 이렇게 덧붙였다.
"하지만 그래도 나는 원형 미로가 더 좋아."
- P84

종교나 철학 관련 책을 읽을 때조차 그의 관심은 문학적인 목소리였는데, 보르헤스에겐 그게 언제나 개인의 목소리여야 했고, 결코 국가나 단체, 또는 어떤 사상의 학파가아니었다. 그러면서 날짜도 이름도 국적도 없는 문학, 모든 글이 성령이라는 같은 영혼의 창작처럼 보이는 그런 문학을 갈망했던 발레리를 떠올렸다.
"우리는 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하지 않아."
그는 불만을 토했다.
"거기서 배우는 건 문학사야."
- P84

1952년에 초판이 나온 유명한 텍스트에서 그는 
"모든 작가는 자신만의 선구자를 창조한다"고 썼다. 이런 선언과 함께 그는 플라톤, 노발리스, 카프카, 쇼펜하우어, 레미 드 구르몽, 체스터턴으로이어지는 긴 계보의 작가들을 받아들였고, 이제 그들은 보르헤스의 아방 라 레트르 (avant la lettre), 즉 그보다 시대를 앞선 보르헤스 파(派)로 비춰진다. 

심지어 모든 개인적 주장을 초월한 것처럼 보이는 작가들, 고전 중의 고전들도 피에르 메나르 이후의 세르반테스처럼 이제는 보르헤스의책읽기에 속한다. 보르헤스의 독자들에겐 셰익스피어와
단테마저도 가끔은 묘하게 보르헤스 같은 울림을 갖는다.

‘법에는 법으로 Measure for Measure 에 나오는 "죽음에 무심하고, 필사적으로 치명적인 존재에 대한 구절, 부온콘테가 "평원을 피로 적시며 맨발로 달아났다 (fugendo a pede esanguinando il piano)"고 설명하는 연옥 제5곡의 운문이야말로 더할 나위 없이 보르헤스적이다.
- P85

보르헤스 이후, 즉 실제로 문학작품에 제목을 붙이고 생명을 불어넣는 사람이 독자라는 게 밝혀진 이후로는 문학이라는 것을 단순히 작가의 창작물로 여기는 게 불가능해졌다.

보르헤스에게 이런 작가의 죽음은 비극적인 사건이 아니었다. 그는 전복(顚覆)을 즐겼다.

"한번 상상해봐. 돈키호테를 추리소설처럼 읽는 거야.
나로서는 기억조차 하고 싶지 않은 라만차라는 곳에.....
작가가 마을의 이름을 기억하고 싶지 않다고 말하고 있어.
왜 그럴까? 대체 무슨 단서를 숨기고 있는 걸까? 추리소설의 독자라면 뭔가를 의심해야만 해. 안 그래?"
그러고 나서 그는 웃음을 터뜨렸다.
- P87

『자연의 구분에 관한 고찰』을 쓴 이 작가는 어떤 글을읽는 방법은 그 글을 읽는 사람의 수만큼 많다고 했다. 독서의 이 무수함을 에리우게나는 공작의 꼬리 색에 비유했다. 보르헤스는 여러 글에서 이 공작 꼬리 분포의 법칙을탐구하고 개진했다.
- P89

1926년부터 보르헤스의 비평가들은 온갖 이유를 들어 그를 비난했다. 아르헨티나 사람 같지 않다면서(보르헤스는
"아르헨티나 사람이라는 건 종교 행위"라고 빈정거렸다), 오스카 와일드처럼 예술의 무용론을 주장했다고, 설교나 교훈의 목적으로 문학을 활용하지 않았다고, 형이상학과 환상문학을지나치게 좋아한다고, 진실보다 흥미로운 가설을 선호한다고, 철학이나 종교적 사상들을 미적인 가치로 따진다고,
정치에 참여하지 않거나(페론주의와 파시즘에 대한 강경한 태도에도 불구하고) 정의롭지 않은 세력을 묵인한다고[비델라, 피노체트 등과 악수를 했을 때 이런 비난이 들끓었는데, 후에 그는 자신의 행동을사과했고 데스파레시도스(desaparecidos), 즉 군부독제 치하에서 행방이 묘연해진 사람들을 위한 탄원서에 서명했다. 이유도 참 다양했다.

그는 이런 비난들을 자신의 견해("작가의 가장 사소한 측면)와정치("인간의 가장 비천한 행위")에 대한 공격이라며 무시해버렸다. 그는 히틀러나 페론을 옹호했다는 이유로는 아무도 자신을 비난할 수 없다고 말했다.
- P90

보르헤스에 의하면, 페론이 권력을 잡은 1946년 이후 공무원이 되려면 누구든 페론파 정당에 가입해야 했다고 한다. 보르헤스는 그걸 거부했고, 자그마한 시립 도서관의 보조사서에서 동네 시장의 가금류 검사관으로 발령이 났다. 다른 사람들 말을 듣자니 타격은 덜하지만 어처구니없기로는 마찬가지였던 시립 양봉학교로의 전출도 있었다.
- P91

아무튼 보르헤스는 사표를 던졌다. 1938년에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보르헤스 모자의 생계는 전적으로 그의 사서 월급에 의존했고, 이제 직장을 그만뒀으니 생활비를 벌 다른 방법을 찾아야 했다. 그래서 수줍음을 무릅쓰고 강연을 시작했고, 지금까지 활용하는 강연용 목소리와 스타일을 개발했다.
- P91

오스틴,괴테,라블레, 플로베르(『부바르와 페퀴셰 Bonuard et Pecruchet, 첫 장은 제외), 칼데론, 스탕달, 츠바이크, 모파상, 보카치오, 프루스트, 졸라, 발자크, 갈도스, 러브크라프트, 에디스 와튼, 네루다.
알레호 카르펜티에르, 토마스 만, 가르시아 마르케스, 아마도, 톨스토이, 로페 드 베가, 로르카, 피란델로…보르헤스가 거부한 작가만으로도 문학사의 한 흐름을 구성할수 있을 정도다.

(오스틴,츠바이크,프루스트,톨스토이!!!헐) - P93

그는 젊어서 실험을 한 후로는 새로움을 위한 새로움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는 작가가 무례하게 독자를 깜짝 놀라게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문학에서 그는 경이로우면서도 자명한 결론을 추구했다. 신기한 것들에 지친 율리시즈가 푸르른 고향 이타카가 시야에 들어오자 사랑을 그리며울었던 걸 떠올리면서, 그는 이렇게 말을 맺었다.

"예술은 바로 그 이타카 같은 것이어야 해. 신기한 게 아니라 푸르른 영원함을 지닌 곳."
- P93

"불멸을 열망하는 사람은 제정신이 아니지 않아, 응?"
보르헤스의 경우에 영원히 죽지 않는 것은 그의 작품과원고, 자신의 우주를 만들어낸 그것들이고, 그렇기 때문에존재의 영속을 갈구할 필요를 느끼지 않았다.

"주제와 낱말과 글의 숫자는 한정되어 있어. 그러니까아무것도 결코 사라지지 않아. 만약에 어떤 책이 없어진다면 누군가 언젠가는 그것에 대해 글을 쓸 거야. 그 정도면누구라도 충분하다고 여길 만한 불멸이잖아."
- P97

세계를 한 권의 책에 담아내려는 작가들이 있다. 그런가하면 그보다 드물기는 하지만 세계가 한 권의 책이어서 본인과 다른 이들을 위해 그 책을 읽으려는 작가들도 있다.

보르헤스가 바로 그런 작가였다. 그는 희박한 가능성에도불구하고 우리의 도덕적 의무는 행복이라고 믿었고, 비록어째서 그런지 설명하지는 못했어도 그 행복을 책에서 찾을 수 있다고 믿었다.

"정확히 어떤 이유에서 책이 우리에게 행복의 가능성을안겨준다고 믿는지는 모르겠어. 하지만 나는 그 소박한 기적에 진심으로 감사해."
- P97

<보르헤스 어록>

갖는다는 것: 
쇼펜하우어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 수 없지만, 우리에게 부족한 것은 분명히 우리를 불행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가령, 어금니 통증으로 고통받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오류를 범한다. 사랑받지 못하는 것과 병에걸리는 것은 어금니 통증의 또 다른 형태이다.
- P143

공산주의자:
공산주의자들은 반공주의자가 되는 것이 파시스트가 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것은 가톨릭인이 아니면 모르몬교도라고 말하는 것처럼 전혀 이해할 수 없는 말이다. - P142

교리: 예술이 특정 교리를 선전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는 사람은, 그런 교리와 반대되는 교리를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 P143

나: 내 모든 작품은 자전적이다. 나는 디킨스처럼 작중 인물을 고안하지 않는다. 유일한 작중 인물은 바로 나이다.
- P144

데카르트 학파(합리주의): 
나는 데카르트의 정확성이 분명하면서도 허구적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그가 논리적인 생각에서 출발하지만, 결국은 가톨릭의 믿음처럼 이상한 것에 도달하는 것에서 엿볼 수 있다. 그는 엄격한 논리에서출발하여 바티칸에 이르고 있다.

도서관: 도서관을 정리하는 것은 아무 말 없이 비평을 하는행위다.
- P145

루소: 『에밀은 참을 수 없는 작품이다. 그 작품은 처음부터끝까지 어린아이의 교육에 바탕을 두고 있다. 도대체 누가그런 생각을 할 수 있겠는가?
- P147

무용(無用): 
나는 기린의 목이 너무 길다고 불평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기린의 모습을 바꿀 수는 없다.
- P148

무인도: 사람들에게 무인도로 가져갈 책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대개는 『돈키호테』라고 대답한다. 그러나 20일간의휴가를 갖게 되면, 그들은 아무 책도 가져가지 않는다.
- P148

민주주의: 매우 널리 유포된 미신, 통계의 남용.
- P149

베스트셀러: 내가 글을 쓰던 당시에는 베스트셀러란 것이 없었다. 그래서 우리는 타락할 수가 없었다. 또한 우리의 타락(몸 파는 행위)을 돈을 주고 살 사람도 없었다.
- P150

보르헤스: 사람들은 나를 위대한 작가라고 말한다. 이런흥미로운 의견에 나는 고마움을 표하고 싶지만 동조하지는 않는다. 내일 어떤 유능한 사람들은 그런 의견을 거부할 것이고, 나를 사기꾼이나 엉터리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난 명성을 얻으려고 하지 않았다. 그것은 덧없는 것이기때문이다.
- P150

복수: 복수는 아무 소용도 없는 것이며, 잔인하고 황당한것이다. 진정한 복수는 망각과 용서이다.
- P151

부모: 자식들이 부모에게 지켜야 할 의무는 행복하게 사는것이다. 부모의 말을 듣거나 부모를 존경하는 것이 아니다. 사실 그런 것들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 P151

사건: 과일로 나무를 평가해서도 안 되고, 작품으로 인간을평가해서도 안 된다. 이미 스티븐슨은 어떤 사람이 살인을했어도 살인자가 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사건은 우리를 정확하게 설명해주는 것이 아니다.
- P152

선택된 백성: 난 이스라엘을 두 번 여행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그들이 거의 히틀러주의자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유일한 차이는 그들이 독일 종족이 아닌 유대민족의 우월성을 주장하는 것이었다. 독일 나치의 ‘선택된 백성‘ 이나 히브리인들의 선택된 백성‘은 다른 것이 아니다. 히틀러는독일 나치 사상을 바로 성경에서 차용했던 것이다.

(헐2.....) - P153

어머니: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면, 모든 자식들은 달이나 태양이나 계절을 받아들이듯이 어머니를 받아들였음을 알게되고, 어머니를 마구 대했다는 것도 깨닫게 된다. 하지만그 전에는 아무도 그런 사실을 깨닫지 못하는 것 같다.
- P155

예술: 각자가 자신의 사원을 건설하는 것이 예술이다. 그런데 왜 자기의 것이 아닌 고대의 예술 작품을 이해하며 살아가려고 하는 것일까?
- P156

유산(流産):
 유산은 셰익스피어가 될 가능성을 파괴한다. 그것은 맥베스가 될 가능성도 파괴한다.
- P157

조합: 군인이 군인에게 심판 받는다는 사실은 불합리하다.
가령 도둑이 도둑을 심판하고, 치과의사가 치과의사를 심판한다고 생각해보라.
- P160

존경: 범죄는 존경할 만한 것이 아니다. 그러나 죄를 실행에 옮기는 용기는 존경할 만하다. 어쨌든 비겁은 절대로존경받을 수 없는 것이며, 경멸을 받아 마땅하다.
- P160

천사:

기자들이 나를 찾아와 흔히 "메시지가 무엇입니까?"
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러면 나는 아무런 메시지도 갖고있지 않다고 대답한다. 그리스어로 천사는 메신저‘ 라는뜻이다. 그러므로 메시지는 천사들의 것이다. 그러나 나는천사가 아니다.
- P161

확장: 쟁기와 칼은 손의 확장이다. 소우주는 눈의 확장이다. 그러나 책은 그 이상이다. 책은 기억의 확장인 것이다.
- P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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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7-15 12: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거의 책 1권을 보는 기분이 들어요 👍 역시 책의 종류를 가리지 않는 독서 기게

청아 2021-07-15 12:34   좋아요 1 | URL
여기저기 다 좋은데 구하기 힘든책이라 과하게 올려버렸습니다. ㅋㅋㅋㅋ좋게 봐주시니 부끄럽고 감사해요😅😆

페크pek0501 2021-07-18 13: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미 스티븐슨은 어떤 사람이 살인을했어도 살인자가 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사건은 우리를 정확하게 설명해주는 것이 아니다.- P152)
이 글에 꽂히네요. 타당한 이유 없이 자기 가족을 살해한 잔인한 사람을 죽였다면 그건 살인자가 아닐 수 있어요. 사람을 죽인 게 아니라 괴물을 죽였다고 생각하면요.
중요한 점은 죽였다는 사건에 있지 않고 왜 죽였는지 하는 이유에 있을 것임. ^^

청아 2021-07-18 13:56   좋아요 0 | URL
저도 이곳저곳이 꽂히더라구요😊보르헤스의 생각들은 때로 G.k.체스터턴을 떠올리게 해요.
 



바그너의 '탄호이저 서곡'을 들으면 바그너도 혹시 악마에게 영혼을 판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정도로 훌륭하고 듣고 있으면 세상 부러울 게 없는 느낌입니다. 어제는 보름달도 뜨지 않았는데 이 곡을 듣다보기 기분이 묘해졌습니다. 예술의 전당에서 듣는다면 얼마나 더 좋을지. 일단 그래서 이 감동을 함께 나누려고 올립니다.

영혼까지 끌어올려 지휘하는 듯한 모습. 혼(Horn)연주도 이제 눈과 귀에 들어옵니다.


(근거리 영상에서 카라얀님 각기춤을 추는 듯한 모습. 착각이겠...?)


지난 7월 12일 북플의 소중한 클레식 전도사이신 scott님의 페이퍼[알라딘서재]7월 12일 프란츠 슈트라우스 ‘녹턴 작품 7번‘ (aladin.co.kr)에서 바그너와 혼(Horn) 연주자였던 프란츠 슈트라우스간의  20년의 애증관계에 대해 흥미진진하게 읽었습니다. 바그너는 슈트라우스가 이래저래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그의 혼 연주만은 누구도 대체할 수 없을 만큼 훌륭했기에 20년간 그 자리를 지키게 했다고 합니다. 안그래도 scott님 덕에 나날이 클레식에 빠져들고 있는데요. 그 와중에 얼마전부터 무한 반복 듣기를 하는 곡 중 하나인 바그너의 '탄호이저 서곡'에서 혼 연주가 자주 들렸던 것이 떠올라 또 듣고 싶었죠. 보통 scott님이 올려주신 영상이 가장 좋은데 어제 검색해보니 운명처럼 폰 카라얀이 지휘한 영상이 뜨더군요.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은 오스트리아 출신의 세계적인 지휘자로 총 3,524회 달하는 연주의 지휘를 맡았다네요.)


클레식이여 종이책이여 영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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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7-14 14:5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1등!!!
   ∧_∧ ♪
  (´・ω・`)  ♪
  ( つ つ
(( (⌒ __) ))
   し‘ っ

청아 2021-07-14 15:01   좋아요 4 | URL
그냥 영상만 올리려다 몇자 덧붙임요ㅋㅋㅋㅋ😁😊

scott 2021-07-14 15:06   좋아요 6 | URL
미미님이 올리신 카라얀도 바그너 서곡에 얼마나 푹빠졌으면 저리 심취했을까 ㅎㅎㅎ

제가 페이퍼에 올렸던 게오르그 솔티 지휘 영상은 솔티 앨범 발매한 회사에서 없애 버렸으요 ㅜ.ㅜ

잘 올렸습니다
미미님 클래식 선호하신 곡들이 정말 클래식 매니아들이 손꼽는 곡들입니다
바그너 탄호이저 서곡

파가니니 카프리스 변주곡!!(๑•᎑<๑)ー☆

청아 2021-07-14 15:09   좋아요 4 | URL
스콧님 덕분에 알게 된 곡들이죠! 그 외에도 덕분에 무한반복듣기하는 곡들 너무 많아요!ㅋㅋㅋㅋ👍(=^・^=)👍

새파랑 2021-07-14 14:56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2등★★ 미미님 이젠 음악까지~!! 스콧님은 클래식 그 자체임 😊

청아 2021-07-14 18:55   좋아요 6 | URL
그렇죠?제 클래식 인생은 스콧님 알게된 전.후로 나뉨요ㅋㅋㅋㅋ😁

붕붕툐툐 2021-07-14 15:48   좋아요 3 | URL
저두용~ 스콧님 페이퍼 전후로 나뉨~ 이 영향력 어쩔~ㅎㅎㅎㅎ

레삭매냐 2021-07-14 15:12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개인적으로 바그너 보다 더
위험한 인물이 나치 당에
두 번이나 가입한 카라얀
이라고 생각합니다.

청아 2021-07-14 15:16   좋아요 6 | URL
아니 그런일이?!!!! 충격적이네요!!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찾아봐야겠어요.😭

페넬로페 2021-07-14 17:39   좋아요 2 | URL
저도 오늘 처음 알았어요
카라얀, ㅠㅠ

thkang1001 2021-07-14 15:17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나치도 악랄하지만 지금 우리 앞에는 독도가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일본이 있습니다. 우리도 정신 똑바로 차려서 두 번 다시 일본에 당하지 않도록 열심히 노력해야 합니다. 감사합니다!

청아 2021-07-14 15:19   좋아요 5 | URL
앗 반갑습니다!! 물론입니다. 독도는 우리땅!!!✊

mini74 2021-07-14 15:3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영원하라 ! 바그너. 독일 나치 히틀러 니체 등등 너무 자주 봐서 가끔 반가운 분 ㅎㅎ

청아 2021-07-14 15:38   좋아요 5 | URL
ㅋㅋㅋㅋ바그너 음악은 너무 아름다운데 말이죠! 음악가들 전기도 읽어야하고 행복한 바쁨입니다 😆😉

붕붕툐툐 2021-07-14 15:5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클래식까지 나눔하시는 이 능력 진짜 대단~ 저도 예술의 전당에서 실제 듣는 날을 기다리며 잘 감상할게요~🙆

청아 2021-07-14 16:01   좋아요 5 | URL
매일 빠짐없이 명상 내용을 공유해주시는 툐툐님이 진정 대단하지요! 🙆‍♀️🙆‍♀️🙆‍♀️

페넬로페 2021-07-14 17:4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지휘자가 지휘하는 방법을 잘 모르지만 카라얀은 일단 비주얼부터 우리를 압도하는것 같아요^^아는만큼 보인다고 저도 scott님 덕분에 클래식 다시 열심히 듣고 모르는 음악가도 많이 알게 되었어요^^

청아 2021-07-14 17:51   좋아요 4 | URL
지휘자는 일단 많은 연주자들을 사로잡아야해서 그런지 유명한 분들은 다 카리스마가 있네요. 이 영상 Tv로 연결해서 보면 더 좋아요! 실황으로 듣고 싶어요😍

서니데이 2021-07-14 23: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음악도 좋지만, 음악가 옆의 이야기가 더 재미있어요.
잘 읽었습니다.
미미님, 더운 하루 시원하고 좋은 밤 되세요.^^

청아 2021-07-14 23:35   좋아요 2 | URL
서니데이님이 재미있으셨다니 기분좋아요~😁
오늘 하루도 너무 더웠죠? 포근한 밤 되시고 내일도 건강하게 보내세용!(。◝‿◜。)3💕
 

거실의 낮은 책꽂이에 꽂힌 책들은 스티븐슨과 체스터턴, 헨리 제임스, 키플링 등의 작품이었다.  - P29

J. W. 던(Dunne)의 『시간 실험』, H. G. 웰스의 책들, 윌키콜린스(Wilkie Collins)의 『월장석, 판지 장정이 누렇게 변한에사 데 케이로스(Eca de Queiroz)의 소설들도 이 책꽂이에 꽂혔다. 루고네스(Lugones)와 귀랄데스(Guiraldes)와 그루삭의 책들, 조이스의 『율리시즈』와 『피네간의 경야』, 마르셀 슈보브의 『상상적 생활』, 존 딕슨 카와 밀워드 케네디와 리처드헐의 추리소설, 마크 트웨인의 『미시시피 강의 생활, 에노크 베넷(Enoch Bennett)의 『생매장, 데이비드 가닛의 『여우가된 부인, 문고판과 섬세한 세필 삽화가 곁들여진 『동물원에 들어간 남자, 그리고 오스카 와일드의 작품이 얼추 다수록된 『전집』과 루이스 캐롤의 작품이 얼추 다 수록된『전집』, 슈펭글러의 『서구의 몰락』, 기번의 『로마제국쇠망사』 여러 권, 스베덴보리와 쇼펜하우어 그리고 보르헤스가아꼈던 프리츠 마우트너의 『철학사전』을 비롯한 수학과 철학 관련 도서들 역시 그 책꽂이를 장식했다.
- P31

그는 모든 걸 기억했다. 그러니 자기가 쓴 책은 가지고있을 필요가 없었다. 비록 그 책들이 잊어버려도 그만인과거지사인 것처럼 굴긴 했지만 자신이 쓴 모든 글을 암송하고 바로잡고 고쳐 써서 듣는 사람들의 감탄과 환호를 자아냈다. 망각은 수없이 반복된 바람이었고(아마도 자신에겐 불가능한 꿈이라는 걸 알았기 때문에), 뭔가를 기억하지 못하겠다는건 거짓 시늉에 불과했다. 

한번은 어떤 기자에게 초기작을더 이상 기억하지 못한다고 말했더니 그 기자가 보르헤스의 환심을 사겠다고 시를 외우다가 한두 줄을 잘못 인용하자, 보르헤스는 조용히 틀린 곳을 바로잡고는 시를 끝까지암송했다.

(대단하다. 대단해!) - P40

보르헤스가 특히 좋아한 문학 장르가 있다면(그는 문학의장르라는 걸 믿었다), 바로 서사시였다. 앵글로색슨족의 무용담, 호머의 작품, 갱 영화와 할리우드 서부극, 멜빌과 부에노스아이레스 암흑가에 떠도는 전설 등에서 그는 용기와결투라는 동일한 주제를 읽어냈다. 보르헤스에게 서사의주제는 사랑이나 행복, 또는 불운처럼 본질적인 허기였다.

"모든 문학은 서사로 시작되지. 사사롭거나 감상적인 시가 아니라."
- P43

"신들은 장래의 후손들에게 노래할 거리를 주기 위해 인간을 역경에 처하게 한다."
- P44

보르헤스가 스페인어를 새롭게 만들었다는 건 틀린 말이 아니다. 부분적으로는 폭 넓은 글 읽기를 통해 다른 언어에서 적절한 표현을 빌려온 것도 거기에 한몫을 했다.
영어의 화술과 문장이 끝날 때까지 주제를 붙들고 있는 독일어의 능력 등이 영향을 미쳤다. 글을 쓰거나 번역을 할때 그는 자신이 지닌 상식을 자유롭게 활용해서 문장을 고치고 다듬었다.
- P54

그는 누군가 경험한것은 누구나 경험할 수 있다고 믿었고, 어렸을 때 아버지의 친구 중에 플라톤을 비롯한 여러 철학자의 이론을 독자적으로 재발견한 작가가 있다는 걸 알고도 놀라지 않았다.

마체도니오 페르난데스(Macedonio Fernandez)라는 그 친구 분은 글을 거의 쓰지도 읽지도 않았지만, 생각이 깊었고 대화가 반짝였다. 보르헤스는 그를 순수한 생각의 현신(現身)으로 여겼다. 

카페에서 긴 대화를 나누며 시간과 존재, 꿈과 현실 같은 해묵은 형이상학적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애를 쓰는 그런 사람이었고, 나중에 보르헤스는 이 질문들을 여러 권의 책을 통해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 P59

보르헤스는 예민한 몽상가였고, 꿈 얘기를 즐겨했다. 그는 모든 것이 가능한 그 세계‘ 에서는 꽉 움켜쥔 생각들이나 두려움을 놓아버릴 수 있고, 그렇게 자유롭게 풀어놓은것들이 제 나름의 이야기를 꾸며낼 수 있다고 느꼈다. 

특히 잠들기 전의 짧은 시간, 의식이 사라지는 것을 의식할수 있는‘ 잠과 깸 사이의 시간을 좋아했다.
"혼자 아무 의미 없는 말들을 중얼거리고, 모르는 곳들을 떠올리고, 꿈의 비탈길을 미끄러져 내려가는 거야."

때때로 이야기를 시작하는 실마리나 열쇠를 꿈에서 얻기도 했다. 셰익스피어의 기억도 꿈에서 들은 한 문장으로 시작했다.

"당신에게 셰익스피어의 꿈을 팔겠소."
- P69

실비나는 개를 좋아했다. 가장 아끼던 개가 죽어서 울고있는 그녀를 본 보르헤스가 세상에 관념적인 개가 있고, 모든 개는 그 개라는 말로 위로를 하려 했다. 화가 치민 실비나는 대놓고 꺼져버리라고 말했다.
- P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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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7-14 14: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 읽으면 장바구니가 터지기 전에 폭발할 수도 있겠네요 🤔 이런 책 무서운데 ㅎㅎ

scott 2021-07-14 15: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거실의 낮은 책꽂이에 꽂힌 책들-스티븐슨과 체스터턴, 헨리 제임스, 키플링]
보르헤스의 서재에 꽂힌 이책들 고전중에서 재미 보장 하는 책들이네요
의외입니다 동양 철학 사상 이런 책들일줄 알았네요.

보르헤스가 사릉하는 서사시!!
톨킨 교수도 서사시에 푹빠져!
대작 ‘반지의 제왕‘이 탄생!

미미님 발췌 문장 완죤 이책의 핵심들만!!

청아 2021-07-14 15:00   좋아요 2 | URL
헤헤 감사해요! 워낙 감동적인 글들 투성인데 골라골라서 ㅋㅋㅋㅋ
재미보장이라 하시니 또 솔깃합니다ㅋㅋㅋ😆🤭

새파랑 2021-07-14 15:02   좋아요 1 | URL
전 미미님이 보관함에 담으면 따라 담아야겠어요. 저 요즘 책 너무 쉽게 찾아 읽는거 같아요 😊

청아 2021-07-14 15:04   좋아요 1 | URL
보르헤스에게 가는 길도 꼭 한번 읽어보세요. 문학의 거장과 만나는 기분이예요😊
 

형식적인 절차는 그것으로 끝이다. 그는 몸을 틀어 거실로 앞장을 서고, 입구를 바라보는 소파에 허리를 곧게 펴고앉는다. 내가 오른쪽에 있는 일인용 소파에 앉으면 그가 묻는다(하지만 열에 아홉은 수사학적 질문이다).

"자, 오늘 밤엔 키플링을 읽어볼까?"
- P10

피그말리온(서점)은 문학 애호가들이 모이는 곳이었다. 주인인 릴리 레바흐 부인은 나치의 참상을 피해 탈출한 독일인이었는데, 유럽과
북미권의 최신작들을 부지런히 구해서 가져다놓았다. 

부인은 출판사의 도서목록을 비롯한 문학 자료를 열심히 탐독했고, 그렇게 해서 찾아낸 책과 단골의 취향을 연결시키는 재능이 있었다. 

내게도 장사를 하려면 자기가 파는 상품을 알아야 한다면서 입고되는 신간들을 읽으라고 종용했지만, 그런 일에 나를 설득하는 데는 많은 말이 필요 없었다.
- P11

보르헤스는 아주 어려서부터 자신이 작가가 되리라는걸 알았고, 그의 소명은 집안의 신화로 받아들여졌다. 어찌나 유명했는지 1909년에는 이웃에 살면서 보르헤스의부모와 친분을 나눴던 시인 에바리스토 카리에고(EvaristoCarriego: 1883~1912, 아르헨티나의 시인)가 레오노르 부인의 열살짜리 책벌레 아들을 시로 읊었을 정도였다.

그리고 당신의 아들, 저 꼬마아이
당신의 자긍심이자, 지금 머릿속에서
월계관을 향한 가벼운 열망을
느끼기 시작하는 저 아이는
꿈의 날개 위에
두 번째 수태고지의
산물을 싣고
빛나는 포도알을 노래의 포도주로
담아내야 한다.

- P21

조카의 말에 따르면 보르헤스는 평생 동안 잠자리에들기 전에 똑같은 의식을 반복했는데, 그 의식이란 한참씨름을 하며 기다란 흰색 잠옷으로 갈아입은 후에 눈을 감고 영어로 주기도문을 암송하는 것이었다.

그의 세계는 오롯이 언어로 채워졌고, 음악과 색과 형상은 좀처럼 그 세계에 발을 들이지 못했다. 보르헤스는 그림에 관해서는 줄곧 장님이나 다름없었음을 여러 차례 고백했다.  - P22

그는 부에노스아이레스의 거리를 거니는 걸 좋아한다. 처음엔 남부 지구였고 그러다 인파가 넘치는 도심으로 이어졌는데, 쾨니히스베르크의 칸트처럼 보르헤스도 거의 그 풍경의 일부가 되었다.

(이런 표현이 참 좋다.) - P26

우주를 도서관이라고 부르고 낙원을 ‘도서관의 형태로상상한다고 실토한 사람의 서재치고는 그 규모가 실망스러웠는데, 어떤 시에서도 말했듯이 언어란 단지 지혜를3모사(模寫) 할 수 있을 뿐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를 찾아오는 사람들은 책이 넘치는 공간, 책으로 터져나갈 것 같은 책장, 원고더미가 길을 막고 빈 틈새마다 빼곡한 잉크와 종이의 정글을 기대했다. 그런데 정작 와서 보면 몇 귀퉁이에만 얌전하게 책이 꽂혀 있었다.

50년대 중반이었으니 아직 젊었던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Mario Vargas Llosa; 1936~, 페루의 소설가, 정치인)가 보르헤스를 찾아갔다가 집이 소박하다면서, 거장께서 왜 좀더 품위 있고화려한 곳에 살지 않느냐고 물었다. 보르헤스는 그 말에심기가 몹시 상했다.

"리마에서는 그러는지 모르겠군."
- P27

그는 생각이 짧은 페루 작가에게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여기 부에노스아이레스 사람들은 허세부리는걸 좋아하지 않는다네."
그러나 몇 안 되는 그 책장에는 백과사전과 각종 사전부터 시작해서 보르헤스가 읽은 책의 정수가 담겨 있었고,
그것은 보르헤스의 자긍심이었다.


(이것 때문에 망구엘 선생도 ‘정수‘ 만 모으기로 결심한 것일까.) - P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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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7-14 00: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뭔가 책선생님의 전기를 다룬 책 같은거 같아요. 마치 미미님과 같은? 😊 본격적으로 책을 읽는 미미님은 무섭군요 ㄷㄷ

청아 2021-07-14 00:30   좋아요 2 | URL
얼마전 제가 읽은 망구엘 쌤의 책인데요. 다름아닌 작가들의 작가. 보르헤스에게 책을 읽어주던 어린시절 기억을 담았대요. 감동의 연속이예요!!🤭

scott 2021-07-14 00: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와 이 그림 망겔? 망구엘 작가가 그린건가요?

분명 이 책을 읽었는데
미미님의 밑줄을 읽으니 새로움이 ◟(ꉺᴗꉺ๑◝)

청아 2021-07-14 00:32   좋아요 2 | URL
아무래도 망구엘 작가 그림일것 같아요! 도서관 책인데 겉장이 없어서 정보가 없지만 워낙 그림도 잘 그리시니 스콧님 말씀이 맞을듯해요ㅋㅋㅋ읽으셨다니 또 충격,존경입니다~♡😆

새파랑 2021-07-14 00:44   좋아요 2 | URL
항상 충격적인 스콧님과 스콧님의 땡쓰투를 받는 미미님 두분은 대단한거 같아요~!!

청아 2021-07-14 00:49   좋아요 2 | URL
새파랑님도 참ㅋㅋㅋㅋ😁

청아 2021-07-14 12:25   좋아요 2 | URL
스콧님! 책 뒤쪽에 보니 그림은 문다미란 분이 그린거였어요ㅋㅋ😁

그레이스 2021-07-14 07: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런 책이?
했는데 절판되었네요

청아 2021-07-14 09:56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네~최근 읽고 싶은 책들 중 절판된 책들이 많네요. 읽어보면 절판이 이해가 안되는데 말이죠.😔

그레이스 2021-07-14 09:58   좋아요 3 | URL
출판사때문인것 같아요
책도 출판사를 잘 만나야된다는...

청아 2021-07-14 10:03   좋아요 2 | URL
아!! 번역은 깔끔한데 아쉬워요. 다른 출판사에서라도 재출간 되길!

2021-07-14 09: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7-14 10: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주체‘ 의 문제는 정치학, 특히 페미니즘 정치학에서 중대한 문제다. 왜냐하면 사법적 주체라는 것은 정치학의 사법적 체계가 굳어지면 필경 보이지 않는 어떤 배타적 관행을 통해 생산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주체의 정치적 구조화는 특정한 합법화의 목표, 배타적 목표를 갖고 진행되는 것이며, 이 정치적 조작(操作)은사법 권력을 자신의 기반으로 삼는 정치적 해석이 있기에 효과적으로 은폐되어 자연스러워 보이는 것이다. 

사법적 권력은 자신이그저 재현할 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을 필연적으로 생산한다. 따라서 정치학은 권력의 이중적 기능, 즉 사법적 기능과 생산적 기능에유념해야 한다. 사실상, 법은 ‘법 앞의 주체‘라는 관념을 만들어 내고는 은폐해버린다. 그 담론의 형성을 당연한 근본 전제라고 생각하기 위해서다. 그 결과 그것은 법 자체의 규제적 헤게모니를 합법화하게 된다.

🌟 🌟 🌟 - P88

여성들은 복수형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표현하고 재현하려는 사람들의합의를 모은 견고한 기표(signifier)라기보다는 문제의 소지가 많은 용어, 논쟁의 장, 불안의 원인이 되었다.  - P89

만일 어떤 사람이 ‘여성이다‘ 라고 한다면 그것은 분명 그 사람의 전부가 아니며, 따라서 그용어는 완전한 의미가 될 수 없다. 그것은 이미 젠더화된 사람이 젠더의 특정한 고유장치를 초월한 존재이기 때문이 아니라, 젠더는 다른 역사적 맥락 속에서 늘 가변적이고 모순직으로 성립되었기 때문이며, 담론적으로 성립된 정체성의 인종적, 계급적, 민족적, 성적, 지역적 양상들과 부단히 마주치기 때문이다. 

따라서‘젠더‘ 를 정치적, 문화적 접점에서 분리해내기란 불가능하다. 젠더는 늘 바로 그 접점에서 생산되고 유지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 🌟 🌟
- P89

재현해야한다는 페미니즘 스스로의 주장을 강화하기 위해 가부장제에 대한어떤 보편적 위상을 세워야 한다는 급박한 요구는 종종 지배구조의 범주적이거나 허구적인 보편성을 손쉬운 지름길로 택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피지배 경험이라는 여성의 공통성을 만들었다.
- P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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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14 00: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7-14 00:37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