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넷플**에서 n번방 추적기를 다룬 다큐 '사이버 지옥 n번방을 무너뜨려라'를 봤다. n번방으로 세상이 시끄러울때 기사를 통해, 불꽃 자매들의 책을 읽고 알게된 사실들은 빙산의 일각이었구나 느꼈다. 범죄수사물 관련 미드를 한동안 즐겨봤었는데 성범죄에서는 가학적인 범죄들이 드물지 않다. (물론 성범죄 자체가 가학적이지만 여기서 말하는 가학적 범죄란 각종 신체적 가학행위를 일컫는다) 어제 본 다큐에서 사진들은 모자이크 처리되었지만 어떤 상황인지 어느정도 짐작할만했고 사건을 취재했던 기자들의 인터뷰를 통해 디테일한 참상을 들을 수 있었는데 미드에서 보던 가학행위보다 더 심각하다고 느꼈다.(여기 옮겨 적지도 못하겠다) 




피해자들 중에는 10대 소녀들이 다수였고 직장에 다니는 여성도 있었다. 취업을 미끼로 유인하거나 사진이 유포되었다면서 스미싱으로 유인하는 경우도 있었다. 재연을 통해 화면가득 대화가 오가는 것을 보니 숨이 막혔다. 올가미로 목을 죄이듯 피해자들을 빠져나갈수 없게 몰아대는 과정은 세상물정 모르는 청소년들에게 무기력하게 당할 수 밖에 없는 구조였으리라. 더 기가막혔던건 추적단 '불꽃'과 한겨례 기자들이 사건 초반 연합해 자료를 취압한뒤 공론화하려 지문1면에 실었지만 반응은 너무나 싸늘했고 오히려 n번방 가입자들이 급속도로 늘어났던 점이었다. 기사보고 왔다면서...



피해자가 '박사'(조주빈)의 요구를 힘들다며 거절하면 '박사'는 해당방에 수많은 이용자들을 초대해 그들과 함께 

피해자를 괴롭힌다. 쉴새없이 이어지는 모욕과 협박,스미싱을 통해 그들이 앞다투어 알아낸 피해자의 개인정보들,각종 사진(집을 향해 손가락을 가리키는 사진등등)는 효과적인 올가미가 되기에 충분했다. 노출을 요구하는 것은 물론 칼로 '박사노예'같은 글자를 몸에 스스로 새기게 만들었다. 부모와 함께 거주하는 10대 소녀들도 방안에서 이런 협박을 당하며 '박사'의 요구를 들어주곤 했는데 잠복했던 형사들이 집에 들어가서야 부모들은 사실을 인지했던것 같다. 참가자들에게는 돈을 미끼로 더 가학적인 영상을 만들어 공급했는데 추적단'불꽃'과 한겨례기자들, sbs궁금한 이야기y, JTBC 스포트라이트팀, 사이버수사대, 화이트해커와 자발적으로 협력해 '갓갓'의 IP를 찾아낸 해커들까지 수고와 도움을 아끼지 않은 사람들이 없었다면 '박사'와 '갓갓'은 잡히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마지막 자막에서는 아직도 유사 n번방이 국제적으로 계속 이어져 있음을 알리고 있었다. 그런 자들은 아마도 멈추지 않을것같다. 하지만 그런 자들에 분노하고 연대하는 세력 또한 만만치 않음을 실감했다. 조주빈은 징역 42년을 받았다. 법이 강화되어 이런 가학적 성착취영상을 공유하고 즐기는 자들의 신상이 온라인에 공개되었으면 좋겠다. 수치심을 느껴야하는 자들은 이들이기 때문에.







텔레그램의 성착취 방들은 아직도 생겨나고,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텔레그램 성착취와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제 막 시작했을 뿐이다. 잡히지 않은 가해자들은 잠시 숨어 있다 사건이 끝나갈 때쯤 기생충처럼 다시 나타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단 한명의 가해자도 놓치지 않고 철저하게 잡아내 사회에서 박멸할 것이다. 반드시 디지털 성범죄로부터 여성들이 안전해질 수 있는 사회를 만들 것이다. -n번방에서 감방으로-그 방에 입장한 너희는 모두 살인자다.2020.07.25 n번방 강력처벌 촉구시위 운영진   p.116.그래서 우리는 법원으로 갔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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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05-19 11:46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이거 보셨네요, 미미 님. 저는 이거 못보겠어요. ㅠㅠ 미미 님, 이 다큐 보고 이렇게 글 써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감사합니다. ㅜㅜ

미미 2022-05-19 11:52   좋아요 6 | URL
어제 새로 올라왔길래 바로 봤어요 조주빈이 잡혀서 다행이지만 이들의 트라우마는 없어지지 않을 것 같아요.ㅠㅠ 댓글에 위로받았다는 한 피해자의 말이 기억나 써봤어요. 감사해요 다락방님ㅜㅜ

단발머리 2022-05-19 12:1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얼마나 지옥같은 시간이었을까, 생각하면 정말 가슴이 컥컥 막히네요. 전 불꽃 취재기 읽었고 예전에 한겨레 취재 기자 인터뷰 본 적 있는데, 남자기자인데 그 집 아이들 신상까지 다 공유하고 그랬다고 ㅠㅠ 진짜 무법천지더라구요 ㅠㅠ
그 시리즈를 보고 생각하고 글을 쓰는 일, 얼마나 고된 일이었을까요. 고생 많으셨어요, 미미님!

미미 2022-05-19 12:35   좋아요 4 | URL
네 맞아요! 한계레 김완기자님 신상이 털려서 아이들 사진까지 유포되었더라구요 아이들은 무슨죈지..자기들 기사 냈다고 그런짓을..형사들도 가학적인 사진보고 놀랐다고하니 기자들도 트라우마가 남았을것 같아요. 피해자들의 상처는 감히 상상도 안돼네요. 읽어봐주셔서 감사해요 단발머리님!

새파랑 2022-05-19 12:3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다큐에 나온 자료들이 상당히 끔찍했나보네요 ㅜㅜ 저런 악마들이 잡혀서 그래도 다행인거 같아요. 정말 법이 강화되면 좋겠습니다~!!

미미 2022-05-19 12:38   좋아요 6 | URL
네 새파랑님 모자이크 처리되었지만 기자들의 인터뷰로 몇몇 케이스는 분명하게 알 수 있었어요ㅜㅜ 보면서 계속 욕이 나와요. 내려받는것만으로도 징역으로 처벌했음 좋겠어요!! 감사해요

보리마루 2022-05-19 13:17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피해자들이 평생 안고 가야 할 고통과 트라우마를 생각하면, 성범죄에 대해서는 가해자의 인권 운운하거나 심신미약 같은 어처구니 없는 이유를 들어서 감형 따위는 없었으면 해요.

미미 2022-05-19 13:27   좋아요 6 | URL
네! 저도 그게 당연한것 같은데 <그래서 우리는 법원으로 갔다>를 보면 우리나라 사법부는 아직까지 범죄자에게 너무 관대하네요. 주요 가담자들 외에는 이런저런 이유로 감형해주나봐요. 판사들이 신경쓴다는 글 보니 재판 참관하고싶어요. 글 봐주셔서 감사해요 보리마루님!

거리의화가 2022-05-19 13:1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신상털기 등 2차 피해가 더욱 문제가 되는 것 같아요. 넷플 구독중이지만 전 도저히 볼 수 없을 것 같네요ㅠㅠ 하~ 미미님 글 읽는데도 분노가 치미네요. 감사합니다 미미님~

미미 2022-05-19 13:31   좋아요 5 | URL
신상털기가 아주 심각하더라구요 민증사진을 함께 찍게해서 주소랑 알게되면 거리뷰로 찾아서 앞다투어 사진올리고요. 18세 이상이긴한데 끔찍한 장면이 많이 나오거나하진 않아요.제가 너무 무섭게 썼나봐요. 추적하는 과정이 더 자세히 나오는데 통쾌함이 있었어요. 물론 보면서 욕은 나옵니다.ㅜㅜ거리의화가님 감사해요!

페넬로페 2022-05-19 15:54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우리가 밖에서 보기엔 신고하지 왜 저렇게 당하고 있지? 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막상 당사자가 되면 그것이 쉽지 않을수가 있겠어요. 결국 이런 범죄엔 처벌의 수위가 아주 높아야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것 역시 문제가 될 것 같아요 ㅠㅠ

미미 2022-05-19 17:10   좋아요 7 | URL
네 다큐에서도 그 부분을 강조했어요. 결코 피해자들을 탓해선 안된다는걸요. 누구라도 같은 상황에 빠질 수 있겠더라구요. 사법부 인식이 너무 올드한것 같아요ㅠㅠ 감사해요 페넬로페님!

mini74 2022-05-19 16:39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제발 제대로 처벌받았음 좋겠어요. 큰 죄엔 큰 벌이! 너무 처벌이 약하니까 이차 가해부터 유사 범죄까지 계속 되는 것 같아요. 열받아요 미미님 ㅠㅠ다큐 챙겨봐야겠어요

미미 2022-05-19 17:12   좋아요 7 | URL
로드뷰도 있었지만 가담자들이 주소로 찾아와 피해자집 사진을 찍어 올렸나봐요 직접 당한다면 무서워서 아무생각 못할듯해요. 더구나 아이들은 오죽할까요?ㅠㅠ 네! 강추합니다. 감사해요 미니님!

희선 2022-05-20 03:2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자막에 나온 말 무섭네요 그런 건 사라지지 않고 비슷한 게 나타나기도 하니... 그런 사람 다 잡으면 좋겠지만 그게 쉽지 않겠습니다 엄한 벌을 주면 좋을 텐데...


희선

미미 2022-05-20 08:49   좋아요 3 | URL
그러게 말이예요 뿌리 뽑는건 아무래도 불가능하겠지만 지금보다 강력하고 피해자가 납득가능한 처벌은 분명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공감해주셔서 감사해요 희선님~^^*

다락방 2022-05-20 08:36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저 어제 꿈에 미미님이 나왔어요. 우린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사이지만, 꿈에서는 확실히 미미님이었어요. 미미님이 저희 집에 오셨고 저는 미미님과 저희 집 근처 시장으로 가 호떡을 사드렸어요. 미미님은 호떡을 맛있게 드셨어요. 이 꿈이 의미하는 바가 뭘까 생각해도 모르겠는데, 오늘 여기에 제가 댓글단 거 읽고나니, 감사해서 호떡 사드린건가.. 싶네요. (응?)

미미 2022-05-20 09:03   좋아요 3 | URL
오!다락방님 저 이 페이퍼 쓰고 어제는 생각이 참 많았던 하루였어요 그래서 약간 마음이 붕뜬 기분으로 잠들었는데 다락방님께
날아갔었나봐요ㅎㅎ
(어떤 것들을 할 수 있을지 구체적으로 생각함요)
저 또한 다락방님 본 적 없지만 존경하고 애정하는데
꿈에서 그런 다락방님을 만났다니 영광이예요!!!
게다가 저 호떡 무지 좋아합니다~♡♡
뭔가 상징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레이스 2022-05-20 09:1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분노를 지나쳐서 두렵습니다.
어디까지 악해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직접 가해하는 것보다 더 사악하고 교묘한 범죄를 막기위해서 법도 그만큼 지능적으로 보호해야한다는 생각이 드네요.

미미 2022-05-20 09:42   좋아요 3 | URL
그쵸!! 가학행위를 요구하면 피해자들이 그대로 하는 식이었는데 요구사항을 보면 참 악랄하더라구요. 그나마 범인들이 결국 잡힌 방식이 그들이 피해자들의 신상을 캐낸 방식과 같아서 통쾌했어요. 텔레그램이 없어졌으면 좋겠어요. 본래 취지가 무색할 정도로 무법천지인듯 해요.

프레이야 2022-05-20 11:09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추척단의 두 분 불과 단,김완 가지 모두 용감했어요. 이 다큐 보기 전에 티비 프로그램 악마를보았다에서 다룬 걸 보고 이미 경악했습니다. 조주빈은 키를 6센티 늘리는 위험한 수술도 받았더군요. 그 부작용으로 약간 절구요. 컴플렉스와 잘못된 성의식이 복합된 괴물이었어요. 더 무서운 건 그 사람만이 문제가 아니라는 거죠. 더 많은 남성들, 다수의 선량한 가면을 쓴 남성들이 있다는 거죠. 경악스럽게도, 악마의 삶을 멈추게 해줘서 감사하다고 말하던 조주빈 얼굴이 떠오릅니다.

미미 2022-05-20 10:55   좋아요 8 | URL
네!! 인터뷰때 그 말 참 어처구니 없었는데... 자만에 찬 말이었다고 프로파일러가 말하더군요. 외국에서는 아동관련 영상 다운받은 것만으로도 4~5년은 살던데 우리 사법부는 소장한건 때때로 범죄로 인식하지도 않으니 문제예요.
형사들에게 잡힐때 그의 아버지와 자전거를 타고 있더라구요? 이웃들은 상상도 못했겠죠.
무엇보다 조주빈이 번 범죄수익이 몰수되어야하는데 암호화폐라 쉽지않나봐요. 부디 몰수했단 기사를 하루빨리 읽게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가필드 2022-05-20 19:2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제목 그대로 지옥이네요 ㅠㅠ 정치가들 중에 강력한 개정법으로 빠른 시간에 바뀌길 희망합니다

미미 2022-05-20 19:53   좋아요 4 | URL
네 가필드님 제목 그대로 사이버지옥 ㅠㅠ 요즘 만남어플도 많아서 청소년들이 휴대폰만 있으면 손쉽게 이용당하는것 같아요. n번방으로 보완되고있지만 아직도 현실적인 법률 개정이 시급합니다. 읽어봐주셔서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