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부아르: 젊은 처녀는 은밀하고 불안해하며 힘든 갈등에 시달린다. 이런 복잡성은 그녀를 풍요롭게 하고, 그녀의 내면생활을 남자 형제들보다 더 심오하게 발달하도록한다. 이로 인해 그녀는 한결 풍부하고 다양해진 뉘앙스로 자기 마음의 움직임에 더욱 주의를 기울인다.
*오늘은 이런저런 의미에서 영화 <콜레트>를 봐야겠다.
*요즘 나와 썸,타고 있는 곤줄박이 사진 한컷!
(사연: 우리집 5분거리에서 시작되는 숲에는 보기만해도 설레는 곤줄박이가 있다. 운동하러 숲을 가로지르다가 곤줄박이를 보고 기분 좋아진 나는 그 애가 놀랄까봐 살금살금 곁을 지나치며 ˝안녕? 반가워! 너 참 예쁘다˝하고 인사했다. 곤줄박이는 나를 응시했고(뭐야 쟤는?) 도망치지 않았다. 바로 이틀쯤 뒤에 그 애를 만났던 그 장소를 지나치는데 갑자기 어떤 물체가 내 뒤에서 앞으로 쏜살같이 날아갔다. 워낙 조용하던 차에 갑작스러워 놀란 나는 주변을 두리번거렸는데 앞쪽 나뭇가지 위에 이틀전 만난(아마도) 곤줄박이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뒤로도 아주 가끔 곤줄박이를 만나는데 내 눈썰미가 그리 예리하진 않아 그 애가 그 애인지 확실치는 않지만 아무렴어때. 볼때마다 너무 행복하다.)
메리 웨브Mary Webb (1881~1927) -도머 숲의 집
자연의 아름다움에 잠이 깬 그녀는 아름다움에 대한 특별한 지각에 이르렀다. 그녀는 유사점들을 보기 시작했다. 자연은 더 이상 세부적인 작은 것들의 우연한 조합이 아니라 하나의 조화이며, 엄격하고 위엄 있는 한 편의 시였다. 여기서는 아름다움이 지배하고 있었고, 꽃의 빛도 별빛도 아닌 어떤 빛이 반짝이고 있었다. (--) 마음을 사로잡는 가볍고 신비로운 진동이 빛처럼 숲속을 온통 달리고 있는 것 같았다. (…) - P502
꽃잎마다, 나뭇잎마다 제가 나온 깊은 곳을 회상하는 어떤 음악을 흥얼거리며 노래하는 것 같았다. 살그머니 부풀어 오른 저마다의 꽃들은 그 연약함에 비해 너무나 근엄한 메아리로 가득 차 있는 것 같았다. (…) 언덕의 정상으로부터 한 줌의 향기로운 바람이 불어와 나뭇가지 사이로미끄러졌다. 하나의 형태를 가지고 있었던 사물들은 그 형태의 죽을 운명을 알고 있었고, 거기를 지나가는 형태도 없고 표현할 수도 없는 바람 앞에서 전율했다. 그녀 때문에 숲은 이제 단순한 집합체가 아니라 성좌와 같이 찬란한 통일체였다. (…) 숲은 항구적인 부동의 존재 속에서 자기 자신을 유지하고 있었다. - P502
내가 인용한 텍스트들은 사춘기 소녀들이 들과 숲에서 어떤 구원을 찾아내고있는지를 잘 보여 주고 있다. 아버지의 집에서는 어머니, 법칙, 관습, 타성이 군림하고 있으며 그녀는 이런 과거에서 벗어나고 싶어 한다. 이번에는 그녀 자신이 절대적 주체가 되길 원한다. 그러나 사회적으로 아내가 됨으로써만 성인의 삶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에, 그녀는 자기 포기를 해방의 대가로 지불한다. 한편, 그녀는 식물과 동물들 한가운데에서는 한 인간이다. 그녀는 자기 가족과 남자들에게서 동시에 해방되어 주체이자 자유가 된다. 그녀는 숲의 비밀 속에서 자기 영혼의 고독한 이미지를 발견하고, 드넓은 평원의 지평선 속에서 초월성의 감각적형태를 발견한다. 그녀 자신이 이 무한한 광야이고 하늘을 향해 솟아오른 나무와 산의 정점이다. - P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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