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MIDNIGHT 세트 - 전10권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세트
프란츠 카프카 외 지음, 김예령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8월
평점 :
품절


허버트 조지 웰스 ㅡ 타임머신


p.182  평생 웰스의 팬을 자처했던 보르헤스는 자신이 가장좋아하는 책으로 웰스의 <타임머신>, <투명 인간 >등을 들고, 이것들이 가장 먼저 읽었던 책이고, 아마도 가장 마지막에 읽게될 책이라고 했다.


'타임머신'을 말할 때 내가 가장 손꼽을 만한 영화는 마이클 J.폭스 주연의 1987년작 '백투더퓨처'다. 아마 당시 세대 중 이 영화를 안 본 사람은 있어도 1편만 본 사람은 없지 않을까. 보드를 타고 날아서 이동하는 미래라니 얼마나 멋진지!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전동보드 이용률이 늘어나는 데다 최근 도쿄 올림픽에서 스케이트보드 종목이 첫 선을 보였다. 이런 분위기에 과학기술의 발달속도를감안하면 영화 속에서 처럼 지면에서 떠 이동하는 보드도 머지 않아 일상이 될것이다. 실제로 영화 속 호버 보드가 이미 개발되었지만 자기부상 원리를 이용하기 때문에 아직은 구리판 위에서만 작동가능하다고 한다.


p.15 「사차원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들 중에는 그게 무슨 뜻인지 모르는 사람도 있지만, 사실 사차원이 의미하는 것은 바로 이겁니다. 사차원은 <시간>을 바라보는 또 다른 방식일 뿐이죠. 


참고로 영화에서 선보인 자동 끈 조임 운동화도 현재 판매중이라고 한다. 미래를 상상한 영화에 등장한 각종 장비는 보통 군사용으로 먼저 개발되다가 상업성을 인정받으면 일반에게까지 보급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예:드론)


                


물론 이번에 원작 소설을 읽어보니 원작과 가장 가까운 영화는 가이 피어스 주연의 2002년작 '타임머신'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과학으로 가장 그럴듯하게 시간의 역학을 보여준 것은 '인터스텔라'가 아닐까? 그 외에도 웰스의 <타임머신>이 세상에 나온 뒤 시간여행을 소재로 한 작품은 변주를 거듭하며 끊임없이 이어졌다. 소설과 영화를 통해 미래를 마음껏 재현한다는 것은 이렇게 흥미진진하고 설레는 일일 뿐 아니라 해당 기술의 발달을 촉진시키는 등 현실적으로도 그 파급력이 있다. 


p.79 이 세계를 직시해. 이 세계의 방식을 배우고, 이 세계를 관찰해. 그 의미를 너무 서둘러 추측하지 않도록 조심해. 그러면 결국에는 그 모든 수수께끼의 실마리를 발견하게될 거야.


허버트 조지 웰스의 <타임머신>은 1895년에 출간된 오래전 작품이다. 검색해보니 같은 해 우리나라(조선)에서는 을미사변이 일어났으며 상투를 자르는 단발령이 시행되었고 프랑스에서는 발명가인 뤼미에르 형제에 의해 세계최초로 영화가 상영되었다. 작가 조지웰스의 영국에서는 밤 10시부터 아침 7시까지 아내를 때리는 것이 불법이었다니 (그럼 그 외에는 합법이란 거잖아!) 당시 여성인권이 어느 정도였는지도 짐작해 볼 수 있는 낯설고 아득한 그런 시기였다. 그런 시대에 조지 웰스는 <타임머신><투명인간><우주전쟁>같은 기발한 작품들을 줄줄이 남겼다.


p.160 이 거대한 어둠의 공포가 나를 덮쳤습니다. 골수까지 스며드는 추위, 숨 쉴 때마다 느껴지는 통증이 나를 압도했습니다. 몸이 덜덜 떨렸고, 지독한 구역질이 났습니다. 바로 그때 하늘에 태양의 가장자리가 새빨갛게 달구어진 활처럼 나타났습니다. 


이 소설에서 주인공<시간여행자>는 의사,신문사 편집장,심리학자 등을 초대해 자신이 조금전까지 스스로 만든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여행을 하고 돌아왔다고 말한다. 그의 연구실에는 그가 미래에 다녀오는데 사용했다는 타임머신이 있었다. <시간여행자>가 다녀온 80만년 후의 미래 영국에는 두 종류의 인간이 지상과 지하에서 각각 살아가고 있었다. 지상은 평화로워 보이지만 지적으로 오히려 후퇴했고 외모도 지금과는 많이 달라진 '엘로이'가 존재했다. 그리고 지하세계에서 살아가는 존재들인 '몰록'이 있다. 이들은 어쩌다 그런 모습으로 각각 다른 세계를 차지하고 살아가는 것일까. 그리고 어둠이 내리면 미소를 잃고 두려워하면서 한 곳에 모이는 지상의 엘로이가 경계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p.106 지독한 냄새, 크고 무의미한 형체들, 그늘에 숨어 어둠이 다시 나를 덮치기만 기다리고 있는 추악한 몰골들! 그때 성냥이 다타서 내 손가락을 따끔하게 찌르고, 캄캄한 어둠 속에서 꿈틀거리는 빨간점 하나가 되어 바닥에 떨어졌습니다.


현재는 타임머신을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얼마 전 블랙홀이 발견되었으니 먼 미래에 인류는 웜홀도 찾게 되어 <타임머신>에서 처럼 시간이동이 자유롭게 이루어질 수도 있다. 과학과 문명의 발달로 인해 인류의 진보는 이렇듯 점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외면적인 성장 속도에 내면의 성장은 과연 적절히 따라가고 있는 것일까? 사회주의자였던 웰스는 이 작품에서 자본주의로 양극화된 사회가 만들 인류의 미래를 암울하게 그렸다. 우리가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문명을 결국 완성한다고 해도 그 이면에 어떤 문제들이 야기될 수 있는지를 항상 고민하고 경계하라고 경고하는 느낌이다.


p.172 축적된 문명은 결국에는 필연적으로 그 축적을 이룩한 사람들의 머리 위로 무너져 그들을 파괴할 게 분명하다고 그는 생각했다. 설령 그렇다 해도, 우리는 마치 그렇지 않은 것처럼 살아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나에게 미래는 여전히 암흑이고 공백이다. 그의 이야기를 듣고 그 기억으로 몇 군데 불이 켜졌을 뿐, 거대한 미지의 세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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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8-22 17:2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1등~! 저 하버트 조지 웰스 이름은 많이 들어보고 작품은 안읽어 봤는데, 뭔가 특이한 내용인거 같군요. 이 책이 나온 시기에 우리나라는 을미사변 이었다니🙄

청아 2021-08-22 17:31   좋아요 5 | URL
ᜊ( ‘ ⩊ ‘𖦹)ᜊ 에궁 감사합니다~♡헤헷😉
당시 우린 어떤 시기였을까 궁금해 찾아봤더니..ㅠ 제 검색능력이 좋았음 더 많은 정보를 담았을텐데 아쉽네요(스콧님 떠오름요👍)

scott 2021-08-22 21:43   좋아요 3 | URL
 타임 머쉰 헬기 타고  ___   ___
     ̄ ̄ ̄干 ̄ ̄ ̄
        _皿__    ( ̄ ̄)
      /∧_∧ \_// ̄
     /  (・ω・`)  / 
      L_O¶O_ノ】__/
      \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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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_∧
       ( ´・ω・)
       |  U
        U U
착지 완료 ^ㅎ^

청아 2021-08-22 22:30   좋아요 3 | URL
럴쑤럴쑤!😍 헬기 프로펠러 회전하는 소리가 막 들리는 것 같아요!ㅋㅋㅋㅋ👍👍

초딩 2021-08-22 18:0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웰스의 타임머신 정말 경리로웠습니다. 그 시절 어떻게 그런 걸 쓸 수 있었는지
게다가 우주의 팽창과 지구의 소멸까지 다룬 스팩트럼이 정말 대단했어요 ㅎㅎ

청아 2021-08-22 18:40   좋아요 7 | URL
저도 읽으면서 여러번 놀랐어요! 과연 이 작품이 126년 전에 쓴 것이 맞는지
미래 모습도 의미심장했습니다~♡😊

반유행열반인 2021-08-22 18:2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 조지 오웰이 에세이에서 조지 웰스 까는 거 보고 야 같은 조지끼리 왜 그래 ㅋㅋㅋ하면서도 타임머신 투명인간 궁금했는데 조만간(대체 조만간 읽을 책이 몇 권이여!!!!)읽어보고 싶네요. 진짜로 ㅋㅋㅋ

청아 2021-08-22 18:43   좋아요 6 | URL
그랬군요! 그 에세이 읽다 말았는데 뭐라 깠을지 알고 싶네요ㅋㅋㅋㅋ타임머신,투명인간,우주전쟁 한 사람이 어떻게 이런 작품들을 다 쓴 건지 감탄입니다~♡🤭

반유행열반인 2021-08-22 18:47   좋아요 6 | URL
읽은지 얼마나 됐다고 그냥 오웰이 웰스 까는 글 썼었지, 하는 거 말고는 뭘가지고 깠는지 기억이 안 나요 ㅋㅋㅋㅋ잠시 발췌해놨던 거 보러 다녀와도 뭔 소린지 모르겠고 ㅋㅋㅋㅋ이럴 걸 뭐하러 그리 읽니 나여…

청아 2021-08-22 18:51   좋아요 5 | URL
아앗ㅋㅋㅋㅋ더 궁금한데요?! 열반인님 덕분에 떠올랐는데 이 작품 읽으면서 1984 생각났었어요!! 전혀 다른 스토린데 말이죠😳

반유행열반인 2021-08-22 19:05   좋아요 5 | URL
미래를 그리는 책들이라 더 그럴까요? 오웰님은 각자 텔레스크린(스마트폰) 들고 다닐 걸 예언했지만 다들 자진해서 자기 일상 공개하고 정보 열심히 웹상에 올릴 건 몰랐다고 아무도 관심 안 가질까 봐 안달할 줄도 몰랐다고 누가 그래서 재미있던데 ㅋㅋㅋㅋ타임머신은 아직도 안 나왔으니 투명인간도 못 만들었으니 내맘대로 오웰 승 ㅋㅋ

청아 2021-08-22 19:12   좋아요 6 | URL
오 그러고보니 그렇네요?!!!ㅋㅋㅋㅋㅋㅋㅋ 두 작가 모두 과학자가 됐어도 뭔가 획을 그었을거란 느낌적느낌이 옵니다 막ㅋㅋㅋ

레삭매냐 2021-08-22 19:09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아 오래 전에 몰록들이 나오는
영화를 본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주인공이 계속해서
타임머신으로 무언가를 바꿔
보려고 하는데 계속해서 다른
이유로 실패하는 장면도요.

지나간 것은 무슨 수를 써도
되돌릴 수가 없구나 싶었습니다.

청아 2021-08-22 19:17   좋아요 6 | URL
안그래도 찾아보니 꽤 그럴듯하게 영화로 재현했던것 같네요. 사진이 흔들린건지 좀 이상해서 차마 올리진 못했는데 순간 섬뜩했거든요.ㅎㅎ

저는 영화를 먼저봐도 재밌는 원작이 있다는걸 또 느꼈습니다.😊

그레이스 2021-08-22 19:12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시간을 생각해보면 지구, 아니 태양계를 떠나면 우리가 생각하는 개념이 사라져버리는 것을 알게되고, 과거, 현재, 미래가 뒤섞여버리죠.
존재에 대한 개념도...!

청아 2021-08-22 19:20   좋아요 6 | URL
네! 그러고보면 이론물리학이 참 재밌고 흥미진진한 학문이란 생각이듭니다. 어쩌면 철학이상으로 본질에 가까운학문이 아닐까요~♡

페넬로페 2021-08-22 20:08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미미님께서 역사를 정리해주시니 이해가 더 빠릅니다. 우리나라 을미사변 시절에 타임머신이라는 소설이 나오고 영화를 만들었네요. 조지 웰스의 작품은 아직 읽어보지 않았는데 타임머신도 앞으로 가능할 수 있다는 생각도 해봐요.
이 시리즈 골라 읽는 재미가 쏠쏠한 것 같아요^^

청아 2021-08-22 20:46   좋아요 4 | URL
ㅋㅋ찾길 잘했네용?ㅋㅋ시간여행이 가능하다면 참 재밌을것 같아요~♡ 작고 깜찍한데 컬러조합이 좋아 인테리어효과까지!

붕붕툐툐 2021-08-22 20:2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오~ 읽고 싶네요~ 세상엔 왤케 모르는 좋은 책이 많은지~ 저 허버트 조지 웰스 초면이에용~ㅋㅋㅋㅋㅋ
126년 전의 상상력을 마주하고 싶네요!

청아 2021-08-22 20:49   좋아요 5 | URL
저도 이번에 딱 한번 만났어요~♡(부끄)ㅋㅋㅋㅋ리뷰에 다른 얘길 횡설수설 담았는데 상상력이 뛰어난 작품이예용👍

scott 2021-08-22 21:51   좋아요 5 | URL
전 어렸을때 어린이 용으로 재밌게 읽었습니다
투명인간과 세트로!
성인이 되고나서 읽어보니
걸리버 여행기와 함께 웰스가 영국의 계급 사회 비판과 빈부의 격차가 결국 인류를 파멸하게 만들 것이라는 암울한 미래를 그렸다는 걸 알게 되었네요
1895년 이책이 나온후 딱 10년뒤에 아인슈타인이 상대성 이론을 발표! ㅎㅎ

시간 여행의 관한 잼 난 소설

영화와 세트로 [시간 여행자의 아내] 사알짝! 추천 합니다 ^ㅅ^


청아 2021-08-22 22:34   좋아요 4 | URL
투명인간도 궁금합니다~♡ 상대성이론 이후 작품인줄 지레짐작 했는데 웰스 더더 대단쓰!👍 <시간 여행자의 아내> 넘넘 로멘틱하죠!😉

붕붕툐툐 2021-08-22 22:46   좋아요 5 | URL
저도 시간 여행자의 아내 봤어요! 제가 영화를 잘 안 보는 이유가 보자마자 까먹어서인데, 그래도 이 영화는 본 기억이 확실히 나니 기억에 남는 영화임엔 틀림 없네요~ㅎㅎ

독서괭 2021-08-23 00:4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호! 비곗덩어리 보고 나면 다음 작품은 타임머신으로 찜!
타임머신, 시간여행, 하면 저는 과거로 가는 게 더 먼저 떠오르는데, 코니 윌리스의 옥스퍼드 시간여행 시리즈가 똭. <시간여행자의 아내>는 영화보다 책이 좋았고 저는 그책보다 윤소리 작가의 <타임트래블러> 시리즈를 더 좋아합니다(로맨스소설로 분류되어 있지만 한국역사 고증에 기초한 본격 시간여행 소설이예요. 좋아하는 작품이라 슬쩍 홍보 ㅎ).

청아 2021-08-23 11:17   좋아요 3 | URL
헉 <시간여행자의 아내>원작 소설이 따로 있었군요~♡
말씀하신 그외 작품들 다 생소한데 알아봐야겠어요 한국역사를 배경으로 한 시간여행이라니 솔깃하네요!ㅎㅎ😍

행복한책읽기 2021-08-23 02:3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 이 시리즈에 웰스도 있었군요. 세이건과 르 귄 여사 덕에 이 작가에게 훅 관심 생겼건만. 으으. 사고 싶어라.^^ 미미님 역사 평행선 긋기 굿이에요. 학구열 짱!! 혹 역사샘??^^

청아 2021-08-23 11:24   좋아요 2 | URL
오~♡ <코스모스>에도 <타임머신>이야기가 나오나요?읽었는데
완전 새로운ㅋㅋㅋ저건 검색으로 찾아낸 거예요ㅋㅋ😆 역사쌤한테 배워야할 수준입니다ㅋ

mini74 2021-08-23 10:0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전 좀 무서웠던 기억이 나요. 정말 미래가 그렇게 되면 어떡하지? 과거의 책이 여전히 파급력이 있고 지금 시대보다 더 먼 미래를 내다본다는 게 작가의 통찰력이 대단한 거 같아요. 백투터퓨처! 저기 나오던 나르는 호버보드며 신기했던 것들을 이젠 다 만들수 있다는 것도 좀 무서워요. 혹시 시간여행도 사실은 가능한거 아닐까요 ㅎㅎㅎ전 시간여행하면 둘리의 깐따삐아~ 도 떠올라요 ㅎㅎ

청아 2021-08-23 11:32   좋아요 4 | URL
호킹 박사가 시간여행의 불가능성을 얘기하면서 시간여행자가 우리에게 발견되지 않은것도 근거로 들었다는데 제 생각엔 직접 걸어다닐 수는 없고 인터스텔라처럼 이미지로만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ㅋㅋ우리 지금 다 관찰당하는?😳둘리 애정합니다~호이 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