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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스캠프 - 지식세대를 위한 서재컨설팅
김승.김미란.이정원 지음 / 미디어숲 / 2014년 9월
평점 :
나는 책을 읽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는다. 내 기억으로 작년 이맘때쯤 첫 번째 서평을 작성했으니 1년 정도 된 것 같다. 남들처럼 긴 시간은 아니지만, 그동안 책을 사서 읽고 소장하기 시작한 책이 삼백여 권이 되는 것 같다. 그전에는 아예 책을 거들떠보지도 않았으니 ㅡ_-+a 이 책들은 순전히 지난 1년 동안 읽고 모은 책이다. 거실에 있는 테이블에 놓인 책, 책장에 꽂힌 책, 새로 들어온 책들을 훑어보니 단순 호기심 때문에, 재미 때문에, 흥미 때문에 읽게 된 책이 꽤 보이는 것 같다. 그래서 내가 지난 1년간 책을 읽으면서 올바른 독서, 제대로 된 독서를 하고 있는지 의구심이 들기 시작했다. 이쯤에서 다시 한 번 독서 방법과 서재라고 부르기엔 터무니없이 부족하지만 그래도 내 나름의 서재를 정비해야 할 필요성을 느껴 이 책 <베이스캠프>를 읽게 되었다. 마치 도서관을 옮겨놓은 듯한 저자의 서재 모습과 체계적인 지식 관리에 감탄하면 읽어 나갔는데, 신세계를 보는 느낌이었다.
이 책 <베이스캠프>는 김승, 김미란, 이정원 공저이다. 책 속에 나오는 서재는 저자 김승의 베이스캠프로 저자 김미란이 그의 서재를 방문하여 인터뷰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저자 김승은 삶에서 정상에 오르기 위해,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정상의 모습을 배우지 말고 그 이면에 있는 베이스캠프를 배우라고 한다. 그리고 그 베이스캠프는 지식세대의 서재이며 오랜 세월 땀, 눈물, 노력, 기다림으로 담아 놓은 곳이란다. 그동안 서재는 그냥 많이 책이 모인 곳, 책을 쌓아두는 곳이라 생각했던 내게 예고 없이 훅 들어온 충격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의 서재는 도서관을 집으로 옮겨 놓은 듯 방대한 책과 논문이 분야별로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었다. 책을 읽는 동안 얼마 없는 책들이지만 다시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정리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책을 읽는 방법에서 폭의 독서, 깊이의 독서는 특히 집중해서 읽었다. 독서 방법도 꽤 궁금했으니까…. 저자는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고 익히는 것을 폭을 넓히는 독서라 말하며, 단 한 권의 책을 읽으면서 주제에 대한 체계와 단계 등을 이해하고 정리하는 독서를 깊은 독서라 말하고 있다. 또한, 여기에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통찰력의 높이를 더하면 완벽한 독서 방법이라고 한다. 저자는 어떤 분야의 연구를 시작하게 되면 그 분야의 책을 다독한다고 하는데, 이는 내가 전공 관련 책 100권 읽기에 도전하고 있는 것과 일치하는 내용이다. 같은 주제의 책을 읽을 때 가장 어려운 단계는 초반 10권~15권이며 이 단계를 넘어서면 내용이 상당 부분 겹치기에 탄력을 받기 시작한다고 한다. 이렇게 책을 읽는다면 자연스럽게 필요 독서를 하게 되고 해당 분야의 체계를 잡을 수 있는 독서를 할 수 있다고 한다. 어깨너머들은 얕은 지식으로 시작했지만, 저자의 명쾌한 설명에 이 같은 독서 방법이 왜 효과적인지 비로소 알게 되었다.
흔히 그냥 읽기만 해서는 책은 알코올처럼 금세 날아가 버리기 쉽다고들 말한다. 이 책에서 배운 대로 서재를, 나만의 베이스캠프를 그리고 지식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노력을 해야겠다. 책을 즐겨 읽는 사람이라면, 이제 책을 읽기 시작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베이스캠프(서재)와 독서 방법을 점검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