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문화 이야기
구태훈 지음 / 재팬리서치21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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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문화사에 풍속사를 더한 느낌의 책이다. 전통 풍습에서 현대 문화까지 총 망라했다. 같은 저자의 <일본 문화사>보다 쉽다. 이야기체로 서술되어 있어서 술술 읽힌다. 일본 영화나 문학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이 책을 읽고 나면 봤던 작품도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이다.

 

내용은 이렇다. 제1장 '생노병사'에서는 임신부터 태어나서 죽기까지 일본인들 생애 주기에 따른 통과의례와 전통 민속을 다룬다. 제2장' 춘하추동 '에서는 계절 순서로 연례 행사를 다룬다. 풍습이나 계절 음식, 선물 등의 이야기가 있다. 제3장 '생활양식'에서는 일본인들의 전통적인 의식주 생활을 설명한다.  제4장 여가생활에서는 목욕하기, 하나비, 마쓰리 등 놀이, 오락을 다룬다.  음주 풍습이나 스포츠를 즐기는 모습도 소개한다. 제5장에서는 신도 불교 크리스트교 신흥종교 등 일본인의 종교 생활을 다룬다. 여기까지는 민간 풍습을 다루고 있다.  제6장부터 10장까지는 일반적인 일본문화사를 요약한 것 같은 성격이다. 전통 연극, 전통 유예, 회화와 공예, 대중 문화를 소개하고 있다. 즉, 노, 교겐, 다도, 꽃꽂이, 하이쿠, 불화, 에마키(두루마리 그림), 우키요에, 정원, 도자기, 음악, 영화, 만화, 애니메이션 등등을.

 

일본 문화 관련한 쪽 책들을 보면 유명 방송인이 쓴 책이 많다. 개성적 시선을 보여주는 책도 있지만 오류나 편견이 많아 보다가 집어 던진 적이 종종 있다. 그런데 이 책은 일본 근세사 전공 교수님 책이어서 믿을만하다. 잘못된 정보나 작가의 지나친 의미부여, 허접한 개그가 없어서 좋다. 같은 저자의 다른 책에 비해 대중적으로 서술한 점이 특이하다. 듣자하니, 저자분은 성균관대 학생들 사이에서 술술 재미있게 이야기처럼 강의하시는 교수님으로 인기가 높다던데, 그런 장점을 이 책에서 잘 살리신 것 같다.

 

편집도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다른 책들에 비해 신경 쓴 편이다. 그래도 흐릿한 흑백 사진 자료는 좀 아쉽다. 심하게 말하면, 재팬리서치 출판사에서 만든 책들은 1990년대에 나온 책들 같아 보일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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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 키워드 30
구태훈 지음 / 재팬리서치21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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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고 대중적인 일본 통사를 읽은 독자가 다음 단계로 읽을만한 책이다. 이 책은 통사가 아니다. 신도, 천황, 교토, 쇼군, 다이묘, 무사,,, 등등 일본사를 이해하기 위한 핵심 테마 30개를 선정하여 일본사를 설명하는 책이다. 굳이 처음부터 통독하지 않고 '할복'이나 '도자기' 등 관심가는 장부터 찾아서 읽어도 된다. 그렇게 하나하나 곶감 빼 먹듯 읽다보면 어느새 한 권을 다 읽게 된다. 일본사를 좀 알 것 같은 생각이 든다. ,,, 이렇게 되니, 이 책은 역사서 읽기에 부담을 갖고 계신 분들에게 좋을 것 같다.

 

각 장은 한 개의 테마를 다루는데 그 테마 안에서 고대사에서 현대사까지 한 번 돌아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다보니 반복 학습이 저절로 된다. 예를 들어 16 ~ 19장은 각각 무사, 농민, 상인, 천민이어서 각각 다른 시각에서 일본 중세, 근대를 훑어보게 만든다. 그런데 이 점이 장점이면서 단점이기도 하다. '전쟁'이라는 장은 없지만 15장 외교와 28장 일본군 편에서 같은 전쟁 이야기가 겹쳐서 또 나오기도 하니까.

 

이 저자분은 논평은 자제하고 사실 위주로 서술하려한다고 머리말에서 밝히고 있다. 실제로 책 내용이 그렇다. 그러나, 한 장에서 전체 일본사를 바쁘게 돌리기는 하지만 전공자의 시각으로 촌철살인격의 정확한 지적을 곳곳에 해 주고 있다. 이 부분이 재미있다. 메이지유신이 농민에게 실제 미친 영향이라든가, 천민 차별을 지배계급이 농민의 불만을 잠재우는데 이용했다든가,,, 하는 부분들. 책 구성은 사전식이지만 결코 사실 위주로 크게크게 좋게좋게 가는 책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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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는 일본사 - 덴노.무사.상인의 삼중주, 일본 처음 읽는 세계사
전국역사교사모임 지음 / 휴머니스트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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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제 그대로, 처음 읽는 일본사로 좋은 책이다. 보통 영화 보다가 혹은 책이나 뉴스 읽다가 어떤 나라의 어떤 부분이 궁금해서 그 나라 이름이 붙은 역사서 한 권을 구입하게 된다. 그러나 그 숫자가 그 숫자인 것 같은 연대에 발음도 안 되는 지명과 인명 나열이 이어지다보면 곧 흥미를 잃게 된다. 특히 선사시대 고대 읽다가 지겨워서 덮어버리기 쉽다. 정작 독자 자신이 관심 두고 있는 시대가 나오기도 전에 지쳐 버리게 된다. 그래서, 처음 읽는 독자들을 위해서는 좀 거칠더라도 전체 역사 흐름을 이야기체로 크게크게 술술 서술해주는 책이 필요하다. 뭐, 기본 사관만 견실하다면야, 큰 오류나 역사 왜곡만 없다면야, 그리 엄격한 기준을 갖고 입문용 역사서를 평가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입문용 책 한 권만 읽고 그 나라 역사서 평생 안 읽을 것도 아닌데.  

 

위 사항을 감안하고 보면, 이 책은 아주 괜찮은 입문서다. 과감하게 이야기체로, 때로는 상상의 대화 장면까지 만들어 넣어서 술술 읽게 만든다. 그러다보니 지배계급, 큰 정치적 사건 위주로 진행되기는 하지만, 전체 일본사의 전개 흐름은 굵고 진하게 확실히 알려준다. 집필진은 일본사의 흐름을 네 번의 전환기로 설명한다. 호족의 지배를 극복하고 덴노 중심의 국가를 수립한 다이카 개신, 무사의 지배가 시작된 가마쿠라 바쿠후의 탄생, 가마쿠라 바쿠후 이후 지속된 중세에서 근대로 변화를 모색한 메이지 유신, 마지막으로는 패전 후 현대 일본의 출발점이 된 미군정 시기.  네 번의 전환기의 중심에는 덴노, 무사, 상인이 있었다. 이들이 정치, 사회, 문화, 경제, 일본인의 집단 심성에 남긴 영향을 역사적으로 파악하면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한 이해의 바탕이 다져진다. 한마디로<덴노, 무사, 상인의 삼중주, 일본>이라는 부제가 정확히 책 내용을 요약해 준다.  

 

기본 일본사 다 아시는 분들에겐 너무 쉽고 가볍고 구멍이 숭숭 뚫려 있는 것 같아 보인다. 하지만, 책이란 그 책이 설정한 예상 독자층의 입장에서 평가해야 한다. 그런 점을 감안해볼 때, 이 책은 현재까지 나와있는 일본사 입문서 중 가장 괜찮은 편이다. 사진, 지도 등도 풍부하고 크고 시원시원하게 배치해두었고 흥미로운 에피소드로 접근하는 부분도 배치해 두었다.  

 

일반 농민에 대한 부분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점은 아쉽다. 집필진도 이를 몰랐을리는 없다. 전체 흐름 위주로 정리하다보니 책 구성이 이렇게 되었으리라. '잇키'등 농민과 경제 부분에 대해서는 <아틀라스 일본사>를 읽어서 보강하면 좋을듯하다. 부락민이나 여성, 오키나와 등 약자 쪽 역사 서술도 부족한 편이다. 알아서 더 찾아 읽어야 한다.

 

***

 

사실, 이 책은 도서관에서 읽었다. 2013년 초판 1쇄본인데 두 군데 오류가 보였다. 책을 다 읽고 반납하고 나니, 그 오류가 이후에 어떻게 수정되었을지가 무진장 궁금해졌다. 휴머니스트 출판사는 독자들이 오류나 오타 지적하면 바로 다음 쇄에 반영해주는 것으로 알고 있기에, 최근 판본으로 확인하고 싶었다. 결국,  다 읽은 책을 사서 다시 읽고 이 리뷰를 남긴다.

 

이하, 1쇄와 현재 6쇄 오류 비교 부분.

 

1.

30쪽의 요시노가리 유적지 부분 : 수정되어 있었음

1쇄에서 생뚱맞게 규슈 사가 현의 '요코하마'에 위치해 있다, 라고 나와서 깜짝 놀랐는데 6쇄에는 '간자키 군'으로 수정되어 있었다.

 

2.

124쪽의 가이세키 요리 부분 : 여전히 틀린 한자 표기로 인쇄되어 있었음.

 

(다도회 순서 설명하는 앞 부분 생략) 다 함께 숯불을 한동안 감상하고 있으면 집사가 가이세키(會席) 요리를 내온다. 가이세키 요리란 허기를 달래 주는 간단한 요리로, 밥 한 주먹, 반찬 두가지, 국 한 그릇의 조촐한 상차림으로 구성된다. 이 명칭은 수행 중인 젊은 승려들이 긴긴 겨울밤 배고플 때면 따뜻하게 데운 돌을 품속에 넣어 허기를 잊으려 했던 풍습에서 유래했다.

- 본문 124~ 125쪽에서 인용

 

=> 가이세키 요리의 한자가 잘못 나왔다. '會席'가 아니고 '懷石'다. 가이세키 요리에는 두 가지가 있다. 위 본문에서 설명한 '돌을 품다'에서 유래한 소박한 가이세키 요리는 '懷石'요리이고, 혼젠 요리에서 유래한 가이세키 요리(보통 일본 온천 료칸에서 저녁에 먹는 풀코스 일식 디너요리 떠올리면 됨)는 會席 요리임.

 

크흑. 이제 나는 가이세키 오류 수정이 궁금해서 내 년 쯤 또 이 책을 사 읽게 되겠구나. 흑흑. 호기심이 많은 성격으로 살다보니 나는 늘 용돈이 궁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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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 내가 쓴 글, 내가 다듬는 법
김정선 지음 / 유유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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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을 쓰고 고치는 단계에서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책이다. 잘못된 문장과 고친 문장의 예문은 물론, 그 문장이 이상한 문법적 이유까지 잘 설명하고 있다. 특히 128쪽부터 나온 '당하고 시키는 말로 뒤덮인 문장 3'의 예가 참 좋다. 영어나 일본어 번역투 문장에 익숙한 사람들이 정신 바짝 차리고 참고해야할 부분이다. 책은 '내가 쓴 글 내가 다듬는 법'이란 부제목에 딱 맞는 기능을 한다.


자기 문장이 아무 문제 없어보이는 것은 자신의 문장이 완벽해서가 아니다. 글쓴이가 자신의 문장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쓰는 글과 같은 분야의 글(특히 비문에 번역투, 만연체, 전문 한자어 남발 전문서적)에 익숙해져 있어서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니 타인에게 자신이 쓴 글을 보이고 냉정한 피드백을 받거나 관련 책을 읽어서 자신에게는 익숙하지만 남들이 읽으면 이상한 문장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한다.

 


문법 이론에만 유의하란 말은 아니다. 모든 글쓰는 이들이 명심해야할 기본 자세는 바로 이거다. 문장의 주체는 글쓴이 자신이 아니라 문장의 주어라는 것! 바로 이 점을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의 저자는 아래와 같이 말해준다.

 

또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문장의 주인이 문장을 쓰는 내가 아니라 문장 안의 주어와 술어라는 사실이다. 문장의 주인이 나라고 생각하고 글을 쓰면 기본적인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넘어가게 되거나(왜냐하면 나는 이미 다 알고 있으니까), 문장의 기준점을 문장 안에 두지 않고 내가 위치한 지점에 두게 되어 자연스러운 문장을 쓰기가 어려워진다.

- 197쪽에서 인용

 

문장의 주인은 문장을 쓰는 사람이 아니라 문장 안에 깃들여 사는 주어와 술어다. 주어가 술어가 원할 때가 아니라면 괜한 낱말을 덧붙이는 일은 삼가야 한다.

- 51쪽에서 인용

 

그렇다고 완벽한 문장에 대한 강박에 사로잡혀 타이핑하는 자신의 짧은 손가락을 검열할 필요는 없다. 여기 이 책에 있는 조언들은 어느 정도 고칠 분량의 문장이 쌓인 상태에서 유용하다. 일단 쓰기부터 시작하자. 쓰고 나서 고쳐 쓰면 되니 초보 글쟁이들은 일단 한 주제 아래 단행본 한 권 분량의 글을 써 보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이 쓴 글이 이상한 문장 때문에 가독성이 떨어진다는 현실적 문제는 그 다음에 생각하자. 그토록 열심히 자료 찾고 공부하여 쓴 글이 문장 때문에 독자에게 다다가지 못한다면 얼마나 안타까운가. '얼마든지 깔끔하게 읽히는 문장을 쓸 수 있는 데도 불구하고 습관에 사로잡혀 그러지 못한다면 얼마나 안타까운가(155쪽)'

 

그런 안타까움을 막기 위해, 글 쓰기를 고민하는 모든 이들에게 강추.

 

 

***

 

 

이 책을 읽고 바로 같은 저자가 같은 출판사에서 낸 <동사의 맛>도 읽었는데, 유유출판사에서 낸 책들. 참 좋다. 이 저자는 물론, 박산호 번역가와 황윤 작가의 책도 좋았다. 이 출판사는 기본 기능에 충실하도록 심플하게 디자인된 제품을 만들어 내는 생활용품 회사 같다. 기획력도 좋다. 앞으로도 이 출판사에서 나온 책들을 눈여겨 읽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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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과학이 말하는 성차별이 불편합니다 - 진화심리학이 퍼뜨리는 젠더 불평등
마리 루티 지음, 김명주 옮김 / 동녘사이언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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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신간에 읽지도 않고 별점 테러하는 인간들이 왜 이렇게 많나? 부지런한 페미요정들 같으니라구! 덕분에 고민 없이 바로 주문해 읽었다. (아참, 동녘 출판사 포에버! ) * 추가: <젠더, 만들어진 성>과 같이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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