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을 보면 힐링이 되는 수준을 넘어

우거진 초록을 보면 심장이 벌렁거림 느끼도록 설렙니다.

2018 여의도 정원박람회며

2018 부천에서 열리는 경기정원박람회에

천리포 수목원, 황학산 수목원 온통 나무 검색질입니다.

그러다가 반가운 소식을 찾았어요. 10월 11일 오늘.

 

식물원 2019년 5월 개장 앞두고 일반에 맛보기 개장했다는 소식에 마음 설레네요

축구장 70배 크기라는 규모에는 사실 별 관심 없습니다.

얼마나 편안하고도 식물에게 넉넉한 공간으로 꾸렸을지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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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m5CFJlzlGKM

모리스 베자르의 연인이자 발레댄서, Jorge Donn. 
그의 전설적인 춤, 라벨의 'Bolero'에 맞춰 안무한 모리스 베자르는 'Bolero'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Don't you think this theme has an insistent quality?" 반복안에 상승감이 지칠줄도 모르고 계속 고조되는 효과, 이건 뭐지? 그 상승감에 기대서 뭔가 더 극적인 걸 내놓고 싶어지는 욕심이 안무가라면 생기나보다.


 볼레로를 세 명의 안무가가 다시 해석한다. 춤으로. 
김보람, 김설진, 김용걸 안무로 만나는 세 편의 작품을 하나의 이름으로 포장한다. "쓰리 볼레로 Three Bolero" 친절한 국립현대무용단 측에서 이번에도 매진사태임을 예감하고 토요일 공연을 2회로 준비해주었다. 3일간 공연이지만 총 4회. 그래도 매진이 확실시되니, 발빠르게 움직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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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박물관] 황금문명 엘도라도


 

 

장소: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

전시일시: 2018. 8. 14 ~10.28

관람시간: 월,화,목,금 10시~18시 / 수, 토 10시 ~19시 / 일요일 & 공휴일 10시 ~19시 

 

 

구아타비타 호수(Lake Guatavita)에 얽힌 이야기 (위키피디아 참조: https://en.wikipedia.org/wiki/Lake_Guatavita) 를 책에서 처음 접한 이후, 일상에서 문득문득 상상의 실타래가 계속 풀리곤 했습니다. 솔직히 세속적인 호기심이 제일 먼저 들었죠. 호수 바닥에는 정말  황금보물들이 가라앉아 있을까? 엘도라도는 전설일까? 이제 사람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호수 물을 빼겠다는 무모한 계획을 실행하느라 얼마나 많은 인디오들이 죽어나갔을까? 누군가의 탐욕을 위해, 혹은 무엇을 위함인지도 모른채 호수 물 빼내는 대작업에 투입된 사람들은 그 부조리한 상황을 어떻게 생각했을까? 가당찮은 대작업을 지속하고 사람들을 지배한 정복국의 힘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
마침 국립박물관에서 기획한 특별 전시, "황금문명 엘도라도 - 신비의 보물을 찾아서"가 10월까지 열린다기에 다녀왔습니다.

1000원만 추가결제하면, "지도예찬" 전과 함께 관람할 수 있답니다. 오디어북은 필수! 2대 대여했습니다.

전시관 입구에서부터 사진찍고 픈 욕구 발동, 하지만 전시관 내부가 궁금한 나머지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황금문명 엘도라도" 전은 방해요소 없이 오롯이 혼자만의 리듬대로 관람한다면 족히 2-3시간은 돌아볼 수 있는 전시라고 생각합니다. 총 4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먼저 프롤로그 제목인 "엘도라도의 전설과 스페인 사람들의 침략 역사"는 아래 한 장의 사진이 집약해서 보여주고 있네요. 호수 바닥에 가라앉았을 의례용 보물과 황금을 찾아 호수의 수위를 억지로 낮췄다고 하니, 실로 그 집요함에 놀라고 동시에 그 탐욕에 희생된 이들이 가련합니다.

 

미디어 아트 작품이 "엘도라도를 향한 사람들의 열망과 상상, 수반된 고통과 착취"등의 서사가 거대한 3면에 투사됩니다.  

"황금문명 엘도라도" 기획해주신 전문가분들은, 관람객을 미지의 땅 탐험으로 이끌듯 공간에 신비로움을 불어넣어 주었습니다. 예를 들어, 2부로 이어지는 복도에서는 이국적인 새소리 음향효과를 아우라에 섞에 놓았지요. 어떤 분일까요? 전시관 내부의 문장문장, 글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많은 현대인들, 특히 콜롬비아 밖의 외부자에게 엘도라도는 황금으로 채색된 상상계일뿐이지만 오늘날 콜롬비아 사람들에게 '엘도라도'는 과거가 아닌 현재형임을 강조하는 문구, 참 좋습니다.

2부 "장신구로 본 콜롬비아 원주민의 의식세계와 생활 모습"에서 가장 인상적인 캐릭터는 '개구리'였습니다. 켄타우로스처럼 신과 인간의 중간항의 존재에 힘을 부여하는 신화는 많이 들어봤어도 개구리는 의외였습니다. 물과 땅, 두 세계를 오갈 수 있는 생명체이기에 옛 콜롬비아 원주민은 개구리에게 신성한 힘을 덧씌워 상상했다네요. 이런 맥락에서 박쥐도 장신구 모티브로 많이 등장하더군요. 


"황금문명 엘도라도" 전시회에서 흥미로웠던 또 다른 점은, 콜롬비아 옛 원주민들에게 고귀한 신분의 지표는 황금 장식뿐 아니라 '앉을 수 있는 권리'였다는 점이지요. 쉽게 말해, 아무나 앉을 수 없었답니다. 지체 높은 이들만이 앉을 수 있었고, 이는 그들이 남긴 물질문화를 통해서 역추적 할 수 있습니다. 



멀리서도 햇볕 아래 반짝였을 황금장식들로 치장한 '지체높은 사람' 
2018년 우리는 무엇으로 '높은 사람'을 판별하나요?


뼈항아리. 콜롬비아 옛 원주민은 사체를 2차에 걸쳐 처리했는데 2차 단계에서 뼈만 추려 담아 놓은 항아리라고 합니다. 여기서도 '앉은 자세'를 또 얘기해야 겠네요. 아마도 '높은 사람'의 뼈항아리겠지요? 그렇게 높은 달덩이 혹은 태양같은 인물을 설정하고 그 자리를 계속 유지시켜야 사회의 질서 역시 유지되었던 것일까요? 

전시관의 4부 "신과의 만남"에서 의외의 전시품은 바로 코카흡입 용기 였습니다. 21세기에 볼리비아 대통령이 코카는 퇴치 대상으로서의 마약이 아니라 적어도 이 지역에서는 전통 식물이자 코카 흡입 역시 전통임을 세계에 천명한 적 있었지요. 


10월 28일까지 아직 여유 있으니, 스페인의 남미 침략의 역사 그리고 콜롬비아 원주민의 과거와 현재 모습이 궁금하신 분은 꼭 국립박물관 찾으시기 바랍니다. "지도예찬"까지 찬찬히 관람하려면 3-4시간 확보하고 방문하길 권해드립니다. 아래 장신구가 어떤 캐릭터를 나타내는지는 직접 방문하여 찾아보세요. 육신으로서의 두 발이 땅에 메여 있는 존재지만 적극적으로 변신을 꿈꾸고 시도한 용감한 사람들이 남긴 유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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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문의: 02) 580-1300

장소: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

공연일시: 2018. 10. 4 

공연시간: 20시(60분 진행)

공연 동영상(출처: SIDance 홈페이지) :https://www.youtube.com/watch?v=-IZZp0LKyP4 


 애정해온 SIDance, 서울세계무용축제가 21회를 맞았네요. "난민 Refugee"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만큼 개막작품으로는 '미트칼 알즈가이르'의 "추방"을 선택했다지요. 축제의 두 번째 작품은 "latente." 처음보는 단어이다 싶은데 , 스페인어겠지요? 무용수 파울라 킨타나 (Paula Quintana)가 스페인 국적이니까요. 이 매력적인 예술가에 반해서 온라인 digging을 해보지만 '스페인어 까막눈'인지라 아쉽습니다. http://www.paulaquintana.com/latente


"latente"는 2015년에 스페인 비스카야 Umore Azoka상 수상작이라고 합니다  (역시 스페인어 까막눈이라 무슨 상인지는 패스). 스페인에서 공연했을 당시 포스터에는 무용수 파울라 킨타나의 무릎 아래 발만 보이네요. 네, 그렇습니다. 맨발의 현대무용도 아니고, 토슈즈의 발레 공연도 아닙니다. 사실 저는 "플라맹고와 현대무용의 퓨전 스타일"이라는 사전 정보에 이미 눈이 어두워져서, 파울리 킨타나의 공연에서 '움직임'을 보려 예술의 전당을 찾았지요. 첫 시작은 비장하기까지 했습니다. 무대 네 귀퉁이 중 한 점에 서서, 격렬하게 발을 구르는 그녀는 진지하고도 비장해보였습니다. 


뭔가 내면의 뜨거운 것을 토해내지 않고는 현실에서 살 수 없다는 듯, 격렬하게 온 몸에 진동을 만들어내는 그녀에게 관객은 접근하거나 파고들 여지가 없습니다. 그녀 자신에게 몰입한 나머지 객석과 무대의 거리가 그리 가까운데도 그녀는 멀리 있어 보입니다. 그러다 갑자기, 파울라가 말을 시작합니다. 손전등을 객석 여기저기에 비추며, "여기 파울라, 있나요? (스페인어 원어는 당연히 기억이 안 납니다. 음색이 무척 발랄합니다. 아, 그 열정에 넘쳐 혀가 꼬일 듯 빠른 말투라니, 근 10년 동안 일상에서 들어본 적 없던 열정이 폭발하는 말투입니다. 갑자기 그녀가 관객에게 다가오는 듯 합니다. 적극적으로 눈을 맞추고 자신을 드러냅니다. 자신의 꿈, 무의식, 다시 현실의 삶에서의 반복성.....파올라는 계속 말하며 연기하다 춤을 추곤하는데 이 모든게 사실 장르의 구분 없이 하나의 그림입니다. "플라맹고 + 현대무용"이라는 장르에 매인 좁은 시야로, 이 작품을 보려 했던 스스로가 부끄러워집니다. 


무대 위의 파울라는 객석에서 '파울라'를 찾으며 기다리는 연극을 합니다. 파울라에게 배달된 커다란 택배를 열어보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려는 듯 주사에 가까운 헛소리를 랩처럼 쏟아냅니다. 기억나는 가사를 옮겨보자면, "일어나고 할일하고 다시 자고, 일어나고 할일하고 다시 자고," "나이트크림 바르고, 데이크림 바르고....." 등등.
그녀의 열정 가득 담긴 빠른 말투, 노래같이 극적으로 변하는 톤, 만약 같은 내용을 한국어로 들었으면 느낌이 달랐을까요? 그녀는  노래하다, 혼자 웃다, 간식도 먹고 의자에 앉아 쉬다가 옷을 벗었다 입었다 일상인듯 하며 꿈인지 무의식인지 알 수 없는 문장들을 뱉어냅니다. 추억을 환기하는 소음, 노래, 다시 조명들의 변화......"latente"는 '의식의 흐름' 기법이라는 말이 떠오를만큼 산만하게 요소들을 펼쳐놓았는데, 놀랍게도 모든 관객들은 숨 소리가 안 들릴만큼 집중합니다. 그녀는 공간을 장악하며 자신이 원하는 모멘텀에서는 관객에게 말을 걸고, 자신의 주도로 어떤 시점에서는 도도하고 고독한 사제처럼 혼자 춤을 춥니다. 윗옷을 벗어 계속 돌려댑니다. 헬리콥터의 프로펠러처럼, 인공위성의 궤도처럼 혹은 무언가를 소환하려는 샤먼처럼.



"잠재적인"의 마지막 신은 큰 반전을 선사합니다. 이 글이 스포일러가 되지 않기 위해 입을 다물려고는 합니다만, 아쉽게도 "잠재적인"의 한국 공연은 2018년 10월 4일, 1회로 끝난 듯 합니다. 공연을 보고 싶은 분은 파울라 킨타나의 공연스케줄을 살펴 비행기를 타야겠지요? 그녀의 스타일을 맛보기시켜줄 동영상이 유투브에 올라와 있기에 공유하며 리뷰를 마칩니다. 

https://vimeo.com/15049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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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벌레이지만 소설에는 상대적으로 손이 가지 않는다. 그 중에서도 로맨스 소설이라면 질색해왔는데, 이건 대놓고 反로맨스 소설인가? 제목이 독특하다. 『최고의 이혼』. 이혼해서 각기 잘 사노라 식의 뻔한 스토리는 아닐 것이고, 이혼으로 되레 커플의 사이가 좋아진다?
아무튼 읽기 시작. 첫 페이지부터 신혼부부가 주고 받는 대화가 입에 착착 감기게 현실감 넘치니 페이지 넘기는 손길이 빨라진다. 어허! '이혼' 소재 소설인데 엄청 재밌구나. 손에 책을 들은지 몇 시간 안에 다 읽었다. 리뷰를 쓰려고 검색하다 안 사실인데, 한국에서도 다가오는 8일 드라마 첫 방영을 한다. 사실, 이 소설은 12회 구성 일본 소설이 원작이라고 한다. 짐작대로 드라마는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이제 한국에서 그 인기를 시험해 볼 차례인가보다.


포스터의 분위기로 보아하니 배두현과 차태현이,  『최고의 이혼』 소설의 주인공들이자 한 때 커플이었던 유카와 미쓰오를 연기하나보다. 소설에서는 이 둘의 외모에 대한 묘사가 많지 않은데, 미쓰오는 엄청 까칠하고 신경질적으로 보이다 못해 음침하게 생긴 캐릭터일거라 상상하며 책을 읽었다. 왠지 낙천적으로 보이는 차태현의 분위기와는 꽤 거리가 있어보이지만, 차태현을 선택했다는 자체가 한국판 "최고의 이혼" 드라마에서는 코믹 성격이 강하다는 짐작을 하게 한다. 
 『최고의 이혼 소설에서 미쓰오와 유카는 그다지 코믹 커플은 아니다.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을 계기로 우연히 하룻밤을 같이 지내다가 그대로 아예 같이 지내버리게 된 부부로서 성격 차이가 대단하다. 미쓰오가 대인관계에 어려움이 있을만큼 까칠하고 매사 부정적이며 자기 중심적인데 비해, 유카는 성격을 털털해보이나 생활의 측면에서는 구멍이 쑹쑹 뚫려 있다. 들어갔다 나온 공간의 문은 그대로 열어두고, 빨래도 털어 널지 못하고 대강대강 얹어 말리는 식의 성격이다. 유카와 미쓰오의 충돌은 불보듯 뻔한 일. 사사건건 트집 잡는 미쓰오 앞에서 성질 좋은 유카도 기가 죽거나 화를 같이 내기도 한다. 미쓰오와 유카는 밤새 싸우던 어느 날, 이혼 서류에 도장까지 찍는다. 하지만 여차저차하여 이혼 서류는 그냥 파기되는가 싶었는데,  어느날 유카가 "오늘 이혼 서류 내고 왔다"고 통보하니 미쓰오로서는 기가 찰 노릇. 


1:1 남녀는 법률상으로는 이혼한 상태이지만, 그 둘을 둘러싼 가족은 아직 이혼 사실을 모른다. 결혼과 이혼 선택에서 가족의 구속력이 대단한 한국과 일본 사회에서 가능한 설정이 아닐까 싶다. 소설에서는 법률상 이혼한 유카와 미쓰오가 가족의 눈이 무서워 할 수 없이 동거하면서, 이론상으로는 남남이지만 묘하게 서로에게 신경 쓰며 사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소설의 양념을 치기 위해, 미쓰오의 옛 여자친구와 또 그 여자친구의 남편이자 천하의 바람둥이 료, 유카의 10살 어린 새로운 남자친구 등등 많은 인물을 등장시킨다. 모두 연얘 관계로 얽혀 있다. 

 『최고의 이혼 은 드라마를 소설로 옮긴 작품답게 유난히도 짧게 끊어지며 통통 튀는 대화가 많다. 대화의 맥락을 잘 파악해야 누구의 입에서 나온 큰 따옴표인지를 알게 된다. 또한 드라마의 상황을 그대로 소설화하다보니 과도한 '우연의 일치'가 과도히 자주 나온다. 옥의 티이지만, 이 소설을 순전히 재미로 읽겠다고 작정하고 보면 이 정도는 애교. 재미 면에서는 분명 엄지 척 할 수 있으니. 

 『최고의 이혼 2편에서는 왠지 이혼했던 유카와 미쓰오가 더 단단한 커플로 재결합하게 될 것 같다. 2편을 기다리며, 드라마 첫 방영도 함께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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