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상스 소사이어티 - 개인이 1인기업이 되고 1인시장이 되는 전혀 새로운 세상
롤프 옌센 & 미카 알토넨 지음, 박종윤 감수 / 36.5 / 2014년 2월
평점 :
품절


개인이 1인기업이 되고 1인시장이 되는 전혀 새로운 세상

르네상스 소사이어티

 

 

 

 


 

 

'르네상스'는 학창시절 세계사 수업에서부터 익히 들어보았건만, 딱히 정의하기도 어렵다. 그런데 세계적인 베스트 셀러, <드림 소사이어티>의 저자 롤프 옌센이 최신간을 <르네상스 소사이어티>라는 타이틀로 내 놓았다. 그는 '저자의 말'에서 제목에 르네상스가 들어갔지만, 이 책은 역사책이 아니라 '기업, 시장, 사회의 미래에 관한 미래학서'라는 성격을 명확하게 밝힌다. 미래전략 컨설팅 기업의 CIO(Chief Imagination Officer)를 맡고 있는 롤프 옌센과 공저자인 미카 알토넨은 경영, 경제학 분야의 해박한 지식과 다국적 기업에서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르네상스 소사이어티>를 공동집필했기에, 이 책은 뜬구름 잡는 추상의 미래학도 아닌 살갗에 와닿는 미래학을 이야기하고 있다. 일반 대중에게도 어필하겠지만, 누구보다도 비지니스와 정치계의 리더들에게 크게 어필할 책같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르네상스 소사이티>란 타이틀은 서양의 미래에 대한 세 가지 시나리오 중 하나인 르네상스 소사이티에서는 수평적인 사회, 자발적 조직, 권한의 분산에 바탕을 두고 비물질적 가치를 중시하며, 행복과 번영을 추구하므로 비물질적인 성장을 이루게 된다는 예견을 담고 있다. 흔히 선진국은 개발도상국에 비해 성장의 속도가 느려지기에 저성장에 대비하라는 식의 주장과는 달리, 롤프 옌센은 시대의 변화에 동승한다면 저성장을 폭발적 성장으로 이끌 수 있다고 낙관하는 것이다.  미래의 르네상스 사회의 성장동력은 대중이 아닌 개인에게서 나온다는 것이 롤프 옌센의 주장이다. 실제 선진국의 소비자들은 단순히 질 좋은 상품보다는 나만의 맞춤형 상품을 선호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고, 이는 3D프린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 크라우드펀딩에서도 볼 수 있다.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자면 3D 프린터는 1인 1공장 시스템의 혁신을 가져올 것이며,  21세기형 가내수공업의 중추가 될 것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역시 개개인을 1인방송국, 즉 사람의 수만큼의 미디어 세계를 가져오고 있다.

롤프 옌센은 이런 변화의 흐름을 잘 타기위한 과제를 서양과 동양에게 따로 제안하고 있는데 먼저 서양의 5대 과제를 살펴보자면 다음과 같다.  서양사회는 이미 탈물질주의가 대세이므로 이성이 아닌 감성에 호소하고, 대중이 아닌 개인에 초점을 맞추고 기업을 다운사우징 즉 분산하라고 충고한다. 또한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는 혁신에 여성적인 가치를 비즈니스 운영에 도입하라고 한다. 동양 사회에 롤프 옌센이 제시하는 과제는 1)사회 간접자본 구축 2)제조업의 내실 다지기, 3) 산업으로서의 교육의 가치창출 4)자동화 시대 5) 산업화 이후의 시대에 대한 대비를 들고 있다.

 

저자들은 시종일관 '서구/ 비서구,' '여성적 가치/ 남성적 가치,' '이성/감성'  '물질 / 탈물질 (혹은 정신성)'의 선명한 이분법적 틀을 가지고 동양과 서양이 '다르다'는 전제하에 논의를 진행한다. 하지만 과연 서양과 동양이 각각 물질과 정신성을 대변할 만큼 그 경계가 실제 명확히 다른지 의문이 남는다. 본문에서도 따로 언급되어 있지 않다.

노익상 한국리서치 사장은 <르네상스 소사이어티>를 추천하며 "조만간 ‘10억 중국시장’이란 표현은 사라지게 될 것이다. ‘10억 개의 1인시장’이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이야기하고 있는데,  <르네상스 소사이어티>를 읽으며 '1인기업 1인시장인 사회'를 상상해볼 수 있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들의 눈은 신을 보고 있었다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114
조라 닐 허스턴 지음, 이미선 옮김 / 문예출판사 / 2014년 2월
평점 :
품절


그들의 눈은 신을 보고 있었다
Their Eyes Were Watching God

 

 

 
 
 
노벨상 수상작이라 하여 토니 모리슨의 <비러브드(원제: Beloved)>를 '본문보다는 해설에 더 기대어' 읽은지 딱 20년 만이다. 흑인 여성 문학작품을, 그 중에서도 선구자 조라 닐 허스턴의 대표작인 <그들의 눈은 신을 보고 있었다 (원제: Their Eyes Were Watching God)>으로 다시 접한지. 인종 차별이니 굴곡진 삶의 밭끝도 모르던 고등학생 때 놓쳤던 행간이 눈에 들어오면서 가슴이 쏴아 해진다. 진주를 감별한 능력이 없는 문외한이 이러할진대, 같은 흑인 여성 작가인 앨리스 워커는 오죽했겠는가. 그녀는 이 책을 인생의 책으로 꼽았다. 소설책이 잠언집인양 줄을 그으며 읽기도 처음이다. 선구적 작가이자 인류학자인 조라 닐 허스턴의 세계관이 주인공 재니의 할머니의 입을 또 재니의 입을 통해서 독자에게 말을 거는 듯 하다.
조라 닐 허스턴은 당대(할렘 르네상스) 활동하던 흑인 남성 작가들에게 '사랑 타령하는 탈정치적 작가'로 비난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들의 눈은 신을 보고 있었다>를 읽다보면, 그녀야말로 '흑 VS 백' 이분법 차원에서의 억압에서 나아가 가부장적 사회에서 여성의 지위, 여성간의 연대, 나아가 자유를 희구하는 건강한 영혼을 이야기하고 있지 않나 싶다.
*
컬럼비아 대학 내 명문 여대 바너드 컬리지에서 인류학을 전공한 조디 닐 허스턴은 생애사 (life history)라는 인류학의 연구 방법론을 소설쓰기 기법에 녹여 낸듯 하다. 조디라는 여성의 생애사를 깊이 들여보면서, 흑인이자 여성이라는 사회적 지위 때문에 억압 받고 또 그 안에서 자아를 키우며 성장해가는 모습을 그려냈다. 시적이면서 의미의 골이 깊은 풍요로운 문체로........ 
*
<그들의 눈은 신을 보고 있었다>의 주인공인 재니는 여섯 살 무렵까지 자신이 백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몰랐다. 할머니 (내니) 가 돌봐주는 백인 아이들과 함께 있다보니 자신의 피부빛이 까만줄도 몰랐던 것이다. 풋사과같은 청춘에 남자와 키스 한 번 했더니 할머니는 "너는 이제 여자가 되었다. ......... 네가 당장 결혼하기를 바란다."(p.22)라며 양육의 책임감을 '그 어느 남자'에게 넘기시려고 했다. 자신이 "금이 간 접시(p.32)"이기에 더 이상 재니를 살뜰이 이 험한 세상에서 지켜주실 수 없다했다. 재니는 함께 살다 보면 사랑이 생기리라 스스로를 속이며 로건이라는 남자와 결혼했다. 하지만 결혼을 해도 사랑이 생기지 않음에 절망한 재니는 조 스탁스의 제안에 따라 도망쳐서 그의 부인이 된다. 야심만만하고 능력많은 흑인 조 스탁스는 스스로를 시장으로 삼고 가게도 운영하며 사람들을 움직여 도시를 부흥시켰다. 하지만 가부장적이고 권위적인 조는 제니의 아름다운 머리칼을 항상 두건으로 감싸고 다니라고 명령했을 만큼, 재니의 내적인 욕망과 자유로운 기질을 철저히 무시한 채 스스로 꿈꾼 신분사다리의 맨 꼭대기 층으로 한층한층 올라갔다. 조는 나이들어 껍데기의 권위를 남긴 채 죽어버렸고 재니는 미망인이 되었다. 이야기는 지금부터다. 어느 날 가게를 찾아온 젊은 남자, 티 케이크와 사랑에 빠진 제니는 마을을 떠나 그와 살림을 꾸린다. 소박하고 자유롭게 살던 그들은 어느날 허리케인을 만났고, 광견병에 걸린 개로부터 제니를 구했던 티 케이크는 그만 광견병에 걸린다. 바이러스에게 뇌를 빼앗긴 그는 사랑했던 제니를 총으로 쏘려다 자기방어하는 제니의 총에 숨진다.  제니는 남편 살해죄로 법정에 섰지만 무죄 판결을 받고, 다시 이튼빌로 돌아온다. 작업복 차림으로........
독자는 제니가 친구인 피비에게 회상하며 들려주는 자서전적 형식의 이야기에서 단순히 흑인 여자라는 좁은 범주를 떠나 한 인간이 성숙해가고 자아를 단단히해가는 모습을 보게된다. 예를 들어, 제니는 두 번째 남편의 장례식에서 우아한 상복을 입었지만 이는 사람들의 기대와 사회적 규범을 충족시켜주기 위한 것이다. 사랑했던 티 케이크가 죽자제니는 너무나 슬픈 나머지, 슬픔을 표현할 옷을 입을 겨를도 없이 그대로 작업복을 입고 있었다.
 *
 <그들의 눈은 신을 보고 있었다>은 역사의 담지체로서의 사람 한 명 한 명이 소중하고 아름답다는 인류학자로서의 조라 닐 허스턴의 인간관이 녹아 있다. 인류학의 강령이라할 상대주의적 시선에서 인간의 평등, 보다 나은 삶을 꿈꾸는 제니의 모습에서 우리는 조라 닐 허스턴을 본다. 아동성추행의 오명을 쓰고 사회적 삶을 난도질당한 채 쓸쓸하게 죽어간 그녀는 그 깊은 곳에서 인간의 존엄을 꿈꾸고 있었다.  <그들의 눈은 신을 보고 있었다>, 간만에 목마름을 추겨주고, 삶을 다시 생각해보게 해준 작품이다.
 

 

본문의 대사 중

"질문을 하는 나이가 있고, 대답을 해주는 나이가 있다 (p.33),"

"같은 피부색을 지닌 사람이 너무 다르게 굴면 사람들은 놀라게 된다. 그것은 마치 누이가 악어로 변하는 모습을 보는 것 가았다. 친숙한 낯섦 (p.69),"

"사람들은 무력한 존재에 대해 배려하는 마음을 조금은 가져야 한다 (p. 81),"

 "그녀는 이제 내면과 외면을 갖게 되었고, 그것들을 섞이지 않게 하는 방법을 불현듯 깨달았다....(중략)...그것은 사물의 외면에 대한 복종이었다 (p.103),"

"괴롭힐 게 여자들과 닭밖에 없으면 여러분은 너무나 쉽게 전능하신 하느님처럼 굴죠. (p. 107)"

 
 
 오프라 윈프리가 헐 배리 주연으로 제작한 동명의 영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출처 : 도토리통신님의 "이세 히데코 그림책 <첫 번째 질문> "

[서평 신청]
아이 셋을 키우다보니 가히 그림책을 단 하루도 읽지 않느날이 없다할 정도인데 어쩌다 보니 이세 히데코님은 작가 이름조차 생소해요. 리뷰어 신청하신 분들의 글을보니 열렬팬을 확보한 서정적인 작품의 작가인가보네요. 하루하루를 풍성하게 채울 질문들, 이 책읽으면 아이들과 대화해보고 그 내용 리뷰에 담아보고 싶습니다.
전 이세 히데코의 작품세계 입문이 계기로 리뷰어 신청해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일러스트로 읽는 르네상스의 거장들 일러스트로 읽는 시리즈
스기마타 미호코 지음, 강신이 옮김 / 어젠다 / 201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러스트레이션으로 읽는
르네상스의 거장들

 

 

 

 

 

 
 
미국에서 사귄 아프리카 가나 출신의 친구가 카트리나(Katrina) 대 재앙 때 자기 엄마가 전화를 걸어서 "카트리나란 여자가 그렇게 못되었냐?"고 하셨다는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이 에피소드에 웃음을 터뜨리기엔 나 역시 숨기고픈 오십보 백보의 비밀이 있었으니.....그것은 바로 '르네상스.' 초등학교 때 어디서 '르네상스'란 말을 듣고 한동안 왕국의 이름인줄 알았더랬다. 사실 일반인들에게 르네상스니 르네상스의 예술거장들은 왠지 쉽게 다가가기에는 어렵고 추상적으로 다가오는 대상인지도 모르겠다. 그런 일반인들을 위해 기꺼이 펜과 붓을 꺼내든 재치만점의 작가가 있었으니 그녀는 바로 스기마타 미호코.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이태리아에서 유학했다.
작가는 16세기의 화가이자 문필가인 조르지오 바사리(Giorgio Vasari)의 <미술가 열전>을 인상깊게 읽었나보다. 르네상스기에 활약한 많은 예술가들의 일화가 떄론 믿기 어려우리만큼 사적이고 재미나게 소개된 이 책을 스기마타 미호코는 일반 대중에게 더욱 친근하게 소개하기로 한다. 바로 그녀의 최대 무기인 일러스트레이션을 통해서.......<일러스트로 읽는 르네상스의 거장들>은 긴 호흡의 문장을 읽지 않고 일러스트레이션만 보아도 르네상스의 거장들에 대해 속속 알게되는 기발하고 대담한 방법을 취했다.
 
<일러스트로 읽는 르네상스의 거장들>에는 다음의 화가 11명을 각자의 예술사적 위상과 특징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제목과 함께 소개한다.
지오토(Giotto)
새로운 시대의 문을 연 화가
 
필리포 브루넬레스키(Filippo Brunelleschi)
대성당에 전례 없는 대형 쿠폴라를 만든 천재 건축가
 
도나텔로(Donatello)
리얼한 인간상에 근접한 조각의 혁신자

마사치오(Masaccio)
회화의 세계를 완전히 바꿔놓은 요절한 천재

파올로 우첼로(Paolo Uccello)
원근법을 유난히도 사랑했던 별난 화가
 
프라 안젤리코(Fra Angelico)
신에게 사랑받은 천사 같은 수도사

필리포 리피(Filippo Lippi)
사랑을 위해서라면 신을 두려워하지 않는 전대미문의 수도사

보티첼리(Botticelli)
피렌체·르네상스의 대명사적 화가

레오나르도 다 빈치(Leonardo da Vinci)
삼라만상을 속속들이 해석하려 한 만능의 천재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Michelangelo Buonarroti)
신이 내린 고고한 천재 예술가

라파엘로 산치오(Raaello Sanzio)
신에게 사랑받은 요절한 천재 화가
 
 



 

 

 스기마타 미호코는 먼저 르네상스 예술가들의 연대 그래프와 관계도 및 세부적 시기(프로토 르네상스, 초기 르네상스, 전성기 르네상스)의 특징을 그림으로 소개함으로써 르네상스에 대한 전반적 이해의 초석을 놓아준다. 이어서 개별 예술가를 그녀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소개하는데, 어찌나 귀엽고 기발한지 한 번 보면 잘 잊혀지지 않을 정도이다.

*

 

 

*

예를 들어, 세계사니 서양미술사 문외한일지라도 그 이름 정도는 모두 알고 있을 르네상스기의 천재 레오나르도 다 빈치를 소개하면서, '체포된 경험 있음,' '초비밀주의,' '사교에 뛰어남,' '미남, 미성,' '누구에게나 친절함' 등을 그의 특징으로 꼽았다. 아울러,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걸작과 그 기법, 말이나 새를 너무나 좋아해서 생긴 에피소드, 걸작 <최후의 만찬>에 얽힌 일화 등을 소개하고 있다. 양의 내장을 풍선처럼 불어서 친구들을 놀래켰다든지, 프랑스 왕의 환영식에서 가슴부분을 백합으로 채워넣은 사자상을 제작했다든지의 믿기 어려운 일화도 함께.
*
 


 

*

가쉽성 이야기를 좋아하는 독자가 특히 열광할 예술가는 다름아닌 '필리포 리피!' 사랑을 위해서라면 신도 두려워하지 않은 수도자이자 화가였단다. 바사리는 필피포가 '여자를 너무 좋아해서 추문이 많았던 르네상스기의 스캔들 메이커'라고 한다. 심지어는 필리포의 최대 후원자였던 메디치 가의 코시모 메디치는 필리포가 여자 꽁무니만 쫓아다니느라 일을 소홀히하자 작업장에 가두기까지 했다한다. 그럼에도 필리포는 성모상의 모델이었던 수녀와 사랑에 빠져서 사랑의 도피 행각까지 벌이고 심지어는 딸까지 낳았다고 한다. 스미마타 미호코는 감각적인 필리포의 일화를 신문 기사 형식으로 재치있게 독자에게  전한다.



 

일본 잡지를 볼 때마다, '어쩌면 작은 지면에 이리 많은 정보를 압축적으로 전달할까?'하며 그 편집력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는데 .......<일러스트로 읽는 르네상스의 거장들> 역시 그런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작은 핸드백에 쏙 들어갈 수 있는 두께와 판형의 책인데, 왠만큼 두꺼운 미술사서적 못지않은 방대한 정보를 담고 있다. 서양 미술사, 특히 르네상스기의 미술에 대해 짬짬히 배워가고픈 이들이 환영할 책이다.  전공서적처럼 정독하지 않고, 잡지처럼 일러스트레이션 위주의 속독을 하여도 르네상스의 거장 예술가에 대해 많이 알려주므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암 치료가 당신을 죽인다
곤도 마코토 지음, 이서연 옮김 / 한문화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치료가
당신을 죽인다
 

 

 

 

작년 가을 <시한부 3개월은 거짓말>이라는 도발적 제목의 책을 통해 일본인 암전문의 곤토 마코토를 처음 알았을 때 한국의 통증박사 '안강'이 떠올랐다. 지금에야  통증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그이지만, 처음에 제도권에서 살짝 비껴간 방식으로 통증에 접근했을 때는 한국의 동료들조차 대놓고 그를 홀대했다 한다. 마찬가지의 의료계 정치학에서 보자면 곤토 마코토 역시 일본 아니 세계의 의학계에게서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을 것 같다.  그는 대 놓고 암방치 요법을 지지하며, 현대 생의학이 환자 중심이 아닌 거대 의료 비즈니스 사업화되어간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 때문이다.

 
한번도 대면해본 적 없는 어르신에 대해 감히 말하건데,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의사로서의 곤토 마코토는 강직하며 신중하고 정직하다. 현대 의학의 주류 암치료 방법에 정면 도전하는 데에 스스로의 주장을 소모하는 방식이 아닌, 구체적 사례와 데이터를 제시하며 치밀하게 스스로의 주장을 짚고 또 짚어 신뢰를 구축하는 방식을 택했다. 실제 <암치료가 당신을 죽인다>에는 곤토 마코토가 살펴본 암 방치 환자 150여명의 사례가 엮여 있다. 그 중 발병률이 높은 고형암 7종 - 전립선암, 자궁 경부암, 유방암, 폐암, 위암, 신장암, 방광암- 을 집중 조명한다.
*
곤토 마코토는 <암치료가 당신을 죽인다>의 집필동기와 의도를 서문과 본문에서 수차례 언급한다. 표면적으로는 혼자만 보유하고 있기엔 아까운 암 방치 요법 진료 경험을 세상과 공유한다는 목적이지만, 그 기저에는 암환자 스스로가 수술 합병증이나 우휴증, 항암제의 부작용, 가짜암과 진짜 암의 차이, 암의 유형과 전이 양상 등에 대해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파악하고 치료법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하는 목적이 깔려 있다. 즉 암 진단을 받았을 지라도 환자로서 의료 비지니스의 수동적 환자에 편입되지 말고, 능동적으로 판단하고 현명히 대처하라는 것이다.  저자는 은퇴 후에는 진료에 관여하지 않기로 이미 마음을 굳혔기 떄문에   그 동안 자신이 남긴 책들을 통해서 환자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 한다.
*
 <암치료가 당신을 죽인다>는 기존 제도권 의료계에 길들여진 이들로서는 충격적일만큼의 직격포탄을 많이 쏘는 책이다. 예를 들어, 곤토 마코토는 여성의 정기 건강검진 필수 항목이라할 유방촬영 검진은 절대 반대한다. 가짜암일뿐인데 암진단을 받고 젊은 나이에 유방절제술을 받는 여성이 많다면서..... 가족력 때문에 미연에 유방절제술을 받은 안젤리나 졸리에게는 그는 어떤 이야기를 해줄까? 또한 천재 스티브 잡스더러도 스스로의 암 전이 과정을 오해했다고 지적한다. 스티브 잡스가 2003년 암진단 당시 췌장암 수술을 거부하였기에 암 전이가 일어난 것이 아니라, 원발소가 발견되기 이전부터 암 전이는 일어났다는 지적이다.  이처럼 <암치료가 당신을 죽인다>는 충격적일만큼 기존 상식들을 뒤 엎는 주장을 제시하기에, 비전문가 독자로서는 수차례 정독하여 그 내용을 숙지할 필요가 있다. 훑어 읽었다가는 자칫 곤토 마코토가 '암을 무조건 방치해라' 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오인할 수 있으니. 그 이전에 곤토 마코토의 건강관, 암에 관한 철학부터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그는 암을 싸워 제거하고 축소시켜야 할 적이 아니라, 애초부터 우리 몸의 일부라고 받아 들인다. 따라서 암을 공격하면 사람의 몸부터 먼저 축난다. 암 방치요법은 그에 따르면 가장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살리고 가장 몸에 부담을 적게주는 최선의 대처법이라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