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치료가 당신을 죽인다
곤도 마코토 지음, 이서연 옮김 / 한문화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치료가
당신을 죽인다
 

 

 

 

작년 가을 <시한부 3개월은 거짓말>이라는 도발적 제목의 책을 통해 일본인 암전문의 곤토 마코토를 처음 알았을 때 한국의 통증박사 '안강'이 떠올랐다. 지금에야  통증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그이지만, 처음에 제도권에서 살짝 비껴간 방식으로 통증에 접근했을 때는 한국의 동료들조차 대놓고 그를 홀대했다 한다. 마찬가지의 의료계 정치학에서 보자면 곤토 마코토 역시 일본 아니 세계의 의학계에게서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을 것 같다.  그는 대 놓고 암방치 요법을 지지하며, 현대 생의학이 환자 중심이 아닌 거대 의료 비즈니스 사업화되어간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 때문이다.

 
한번도 대면해본 적 없는 어르신에 대해 감히 말하건데,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의사로서의 곤토 마코토는 강직하며 신중하고 정직하다. 현대 의학의 주류 암치료 방법에 정면 도전하는 데에 스스로의 주장을 소모하는 방식이 아닌, 구체적 사례와 데이터를 제시하며 치밀하게 스스로의 주장을 짚고 또 짚어 신뢰를 구축하는 방식을 택했다. 실제 <암치료가 당신을 죽인다>에는 곤토 마코토가 살펴본 암 방치 환자 150여명의 사례가 엮여 있다. 그 중 발병률이 높은 고형암 7종 - 전립선암, 자궁 경부암, 유방암, 폐암, 위암, 신장암, 방광암- 을 집중 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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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토 마코토는 <암치료가 당신을 죽인다>의 집필동기와 의도를 서문과 본문에서 수차례 언급한다. 표면적으로는 혼자만 보유하고 있기엔 아까운 암 방치 요법 진료 경험을 세상과 공유한다는 목적이지만, 그 기저에는 암환자 스스로가 수술 합병증이나 우휴증, 항암제의 부작용, 가짜암과 진짜 암의 차이, 암의 유형과 전이 양상 등에 대해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파악하고 치료법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하는 목적이 깔려 있다. 즉 암 진단을 받았을 지라도 환자로서 의료 비지니스의 수동적 환자에 편입되지 말고, 능동적으로 판단하고 현명히 대처하라는 것이다.  저자는 은퇴 후에는 진료에 관여하지 않기로 이미 마음을 굳혔기 떄문에   그 동안 자신이 남긴 책들을 통해서 환자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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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치료가 당신을 죽인다>는 기존 제도권 의료계에 길들여진 이들로서는 충격적일만큼의 직격포탄을 많이 쏘는 책이다. 예를 들어, 곤토 마코토는 여성의 정기 건강검진 필수 항목이라할 유방촬영 검진은 절대 반대한다. 가짜암일뿐인데 암진단을 받고 젊은 나이에 유방절제술을 받는 여성이 많다면서..... 가족력 때문에 미연에 유방절제술을 받은 안젤리나 졸리에게는 그는 어떤 이야기를 해줄까? 또한 천재 스티브 잡스더러도 스스로의 암 전이 과정을 오해했다고 지적한다. 스티브 잡스가 2003년 암진단 당시 췌장암 수술을 거부하였기에 암 전이가 일어난 것이 아니라, 원발소가 발견되기 이전부터 암 전이는 일어났다는 지적이다.  이처럼 <암치료가 당신을 죽인다>는 충격적일만큼 기존 상식들을 뒤 엎는 주장을 제시하기에, 비전문가 독자로서는 수차례 정독하여 그 내용을 숙지할 필요가 있다. 훑어 읽었다가는 자칫 곤토 마코토가 '암을 무조건 방치해라' 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오인할 수 있으니. 그 이전에 곤토 마코토의 건강관, 암에 관한 철학부터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그는 암을 싸워 제거하고 축소시켜야 할 적이 아니라, 애초부터 우리 몸의 일부라고 받아 들인다. 따라서 암을 공격하면 사람의 몸부터 먼저 축난다. 암 방치요법은 그에 따르면 가장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살리고 가장 몸에 부담을 적게주는 최선의 대처법이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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