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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인권이 있어요 ㅣ 푸른숲 생각 나무 9
잔나 카리올리 지음, 안드레아 리볼라 그림, 이승수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17년 6월
평점 :
절판
우리는 모두 인권이 있어요
"우리는 모두
인권이 있어요"라는 문장이 비문일까 갑자기 궁금해졌습니다('우리에겐 인권이 있어요'가 문법적으로 옳은 문장 아닌가요?). <우리는 모두
인권이 있어요>라는 책을 읽기 전에. "인권을 가지다," "인권이 있다"라는 표현이 자연스러운 데 비해, "인권이 없다"는 말은 그 자체가
불편할만큼 어색하게 들리지요? 그만큼 인권은 어찌보면 '인간다움'과 동의어란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현실의 많은 장애들은 그 당연한 권리,
인간의 자연스러운 권리를 뒤흔들지요. 어린이에게 이 아픈 현실을 말해주어야 하나 고민되기도 하지만, '갑질'과 차별이 일상화되어가는 현실에서
오히려 어린 시절의 인권 교육이 아이가 방향을 잡는데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듭니다.
나는 내 이름을
씁니다.
나는 옳지 않은 것에 반대합니다.
나는 늘 공부하고 배웁니다.
그래야 진정한 내가 될 수
있으니까요. (42)
<우리는
모두 인권이 있어요>는 이태리 작가 잔나 카리올리가 쓰고 마찬가지로 이태리에서 포도도 키우고 그림도 그리는 안드레아 리볼라가 그림을 그린
책입니다. 어린이가 이해하기 쉬운 간결하고 쉬운 동시같은 형식으로 인권 관련한 해당 주제를 제시하고, 뉴스 기사식 정보로서 보충하는 형식을
취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 가족은 / 사과처럼 예쁘고 달콤해. //
사과를 반으로 자르면 / 한쪽은 엄마고 다른 쪽이
아빠야."라는 동시같은 문구와 귀여운 사과그림을 제시한 동시에 "남성과 여성에게
동등한 권리와 책임을!"이라는 설명글을 함께 실었지요. 이 책에는 이처럼 양성 평등, 사형제도 폐지, 교육받을 자유와 권리, 난민보호, 비폭력 운동,
성소수자의 인권 등 다양한 주제가 등장합니다. 어린이에게 익숙한 이름 간디나 말랄라 등이 등장하기에 어린이 독자도 '인권'이야기라지만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최근 최규석 작가의
<100도씨>를 읽으며 "타인의 피로 얻은 과실을 따 먹는 사람들"이라는 표현에 굉장히 놀랐습니다. 현재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음식점에 들어가서 앉고 싶은 자리에 앉고, 결혼하고 싶은 이와 결혼하는 것이 "타인의 피로 얻은 과실일까?" 생각해 본적이 없기 때문에
놀랐습니다. 또, 나 역시 그런 얌체족은 아닐까하는 뜨끔한 마음이 들어 놀란 것이지요. 어린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당장은 어떤 행동을 하거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입장이 아니더라도, 최소한 무엇이 사람을 존중하는 것인지, 그 존중이 거저 오는 것이 아니라 노력을 통해 얻어지는 것임을
어려서 인식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우리는 모두 인권이 있어요>의 추천사를
쓴 이탈리아 엠네스티 위원장 안토니오 마르케지의 말처럼, "인권의 길은 멀고 험합니다. 가파른 오르막길과 꼬불꼬불한 고갯길도 있습니다. 우리보다
앞서 이 길을 걸어간 용감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길을 같이 걸어간다면 더 두렵지 않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