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가득한 계절 밥상 숨쉬는책공장 과학 아이 3
곽영미 지음, 송은선 그림 / 숨쉬는책공장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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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가득한 계절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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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7월)은 열매가 빛을 저장하는 달, 사슴이 뿔을 가는 달, 풀을 베는 달, 옥수수 모양이 뚜렷해지는 달.
<자연이 가득한 계절밥상> "여름" 본문 중에서


 


 제이미 올리버(Jamie Oliver)의 그 유명한 TED강연, "Teach every child about food  (https://www.ted.com/talks/jamie_oliver?language=ko)"을 보았다면 '토마토'를 '감자'라는 영국의 꼬마가 잊혀지지 않을 테죠? 호기심이 발동해서 1학년 꼬마들에게 쌀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그려보라고 했는데, 감자처럼 땅속의 줄기를 그린 친구, 나무를 그린 친구도 있었어요. 그러니까, 제이미 올리버 강연에 등장했던 영국 교실 풍경을 남 이야기라며 웃어 넘기기에는 여기도 심각하다는 뜻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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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도 이렇게 말할 처지가 아닙니다. 한여름에 겨울 과일이라 할 귤도 박스로 사들이고, 3분이면 식탁에 오를 레토르트 미역국도 종종 삽니다. 음식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제 식탁까지 왔는지도 모르고, 때론 음식재료의 이름조차  '그 나물이 그 나물' 의 태도로 넘어갑니다 합니다. 부끄럽네요. 부끄럽기에 더욱 열심히 "제철밥상" 책들을 찾아 읽고 책 속 지혜를 흉내내려 노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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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 많은 깨달음을 준 책들입니다. <자연을 먹어요> 시리즈와 장영란 모녀의 착한 책! 자연을 닮은, 자연과 친한 먹거리를 추구하는 부모와, 착한 먹거리에 관심 많은 꼬마들에게 열렬히추천하고 싶네요. 여기에 한 권 더하겠습니다. 바로 <자연이 가득한 계절밥상>! 1월부터 12월까지 차근차근 그 달의 제철음식은 물론이거니와, 그 식재료가 어떻게 우리에게 오는지의 과정까지 세세히 그려낸 그림책입니다.  동시처럼 귀에 쏙쏙 들어오는 아름다운 말로서, 각 계절의 대표 식재료와 계절의 변화를 노래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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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밥상"이 제목에 포함된 책들은 주로 채소, 과일, 곡류 위주로 제철을 대표하는 먹거리를 소개하던데 <자연이 가득한 계절밥상>의 독특한 차별점은 이 책엔 유난히 해산물이 많이 등장한다는 점이지요. 예를 들어 11월의 계절밥상을 소개하면서, 전어,꽃게, 홍합, 낙지, 옥돔, 청어, 연어까지 줄줄 등장합니다. 솔직히 제철 야채는 좀 알아도 제철 수산물을 제대로 기억하는 게 없었는데 이 책 덕분에 도움을 얻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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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도, 페이지당 활자도 많지 않은데 <자연이 가득한 계절 밥상>은 다 보려면 시간이 꽤 걸리는 그림책입니다. 그림이 글만큼이나 많은 이야기를 전하고 있거든요. 퍼즐맞추듯 계절의 변화에 따른 들과 바다의 미묘한 변화를 찾는 재미가 큽니다. 예를 들어 폭우로 엉망이 된 7월의 밭에서 고추가 초록색이었다면 8월의 밭에서는 더욱 빨갛게 익어 있지요. 우리가 별 생각 없이 "완제품"처럼 카드 한 번 긁는 행위로 사 먹는 음식들이 실은 이렇게 오랜 시간과 정성을 들여 영글어 왔음을 그림으로 자연스레 일깨워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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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가득한 계절밥상>은 단지 "밥상"만 이야기 하지 않습니다. 땅과 비바람, 햇볕, 농부, 농사, 생물종의 공존. 인간의 삶과 자연, 그 순환까지.....정말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습니다. 끝까지 다 읽고도, 다시 한장 한장 천천히 마음속에 새겨가며 살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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