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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식초 만들기 비법 노트 - 동백LEE 곳간의 사계절 식초 만들기 A to Z
이제성 지음 / 일월담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천연식초 만들기 비법노트

 

 

최근 <살림 9단의 만물상>이라는 책을 읽으며 '이것이 정녕 동시대 한국사람들의 살림방식인가?'하며 경탄어린 존경 반, 부끄러움 반의 마음을 가진 적이 있다. 카드만 긁으면 예약 시간에 집으로 먹거리 택배가 오는 이 시대에 직접, 장을 담그고 효소와 식초를 만드는 이들의 아날로그적 정성은 경이롭기만 하다. 살림 초고수 이제성의 <천연 식초 만들기 비법 노트>를 읽으며 마찬가지의 감정이 들었다. 그 많고도 다양한 식초를 직접 담그고, 그것도 모자라 식초 전도사의 험난한 미션을 스스로 짊어메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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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고금의 만병통치약이라는 식초, 좋은 줄 누가 모르나? 단, 직접 만들어 먹기에는 여러 단서가 붙는다. '잡균과의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용기를 철저히 소독해내는 부지런함, 깨끗한 재료를 사다 나르고 씻어 손질하는 정성, 믿을 먹거리가 적은 이 험난한 세상에 내 식구 내 손으로 만든 식초 먹이겠다는 사랑이 있어야 하니, 자신 없어지는 거다. 한마디로, 귀찮아서 사먹고 말지! 나 역시 살균 용도의 저렴한 식초와, 식용의 고급 식초 두 가지를 늘 구비해둔다. 물론 늘 구입한다. 한 번도 식초 만들기에 관심을 가져본 적도 만들어보겠다는 의지조차 없었기에, 식초가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고 어떤 준비가 필요하며 어떤 재료가 식초가 될 수 있는지에 까막눈이다. <천연 식초 만들기 비법 노트>가 없었던들 계속 까막눈 식초 구매자로만 살 뻔 했다. 읽고 나니, 단순 구매자가 아니라 식초 장인까지는 못되더라도 식초 가내수공업 생산자 노릇은 한 번 해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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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이자 어머니이자 아내로서 자신을 소개하는 소박한 저자 이제성은 나같은 살림 3단, 식초 까막눈 독자를 위해 비법 노트를 깨알같은 글자로 자세히 채워주었다. "아무 것도 몰랐을지라도" 이제성의 친절한 설명을 따라 차근차근 만들다보면 정말 천연식초가 발효될 수 있을만큼.

저자의 식초사랑, 식초학(?) 입문 계기가 독특하다. 나름 먹거리 풍족하게 살던 유년기, 저자는 큰 어머니가 해주시는 보리비빔밥을 하도 좋아해서 일부러 강원도 칠곡 큰집까지 가서 먹고 오곤했다 하다. 이 비빔밥 맛을 아무리 흉내내려해도 거듭 실패하다가 생각이 미친 데가 바로, 큰 어머니께서 직접 담그신 막걸리 식초! 전통 음식 뿐 아니라 전통 장류 등 음식의 세계를 탐닉하던 저자는 결국 평생 식초에 헌신하기로 결심했단다. 그후 지금까지 식초도 담그고 식당도 운영하는 식초 전도사로 뜨겁게 살고 있다.

 

식초전도사로서의 저자는 <천연 식초 만들기 비법 노트>에서 다짜고짜 식초 만드는 법만 공개하지 않는다. 물고기만 쥐어주는 것이 아니라 물고기 낚는 방법, 보다 근원적으로는 물고기를 잡아야 할 절실성에 대한 자각을 들게 한다해야할까. 우리몸에 식초가 왜 좋은지, 왜 만들어 먹으면 더 좋은지 등을 세세하게 설명해준다. 이어, 식초만들기의 기초 법칙을 소개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최고의 재료! 깨끗하고 이왕이면 친환경 재료로 구해둔다. 식초만들기 1단계인 술 만들기를 위해 설탕, 효모 물을 잘 선택하여 배합한다. 용기와 도구는 지나치다할만큼 철저히 소독해야만 한다. <천연 식초 만들기 비법 노트> 덕분에 새롭게 알게 된 사실로는, 간장 고추장 된장 김치 젓갈 등을 담았던 항아리는 아무리 소독한다한들 식초용기로서의 기능 상실이라는 점! 초산발효과정을 확인하고 싶을 때 10원짜리 동전이 유용한데, 반드시 2006년 10월 이전에 제작된 구리동전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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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부터는 본격적으로 식초만들기 비법 전수로 들어간다. 다양한 재료에 방법에 따라 식초들을 묶어두었는데, 2장과 3장에서는 효소 발효액으로 식초를 만들고, 4장에서는 과일과 열매로 만드는 식초를 소개했다. 5장에서는 채소, 야초, 뿌리로 만드는 9가지 식초를 소개하는데, 상추꽃대 천연식초가 그렇게나 독하다나! 상추잎만 먹는 것이 아니라 꽃대로 식초를 만들다니 이채로웠다. 6장에서는 현미 등 곡물로 만드는 식초, 7장에서는 지게미로 만드는 식초 다시 8장에서는 전통 방식의 식초만들기를 소개한다.

 

 

부지런하고도 찬찬한 저자가 식초 만드는 과정, 발효과정을 일일이 사진으로 소개해주고 있어서 식초초보자라도 안도하며 따라할 수 있다. 식초장인이 만든 식초와 나의 식초가 얼추 비슷한 모양새를 띠어가는지 확인하며 흡족해하는 식초초보자의 미소를 상상해본다. 여름 휴가 때 좋은 식초 재료를 찾아 여행을 떠나고 싶어진다. <천연 식초 만들기 비법 노트>에 소개된 천연발효 식초 77가지 중 2가지라도 꼭 만들어봐야겠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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