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나는 어린 몽실이, 평생 불편한 다리로 살아야 할 아이의 입에서 "다리 다친 건 내 팔자"라는 말이 나오자, [몽실 언니]를 당장 덮어버리고 싶어졌다. 몽실이가 측은하고 몽실이 주변 어른들에게 화가 나서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어린 몽실이가 "희생자 비난" 논리를 그대로 삼켜 "팔자" 탓한다는 점에 화가 났다.
몽실이 다리 부러뜨려 놓고도 태연한 새아버지야말로 사람도 아닌지라 입에 올리지도 않게다. 몽실이 어머니. 그녀는 무릎뼈가 부러진 아이에게 조용히 해달라고 당부한다. 당대 조혼 분위기를 고려했을 때 그녀는 2-30대 였겠고, 본 남편 버리고 온 가난한 여자라는 이유로 몸 사릴 수밖에 없었겠지만, 어떻게 자기 아이 무릎이 부러졌는데 고작 밀가루 반죽으로 응급처치 한단 말인가? 밤새 차가운 바닥에서 방치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