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기후, 오래된 비상사태]을 낱장 메모지에 키워드만 남겼더니 책 내용이 증발했다. 문장으로 정리해서 기억상자에 다시 채워 넣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충동적이고 탐욕스러운 독자여! 정작, 만화책인 [우리는 왜 기후 위기에 대비해야 할까?]부터 읽었다. 왠지 [코로나, 기후, 오래된 비상사태]와 교점이 많아서, 애피타이저 삼아도 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예상대로 이 만화책 역시 기후위기와 코로나 상황을 같은 연장선에서 다룬다. 예상을 비껴간 점도 있다. [우리는 왜 기후 위기에 대비해야 할까?]를 에퍼타이저에 비유하다니 교만했다. 이 작품 자체로 양분이 넘치는 메인 디쉬이다!
[우리는 왜 기후 위기에 왜 대비해야 할까?]는 환경 문제에 인식을 같이 하는 만화책 작가와 교수(경제학, 수학, 철학)의 공동작업 성과이다. 에티엔느 레크로아는 자신의 딸에게 인화성 액체를 붓고 화형식 제물로 삼는 악몽으로 책을 시작했을 만큼, 기후온난화에 높은 위기의식을 가졌다. 이바르 에클랑 역시 2003년 이후 꾸준히 '기후 온난화' 문제에 관심을 갖고 프랑스의 대학에서 이 주제로 강의를 해왔다. 두 사람은 환경위기 앞에서 인간들이 보이는 '불안, 충격, 체념'의 태도를 안타까워하며, 사람들이 체념을 벗어나 행동하도록 유도하려 이 책을 썼다. 공저자의 목적의식이 뚜렷한 만큼, [우리는 왜 기후 위기에 대비해야 할까?]은 설득력이 강하다. 또한 정치, 경제, 역사, 빅 히스토리, 철학 등등 여러 분야를 넘나드는 자료를 배치함으로써 기후위기를 넓은 맥락에서 접근한다.
새벽에 완결 못하고 끝낸 리뷰(흉내)입니다.
[우리는 기후 위기에 왜 대응해야 할까?]를 청소년 이상 독자에게 강력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