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네시아에서 온 아이 라임 청소년 문학 40
코슈카 지음, 톰 오구마 그림, 곽노경 옮김 / 라임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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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도 푸른숲 출판사 "라임" 의 편집회의가 궁금하다며 독자의 애정어린 욕심을 보인 적이 있다. [폴리네시아에서 온 아이]를 읽으니, 확신이 강해진다.  편집회의에서 "라임청소년 문학" 시리즈 수록 작품을 선정할 때, '환경' '인권' '휴머니즘' 등 큰 우산을 씌웠으리라는. 


시리즈의 40번째 신간, [폴리네시아에서 온 아이] 역시 그 우산 아래 있다. 이 소설은 지구 온난화에 따른 환경 재앙, "기후난민"이라고 통칭되는 이들이 경험하는 상실과 실존적 불안, 피부색이나 국적에 근거한 차별, 또 그 차별을 넘어 하나 되려는 인류애를 담아냈다. 


해수면 상승으로 가라앉는 섬과 섬사람들 소식은 그림책, 다큐멘터리, 소설을 통해 섬 밖 세계에 꾸준히 전해져왔다. [폴리네시아에서 온 아이]는 현실에서 진행형의 비극과 극복의지를 액자형 소설에 담았다. 휠체어를 떠날 수 없기에 섬에 남은 할아버지가, 생명을 지키기 위해 산호섬을 떠나야만 하는 손녀에게 보내는 편지글이 소설 도입부 외에도 중간중간 등장한다. 나는 할아버지의 편지가 열리는 페이지마다 눈물을 쏟았다. 공공장소인데, 그나마 마스크로 얼굴 반을 가리니 다행이었다. 


바다에 잠길 섬과 함께 수장될 운명임을 알면서, 손녀에게 글을 쓰는 할아버지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감정 걷어내고 말해 '편지'이지, 실은 여러 편으로 나눠서 쓴 '유언장'이 아니던가?  아이러니하게도 삶의 터전, 산호섬을 떠나야 새 삶의 터를 잡을 수 있는 소설 속 인물들.  바다 아래로 섬, 그리고 할머니 할아버지가 잠겨버린 것은 그들의 의지도 잘못도 아니건만, 고향도, 삶의 터전도 잃고, 이름 대신 "기후난민"이라 불린다. 그러나 작가는 "기후난민"이라 통칭되는 이들의 고결한 생의지, 가족애, 긍정적인 마인드를 통해서 위기 극복의 희망을 보여준다. 


놀랍게도 작가, '코슈카'는 고양이라는 레바논 말로서 필명일 뿐이다. '코슈카'는 레바논에서 전쟁을 피해 프랑스로 이주 정착해 변호사가 되었다. 네 아이의 엄마로서 변호사 일을 그만 둔 후 쓴 작품이 <폴리네시아에서 온 아이>다. 작가의 성숙한 인생관과 휴머니즘은 소설 속 할아버지의 편지에서 충분히 드러난다. '코슈카'의 다른 작품들, <머릿결을 쓰다듬는 아이>와 <깡마른 마야>도 리스트에 담아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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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05 22: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붕붕툐툐 2021-08-05 23: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앗! 저도 담아봅니다~ ˝라임 청소년 문학‘ 이런 좋은 시리즈가 있었군요! 학교도서관에도 신청해서 애들도 좀 읽도록 해야겠어요! 감사합니당!!^^

2021-08-05 23: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얄라알라 2021-08-05 23:40   좋아요 2 | URL
저는 이 시리즈 중에서도 SF 장르 작품이 특히 좋았어요. 다만 제목을 기억 못해서 찾아봐야 하지만요^^ 툐툐님, 시원한 여름 밤 되세요. 30도 이하로 내려왔네요. 이시각엔^^

붕붕툐툐 2021-08-06 00:39   좋아요 0 | URL
이제 시원한 바람 부네용~ 오~ 혹시 찾아봐서 알게되면 알려주세용~ 저도 찾아보긴 할건데, SF인지 설명 보면 모를 수도 있어서용~ 글치 않아도 사실 북사랑님께 젤 좋으셨던 거 추천 받고 싶었어요~-학교에서 전권은 안 사줄거 같아서요ㅋ

얄라알라 2021-08-06 11:40   좋아요 1 | URL
지금 검색해보니 시리즈 벌써 50권이 넘었네요. 저는 그 중 20권도 채 못 읽은 거고요^^;;; 반의 반도 안 되는 경험으로 추천드리기 민망합니다만

SF로는 [남극의 아이 13호] [조작된 세계]
현실적인 청소년 소설로는 [사랑이 반짝]

그리고 ˝마음이 자라는 나무˝ 시리즈 중 ˝미나 뤼스타˝ 작품, 저는 흥미롭게 보았어요^^
툐툐님 좋은 하루 보내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