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영 광고 크리에이터는 '걸으면서 일한다. 생각을 줍는다.'
연극배우 리우진도 걸으면서 대사를 외우고, 걸으며 사람들을 관찰한다. 연기를 위한 거름 삼으며.그는 농담 삼아 동료배우들과 자주 한다는 말을 소개한다. "젊었을 때는 연기가 문제고, 나이 들어서는 암기가 문제다."
김영글 미술작가도 불광천 산책을 자주한다. 김 작가에게 산책은 '디스크 조각모음' 실행시간이라 한다.
걷기로 대표되는 몸살림과, 잘 먹기는 저자들이 자주 언급하는 언택트 시대 생존전략이다. 이지영 클래식음악 중개자는 2020년, 어쩔 수 없이 홈트를 시작했다고 한다
스페인어, 독일어, 프랑스어, 스웨덴어 등 유럽언어와 언어학을 전공한 신견식 번역가는 솔직하다. 에너지 총량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관심사를 최소한으로 제한함으로써 해야 할 일을 한다고 말한다. 물론, 여기서 해야할 일은 번역이다. 베테랑 번역가로서 그는 아랍어, 커키어, 페르시아어, 힌디어, 태국어, 베트남어, 인도네시아어가 유망하다는 꿀팁도 전해준다.
마찬가지로 20년 경력의 번역가인 김태규는 매일 9시에 잠자리에 들어 새벽 3~4시에 하루를 시작하는 자칭 "기계가 된 번역 노동자"이다. 코로나 이전에는 카페를 많이 이용했다고 한다. 김태규 번역가는 집중력이 보통 20분, 길어야 30분 간다고 솔직히 이야기해주는데 휴우~~. 남의 정신산만에 내가 안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동병상련?
사회학자이자 작가 노명우는 글쓰기 위해 자기 재구성하는 3단계를 소개한다. 그 중에서 "자기복제를 할 생각이라면 책을 더 이상 안 쓰는 게 맞다 (115)."라고 말하는데, 갑자기 어떤 저자가 떠오른다. 과한 자기복제, 책 제목은 다르지만 얼개와 세부 문장까지 끌어다 복제했는데, 내가 리뷰에서 이 지점을 지적하니 친히 활화산 분노와 저주의 댓글을 퍼붓고 지나갔다. 자기 복제를 사과하기는 커녕. 그 분, 박사학위 소지자이다.
허리가 휠 정도로 교정지를 들고 다니는 황치영 출판 교정가는 외래어표기법뿐 아니라 사료의 연도나 한자 이름 등을 대강대강 써서 피곤을 안겨주는 저자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현해탄은 '대한해협'의 오기라 한다. [매우 혼자인 사람들의 일하기]에 수록된 에세이 여럿 중에서, 나는 황치영 출판교정가의 글을 가장 오래 기억할 것 같다. 극도로 완벽지향에 사명감에 불타오르는 그는 놀랍게도 칠십 중반의 나이이다. 한결같이 그런 숨막힐 듯한 완벽주의로 일해왔고 계속 일한다는 점이 존경스럽다.
체력관리, 건강관리, 시간관리, 주머니 관리, 업무능력 관리.
사실 이런 팁들은 새로울 것이 없는데도, Covid-19상황에서 현역으로 일하시는 분들이 솔직하게 자기 이야기 들려주니, 새롭게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