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작 12시간 지났네요. 굶은지. 고백하자면 따뜻한 우엉차는 2리터쯤 준비해 두었고, 민트캔디는 아예 봉지를 텄습니다. 2020년의 남은 사흘을 "굶으며, 비우며" 지내기로 결심했는데, 왠지 캔디 봉지가 곧 텅 빌 것 같습니다. 습관적 클릭질, 습관적 카톡질처럼 관성적으로 입에 뭔가를 밀어넣는 현대인의 조바심은 쉽게 사그러들지 않겠군요.


2019년 12월 중국발 코로나 뉴스 이후, 12개월이 지났어도 여전히 아침에 눈뜨면 코로나 세계지도를 뒤지고 확진자 현황을 체크합니다. 저뿐만 아니라, 실로 많은 이에게 2020년은 뚜렷하게 다르게 기억될 한 해겠지요. 2020년 상반기를 사나흘에 한 번씩 현관문을 열 정도로 책상받이로 지내면서 자연스러운 수면 리듬, 호흡이 엉크러졌음을 느낍니다. 책을 수십 권씩 쌓아놓고 조바심 내다 보니, 꿈에서도 늘 과제 안 낸 껄끄러움을 느낍니다. 그래서 자기처방 내리기를 29, 30, 31일 굶으며 말도 가급적 삼가기로 합니다. 어떤 경험이 될 지, 기대됩니다. 



 



   


 

이른 시간에 걸으니, 설악산에 등산객이 많지 않았습니다. 2m 거리두기 산행을 했습니다. 오색코스는 산행이라기보다, 산책코스여서 2020년 집콕 생활로 다리 근육 약해진 분들에게 좋겠더군요. (제 이야기군요) "선녀탕"의 초록 물에 낙엽이 동동 떠 있습니다. 요즘 꼬마들은 "선녀"니 "옥황상제"라면, 피시식 웃어버릴 것 같습니다. 하늘 이야기보다 더 짜릿한 가상 세계의 캐릭터들 이름 외우기도 바쁠테니까요. 

  





딱히 뭔가를 하고 싶지 않고, 쉬고만 싶네요. 마음 가는대로, 남은 사흘 책 읽으며 2020년을 정리하려 합니다. 책 욕심은 식욕만큼이나 비우기 힘듭니다. (어제부터 900쪽 넘는 [건강과 치유의 비밀]을 거의 다 읽어갑니다)

알라디너 여러분도, 하고 싶었던 일을 하거나, 혹은 하고 싶지 않아서 쉬면서 2020년 다들 잘 보내시기를! 건강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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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0-12-29 22: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북사랑님 설마 단식 시작하시고 산행 하신건가요?
오로지 우엉차로만 디톡스 하시려고
겨울에 단식은 각별히 주의 하셔야 해요

2020-12-30 02:4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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