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읽은 책은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

이는 오랜 기간, 전국구 시간강사로 광폭 행보(?)를 해온 경험 덕분에 더 힘이 실릴 수 밖에 없는 글입니다. 직접 대학생들과 강의실에서 토론으로 맞장 뜨고, 그들의 레포트를 읽으며 20대의 생각을 가까이에서 모을 수 있었기에, 힘이 실릴 수 밖에 없는 글입니다. 


두번 째 읽은 [진격의 대학교] 역시 마찬가지의 맥락에서, 사회학적 통계보다도 시간강사로서의 오찬호 선생님이 만나온 지방대 대학생들의 증언을 자료 삼는 글입니다. 여전히 대학 서열로 성골, 진골을 나누고 차별하는 우리 사회를 비판하고 있습니다. 


세번 째, [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를 읽을 즈음, 오찬호 박사님은 대학교에서 평생직장을 찾을 생각을 딱히 하진 않는가  감을 받았습니다. (정교수로 안착한 선배 사회학자나 윗 세대 교수 중 일부의 "갑질"능력을 폭로하시더군요! 세상에, 특강을 의뢰해 불러놓고는 강사료 대신 학생 레포트를 주시다니요! 세상에, 오찬호 선생님이 쓰는 대중적 책이 가볍다고 면전에서 비꼬 다니요!) 여하튼, 오찬호 선생님은 대중적 저술과 강연이라는 채널이 그 비판적 목소리를 알리는 데 더 효과적이고, 본인 스스로 그 채널에서 리드할 재능이 상당함을 간파하신 듯 합니다. 


오찬호 선생님은 사회학자로 드물게(죄송합니다. 제가 잘 모르고 하는 이야기입니다.) 학계 바깥에서 일반인 독자 팬덤을 형성하고 있어서, 그분의 책 광고와 저자와의 만남 댓글은 대개 뜨겁습니다.  고등학생, 대학생, 성인 남녀 두루두루 팬층으로 확보하고 계신가봅니다. 이 분의 책을  손꼽아 기다리는 독자들 실망시키지 않고, 참 책도 빨리 쓰시고 글도 시원시원해서 잘 읽힙니다. 


[결혼과 육아의 사회학], [지금 여기, 무탈하세요?]까지 내리 읽다보니, (독자로서) 오찬호 선생님과 친해진 느낌입니다. 비판적 세상 읽기, 사회학적 상상력으로 세상의 틈새 보기가 체화된 학자라는 존경심도 들고요. 


[지금 여기, 무탈한가요?]는 중고등학생 논술 교재에 연재하던 선생님의 글을 다듬어 최근 펴내신 책이더라고요. 

제가 이미 알고 있다 생각한 화두들도, 선생님의 풍부한 예화와 직설화법으로 다시 소개되면 처음 만나는 화두인양 눈길을 끕니다. 


다만, [지금 여기 무탈한가요?]를 읽으며 궁금한 점이 들었습니다. 선생님의 다른 책들도 마찬가지이고요. 21세기 한국 사회의 (고질적) 병폐, 적폐, 불평등의 현실을 묘사하고 고발하시는 데 꾸준히 기여해주시니 감사하지만, 이런 한국의 현상을 글로벌한 스케일에서 어떻게 위치지을 수 있는지, 그냥 "다 나쁜 건가?" 이 질문이 생기더라고요. "무탈하지 않고," "하나도 괜찮지 않은" 그 마음, 그런 세상보기의 시각이 물론 중요하지만, 한국의 현상이 그렇게 암울한 것인가? 다른 사회들과 비교급 혹은 글로벌한 스케일에서 문제 공유하고 해결할 의지는 어디서 찾을 수 있는가? 궁금했습니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2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han22598 2020-11-10 0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관심이 많은 분야인데...이분 책 한번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얄라알라 2020-11-10 10:04   좋아요 0 | URL
글을 어쩌면 이렇게 술술, 재밌게 쓰시는지....부러운 작가분입니다

2020-11-10 05:41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