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할 때는 역시 집에서 보물찾기 하는 게 딱인 것 같다. 하지만 딱히 소재로 할 것은 없어 보인다. 기껏해야 바둑알, 종이 밖에 없다. 그러나 바둑알은 얼마 정도까지 해야 하는지 알 수 없는데다가 미끄러워서 공간 활용이 잘 안 된다. 종이는 그 반대로 너무나 얇아서 숨긴 본인조차 찾지 못할 때가 있다. 

  

 그래서 나는 동생과 함께 공기로 보물찾기를 했다. 공깃돌로 반드시 공기를 하란 법 있나? 우리는 공깃돌로 알까기도 한 사람들이다. 보물찾기야 까짓거 못할 이유가 없다. 장소는 거실로 정했다. 한 명은 다른 방에서 문을 닫고 기다리고, 다른 한 사람은 공기를 숨기고, 공기를 숨기지 않은 사람(들)이 숨긴 사람이 거실 곳곳에 놓아둔 공기를 모두 찾아내는 게 규칙이다. 단, 옷 속이나 CD, 그리고 책 속 같은 찾기 힘든 공간에는 숨기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무 개의 공깃돌을 빠짐없이 숨겨놓을 수 있는 공간은 충분했다. 우리 집이 그다지 부자도 아니고, 거실이 그다지 공간 활용이 잘 되보이는 공간이 아니었다. 즉, 공기를 숨길 만한 곳이 없어보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공기를 하다 보니 우리 집 거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어느 집이건, 최소한의 가구만 있다면 숨길 곳은 얼마든지 있다. 벽과 책꽃이 사이의 그 미세한 공간, 컴퓨터 스피커 사이의 공간, 화분 위의 잎에 절묘하게 넣는 것 등등...... 우리는 가끔 기발한 장소에, 그러나 합리적으로 공기를 숨겨 놓았는데 우리는 각각 그것을 '천재적'이라고 부른다. 얼마나 천재적이었느냐....... 그것은 비밀스럽게 알려주겠다. 우리의 아이디어도 당신들이 계속 하다보면 뻔한 전략이 되어버리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너의 상징물은 무엇이고, 나의 상징물은 무엇이냐? 이제 말해볼래? 

 

 누군가 권하고 있어요. 상징을.  

 그 정령은 어디 있는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소공녀 펭귄클래식 56
프랜시스 호즈슨 버넷 지음, 곽명단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09년 6월
평점 :
절판


 람 다스가 다급해 하는 듯, 사라를 찾고 있었다. 그는 뭔가 알아챘다는 듯이 손뼉을 탁 치며, 자신의 서재로 들어갔다. 그의 예상이 맞았다. 사라 크루는 베키와 앤, 로티와 어먼가드를 옆에 두고 그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있었다. 

 "사라야." 

 "예?" 

 사라가 그의 말에 고개를 들었다.  

 "아니, 아니다. 책을 다 읽으면 말해줄게. 저 얘들이 그 다음 이야기를 궁금해 하잖니?" 

 "아니예요. 지금 말해주셔도 되요." 

 사라가 책을 덮으며 또박또박 말했다. 

 "그래, 그렇다면." 

 람 다스가 조용히 의자에 앉았다. 

 "사실 너에게 묻고 싶은 말이었어. 네가 여기 온지 얼마 안 되서 미처 물어보지 못한 게 있어서 말이야." 

 "말해주세요." 

 갑자기 아이들의 시선이 그에게로 향했다. 

 "사라야, 네가 민친의 기숙학교에 있었을 때 말이다. 네 생일에 말이야....... 민친 교장의 태도가 갑자기 변했단다. 왜 그런지 아니?" 

 "모르겠어요." 

 "영국의 어른들은 대부분 탐욕스러워. 그래서 돈이면 사족을 못 쓰지. 물론 인도인들도 예외는 아니지만 말이야. 하지만 영국사람들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지. 그들은 돈에 따라 태도가 달라지기 마련이야. 네 돌아가신 아버지 크루 대위의 소식을 듣자마자 민친 교장은 자신이 받을 돈이 모두 없어졌다고 생각하고 너를 베키처럼 다락방에 내몰아버린거지." 

 "그리고 교장 선생님께서는 제가 이 곳에 살려고 했을 때 저를 다시 데려가려고 했었죠. 그건 교장 선생님께서 다시 돈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 건가요?" 

 "맞아. 물론 그걸 알기 전까지는 너에게 호통을 치고, 못 살게 굴었지만 말이야." 

 람 다스는 갑자기 이야기가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간 것 같아 잠시 말을 멈추었다. 이윽고 그는 목을 가다듬고 말을 계속했다. 

 "하여튼 그 날 이후 너는 다락방으로 내몰렸지. 그리고 오늘에 이르기까지 너는 2년의 고된 시간을 견뎌야만 했어. 물론 그것이 거의 끝나갈 떄에는 인도 신사분 덕분에 꽤 행복했지만 말이야." 

 "아저씨 덕분이기도 해요."  

 사라가 미소지으며 말했다. 

 "고맙다, 사라. 그런데 아직 어린 네가 힘들지 않았을까 염려되어서 말이야. 그게 궁금하구나." 

 "제가 힘들었다는 말씀인가요? 오, 천만에요. 물론 가끔 슬프고 억울했지만, 전 친구가 많았거든요." 

 "베키, 로티, 어먼가드 말이니?" 

 사라가 고개를 저었다. 

 "물론 이 셋은 저에게 너무나 소중한 친구들이죠. 로티는 저의 사랑스러운 아들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전 그들 외에도 또 다른 든든한 친구가 한 명 더 있었어요." 

 "캐리스포드 씨의 원숭이 말이니?" 

 "원숭이도 친구죠. 지금도 친구지만요. 하지만 그 친구는 원숭이가 아니에요. 바로 '이야기'예요!" 

 "이야기라니, 그 보이지 않는 마법의 세계 말이냐?" 

 "무슨 소리예요. 이야기는 항상 제 곁에서 저를 위로해 주는 소중한 친구였어요. 그런데 이야기는 제 주변에 항상 있어서 얼마나 든든했는데요." 

 "이야기의 힘을 믿었구나." 

 갑자기 서재에 캐리스포드 씨가 들어오면서 말했다. 

 "안녕하세요." 

 다섯 아이가 함께 인사를 했다. 

 "인사는 그만하면 된다. 사라야, 너의 이야기가 참 인상적이구나. 한 번 너의 이야기를 들려줄래?" 

 "저야 물론 할 수 있죠. 하지만....... 아직 람 다스 아저씨에게 대답을......." 

 "괜찮아. 시작해." 

 람 다스도 부추겼다. 모두의 성원에 사라는 서재 한 가운데에 서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여러분은 이제 요정의 세계에 들어오셨습니다. 이 불멸의 공간에 온 것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 

 

 소녀의 초상. 어느새 그녀는 성숙했군. 진정한 공주가 된 거야. 그래, 소녀는 이야기의 힘을 알고 있었어. 만약 그녀에게 불행이 닥쳐오지 않았더라면, 진정한 공주가 되지 못했을 테지. 하지만 그녀에게 닥쳐 온 불행은 오히려 기회였던 거야. 작가는 그녀를 고아로 만들었지. 부모없는 자는 언제나 영국 사회에서 주인공이 되는 법이야. 나는? 오, 내 곁엔 없지. 작은 공주는 상상력을 통해 작지만 큰 공주가 되었도다. 

 소녀야, 계속 이야기의 힘을 말해주지 않을래?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cyrus 2011-02-16 2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공녀><소공자>가 워낙에 유명한 아동소설이라서 그런지 펭클시리즈 버전을 읽고
싶은데 도서관에서 구하기 어렵네요. 어렸을 때 만화로 본 거 같기도 한데,,
이제는 내용이 가물가물하네요 ^^;;

starover 2011-02-17 0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공자는 국내에 완역으로 된 건 없는 것 같습니다. 다만 <세드릭 이야기>로 번역된 적이 있죠.
 
나무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뫼비우스 그림 / 열린책들 / 2008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상상력 속에 담긴 주제들의 위대함을 맛보라. 현실을 돌아보게 하는 단편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무(無): 너는 어디서 왔지? 

 유(有): 너는 어디서 왔지? 

 무(無): 너로부터 왔지. 

 유(有): 너로부터 왔지. 

  

 3/11 

 A: 뭐야? 뭐야? 나가! 

 B: 정말로 나가버렸네. 무슨 짓이야? 그들은 필요해. 

 A: 적어도 다른 사람들에게는. 

 C: 안녕. 

 A: 우린 초대받았어. 

 B: 어디에? 

 A: 우리만의 모임에. 

 B: 당장 가자고.  

 C: 나 먼저 가지. 

 A: 우리 둘만 남았나?  

 B: 뒤따라 가야지. 

 A: 그런데 너는 어디에서부터 유래되었지? 

 B: 내가 묻고 싶은 말이야. 

 A: 햄릿의 망령이야?  

 B: 오, 그건 아닌 걸. 더불어 그도 아니지. 

 C: 이러한 도가니의 명상.  

 A: 차근차근 흝어 봐.  

 B: 그러니 생각이 많지. 

 A: 이 국가는 빚도 참 많지! 

 B: 밤새서 만들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닌 것 중 하나는 마약이지. 

 A: 지진이 하도 많으니 이제 이상한 미신까지 도는구나. 

 B: 삶의 지진이라면?  

 A: 너는 왜 투쟁이 나쁘다고 생각해? 

 B: 암환자의 생존 투쟁? 왜 하지? 더 살려고? 무슨 가치가 있길래. 

 A: 너는 삶의 가치가 없다고 생각해. 

 B: 적어도 이런 삶은. 

 A: 오바마 대통령은 루스벨트 같은 사람이 되고 싶었겠나? 아니면 링컨을 존경하겠는가? 

 B: 적어도 공식적인 것을 조작하는 행위처럼. 승부 또는 베스트셀러를.   

 A: 그 사람들 참 불쌍해. 

 B: 자기 잘못이지.  

 A: 왔다, 철학 잔치다. 문을 열자. 

 C: 참 많이도 왔군. 

 B: 이건 무슨 향연인가!  

  

 3/12  

 D: 어서 오게나, 친구들이여. 여긴 우리만의 자리라네. 그런데 왜 이렇게 빨리 왔는가? 10분 후에 온다고 하지 않았나? 

 C: 글쎄요? 생각해보세요. 

 B: 이야기의 힘이랍니다. 

 A: 뛰어오진 않았거든요. 

 D: 그럼 날았나? 

 A: 우리에겐 과학적이라고 주장하는 비과학적인 것의 자칭 과학의 비과학품이 없거든요. 

 B: 상상해보세요. 

 C: 사라를 모르나 봐. 

 B: 불쌍하구려. 

 D: 어쨌든 앉게. 

 A: 당신이 여기 주인입니까? 

 D: 그렇네.  

 A: 잘 됐네요. 당신은 강도 3명을 쫓아낸 소년을 아시나요? 

 D: 알고말고. 나도 그런 소년의 용기를 본받고 싶어. 하지만 한편으로는 왜 나는 그런 용기를 내지 못할까 하는 부끄러움도 들고.  

 A: 여보게, 이 소년을 위로해 주게. 

 B: 호주섬에 있는 인류주거지가 위로해 줄 거야. 

 A: 아무에게나 먹이를 주면 안 되는 법이야. 

 B: 그 주인에 그 사자로군. 

 A: 멸종 위기 동물이 다시 부활하면 얼마나 기쁜 일일까? 

 D: 오, 저기 공룡이 돌아다니는군. 정말 기뻐. 어, 그런데 곁에서 커피를 마시던 사람을 먹어버렸군. 참 기쁘지? 그렇지? 

 B: 너무 노려보지 마. 

 A: 알았어. 화가가 아름다운 작품에 각자의 특징을 넣으니까 용서할게.  

 E: 나도 있다고. 사형은 옳지 않아! 인도주의적으로! 모두가 동의하지? 

 A: 큰 소리 내지 마. 

 F: 환경을 도와주는구나. 참 잘했어. 

 Q: 미래를 보다. 박경리, 나에게 글쓰지 마. 

 C: 대하인가.  

 A: 여기 찬탈자가 있나요? 

 

 나는 예술가다. 그것이 나의 전부고, 본질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오드득 2011-02-17 0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은 줄거리가 잘 이해가 안되는데 이제 차츰 잡혀나가겠죠?
새벽에 들렀다 갑니다.^ ^

starover 2011-02-19 15:25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